2015 한-베 문화예술교육 청소년 교류 프로젝트 ‘다정다감’에 참여한 베트남 청소년 부이 아잉 응웻(Bùi Ánh Nguyệt)은 3년 전부터 문화예술교육 ODA 사업에 참여하여 지금은 스스로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나란히 올린 포토 북을 만들 만큼 성장했다. 자신의 이름을 잘 말하지 못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한국이름 ‘용수’라고 부르라며 웃음 짓고, 앞으로 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당찬 17살이 보내온 일기장에는 출발의 설렘부터 떠나는 아쉬움까지 함께 기뻐하고 눈물짓고 감동했던 날들이 담겨 있다. 그 일부를 [아르떼365] 독자들과 공유한다.
2015.07.22
사파, 구름 많고 비는 안 옴.
한국으로 출발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유익하고 의미 깊은 여정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설렌다!
2015.07.23 오후 5:05
이슬비, 쌀쌀함.
우리는 사파 낌동 중학교에서 라오까이 광장으로 출발했다. 라오까이 교육청의 청장님이신 응웬 안 닌 선생님과 관계자분들이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우리에게 당부의 말씀을 전하러 마중 나오셨다. 모든 선생님들! 너무나 감사드리고 이번 교류 프로그램에서 저희가 맡은 임무를 잘 마치고 돌아오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2015.07.24 새벽 3:00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선생님들이 우리를 배웅하러 일찍부터 나와 계셨다. 선생님들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한국에 오는데 9-10시간이나 걸렸다. 긴 시간이었지만 한국 친구들을 만나 같이 놀러가고 작업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 내일 저녁에 보자 친구들!!!
2015.07.25
그룹 활동을 한 첫날은 재미있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답답하고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있었다. 민영이는 나랑 같은 팀이다. 민영이는 귀여운 아이지만 작업을 할 때는 베트남에 있는 낌썬처럼 내 말을 안 들었다. 우리 팀에서 나는 귀엽고 마음이 순수한 민영이랑 짝이 되어서 기쁜데, 나와 달리 민영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나랑 작업을 하는 걸 싫어하는 듯 했다. 답답해서 그만 장근범 선생님의 워크숍 시간에 울어버렸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바보같이 행동했던 것 같다!!! 그땐 왜 그렇게 눈물이 흘렀을까? 왜??? 왜지??? 내가 민영이한테 먼저 다가가서 말도 건네고 더 많은 관심을 줘야겠다. 그렇게 언어의 장벽을 깨뜨리는 것이 선생님과 우리의 작업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인 것 같다.
2015.07.26
멋진 하루였다!!!
오늘 우리는 서울로 떠났다. 비도 안 오고 길도 안 막혀서 숙소에서 서울로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세종대왕상, 고궁, KBS방송국, 빌딩들, 한강, 국회의사당 등 책이나 신문에만 봤던 곳들이 내 눈 앞에 펼쳐졌다. 게다가 김영갑 작가의 전시회도 들렀는데 모든 작품이 멋진 예술 그 자체였다!!! 처음 작품을 보았을 땐 단순히 제주도의 사계 풍경을 찍은 사진에 불과했지만, 선생님들로부터 작품들과 작가의 인생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에 대해 자세하게 듣고 나니 작품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영갑 작가는 예술과 제주도에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갑과 제주도는 하나다”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을까!^^ 그 다음 우리는 베트남의 유명한 음식 중 하나인 분짜를 먹으러 갔다. 모두들 좋아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숙소에 들어가 회의하고 재미있는 하루를 그렇게 마무리했다~! 아 참! 또 재미있었던 일은 오늘 플라잉시티의 예술가 작업실을 방문한 것이었다. 멋있었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업실에 그렇게 많은 학생이 올 줄 몰랐다며 우리를 밝은 표정으로 환영해줬다. 그게 나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2015.07.27
서울로 가는 둘째 날. 뭔가 익숙한 느낌이었다. 나는 서울에 있는 시장에 갔다. 너무 예뻤다!!!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할머니, 한국에서 아주 유명한 떡볶이가게, 그리고 옷 가게들도 많이 찍었다. 그 곳의 사람들은 사파의 흐몽(H’Mong)족 사람들과 비슷했다. 우리가 사진 찍는 것을 동의한 사람도 있고 꺼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시장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나의 베트남 이름, 한국 이름(용수)과 내가 베트남 학생이라는 것을 소개하려고 많은 연습을 했다. 내가 한국말을 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잘 한다며 칭찬해줘서 기뻤고 내가 하는 말이 뭔지 이해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서울에서 보내는 마지막 일정은 남산타워였다. 거기서 서울의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어 너무 좋고 편안하고 내 마음이 그 곳의 풍경과 사람들의 매력에 푹 빠졌고 무엇보다 사랑의 자물쇠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2015.07.28
오늘 우리는 전시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일 전시회 준비를 위해 모두 함께 아이디어를 제시해보았다.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기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그래서 드디어 각 모둠의 테마를 결정했다.
2015.07.29
오늘은 특별한 날들 중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내가 기쁨, 슬픔, 설렘 등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인데, 오늘이 나의 기억에 가장 남을 하루였던 것 같다. 우리는 실내에서 전시회를 열어 본 적이 없어서, 잘 한 것도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있었다. 오늘 어린 친구들, 그리고 어르신들까지 우리가 만든 전시회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와줬다. 나는 사파에서 찍은 사진들에 대해 소개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파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자랑스러웠다. 내 차례가 시작되었을 때 왠지 모르게 너무나도 떨렸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너무 떨리는데, 그래도 진정하고 결국 내가 맡은 역할을 잘 끝낼 수 있었다!^^ 그렇게 전시회는 성공리에 잘 끝났다.
2015.07.30
오늘은 한국을 떠나야 해서 짐을 챙기고 있다. 너무 슬프다.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 같이 생활하고 작업하고 모든 방의 벨을 누르고 도망치는 장난까지, 한국 친구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오늘 숙소는 왜 이렇게 조용한 걸까???
한국 친구들아!
건강하고 우리가 함께 보냈던 예쁜 추억들을 기억해줘!
- 부이 아잉 응웻(Bùi Ánh Nguyệt) _ ‘다정다감’ 참여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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