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세계를 만나다

사람들이 현미경을 통해 미생물의 세계를 관측하기 시작한 1600년대 이전까지 미생물의 세계는 무지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리고 ‘현미경 사진’이 등장하기 전까지, 관찰한 미생물의 모습을 손으로 그려 시각화할 수밖에 없었는데, 스케일 프리 네트워크(SFN, Scale Free Network)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한 프로젝트를 고안해냅니다. 바로 미생물을 골똘히 살펴보고, 손으로 그리거나 만들면서 발견한 나만의 것을 모두와 공유하는 일입니다.

 

Microscope Drawings

 

Microscope Drawings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90%는 우리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10%의 세계만 볼 수 있고, 그것이 생물의 전부라고 믿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꾸기 위해 예술가 브리오니 바와 재클린 스미스(Briony Barr & Jacqueline Smith), 그리고 미생물학자 그레고리 크로세티 박사(Dr. Gregory Crocetti)는 ‘스케일 프리 네트워크’라는 과학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복합적인 세계를 관찰하며 영감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림 혹은 조각 등으로 재구성하는 것이지요.

 

현미경을 통해 보이는 낯선 생김새를 옮겨 그리다가 나의 상상력이 더해져 생각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항상 보던 대로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탐구방식을 만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을 갖게 되고, 또 다양한 장르간의 접목을 통한 창의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스케일 프리 네트워크의 목표입니다.

 

Microscope DrawingsMicroscope Drawings

 

과학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스케일 프리 네트워크의 독특한 워크숍은 2008년 이후 아동과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중 모든 프로젝트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된 2009년의 ‘Drawing-as-BioMonitoring’의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멜버른의 야랴강(Yarra River)의 두 군데에서 미생물을 채집합니다. 현미경 사진으로 미생물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이 사진을 빔프로젝트를 통해 벽에 투사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선을 긋거나 색을 칠해나갑니다. 때로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사물을 붙여가며 예술적 모티브를 더해 나가는 것이지요.

 

Microscope DrawingsMicroscope Drawings

 

Microscope Drawings

 

Microscope DrawingsMicroscope Drawings

 

2013년에는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의 경복궁 앞 서울관 개관 특별전으로 손주영 큐레이터가 기획한 ‘The Aleph Project’에서 정교한 실험실(The Elaboratorium, 정교함(Elaborate)과 실험실(Laboratorium)의 합성 신조어)이라는 이름의 전시회 겸 시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 현미경을 배치하고 벽면에 전 세계에서 채집한 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영상들을 재생했습니다.

 

Microscope Drawings

 

현미경에 비친 미생물의 세계를 예술 작품으로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생소하면서도 참신한 발상입니다. 오래 전, 물방울 속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를 시각화하는 소박한 작업에서 이미 지금의 예술은 시작되었던 것이지요.

 

“무한하게 작은 것의 역할은 무한하게 크다.” 근대 미생물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의 말입니다. 항상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복잡하고 작은 세계를 시각화 해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창의력을 넓히고, 학문의 장르를 유연하게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시작이 무한한 세계로의 첫 걸음이 될 수 있듯 말입니다.

 

스케일 프리 네트워크(SFN, Scale Free Network) http://scalefreenetwork.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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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진 2015년 01월 22일 at 10:56 AM

    음… 어떤 프로그램과 접목시켜 볼까요? 관련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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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진 2015년 01월 22일 at 10:56 AM

    음… 어떤 프로그램과 접목시켜 볼까요? 관련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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