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창의성으로 CEO가 된 이들이 있다. ‘캄캄(KamKa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구 디자이너 김재경, 서현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창업을 하기까지의 과정과 ‘안정’ 대신 ‘시도’를 택하면서 겪었던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캄캄,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재미있는 단어
Q. ‘캄캄(KamKam)’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캄캄‘캄캄(KamKam)’은 디자인 프로젝트팀의 이름입니다. 김재경, 서현진 우리 두 사람이 함께 공동으로 가구를 만들고 있어요. ‘캄캄(KamKam)’이라는 이름은 전시를 위해서 순식간에 지은 이름인데요, 말 그대로 ‘캄캄하다’에서 따온 말이지요. ‘캄캄’이라는 어감이 주는 귀여운 느낌과 ‘검은색, 암흑’이라는 의미에서 오는 무시무시한 느낌이 공존하는 재미있는 단어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읽었던 어느 시에서 검은색이 아주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색이라고 읽은 적이 있어요. 저희의 작업이 가구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지만 가구뿐 아니라 인테리어, 생활 소품까지 여러 가지로 뻗을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작업과 콘셉트가 맞는다고 생각하여 지은 이름입니다.
Q. ‘캄캄(KamKam)’이 만들어진 계기
캄캄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과를 둘이 함께 졸업했어요. 학교 다닐 때는 서로 잘 몰랐는데, 졸업한 후 모임에서 만나 함께 팀을 만들게 되었네요. ‘캄캄’을 만들기 전 각자 회사에 다녔었는데요, 우연찮은 기회에 회사를 함께 그만두게 되면서 스튜디오를 하게 된 케이스이지요. 2008년 12월부터 했으니까 햇수로 4년이 되었네요. 전에 회사 다니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우리나라 특유의 작업 시스템에 염증을 느꼈던 것이었죠. 직업은 디자이너인데 디자인을 하는 게 아니라 오퍼레이팅 한다는 느낌.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해도 여건이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상황이었죠.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서현진 씨가 과로로 쓰러졌어요. 기회는 이때다 싶었죠.
Q. ‘캄캄(KamKam)’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활동을 했나요?
캄캄첫 전시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신예디자인 쪽에 팀으로 나갔었어요. 당시는 디자인 스터디 그룹의 성격이 강했죠. 각자의 작업을 가지고 와서 서로 협의와 조언을 하는 회의를 하고 각자의 것을 비교 전시하는 개념이었어요. 이후에 점점 공동작업으로 변했죠. 최근 작품들은 모두 공동작업이에요. 그동안 서울과 싱가포르, 작년 9월 파리에서 진행했던 ‘메종&오브제’ 전시까지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꾸준한 활동을 해 왔답니다. ‘메종&오브제’ 전시에서 선보인 ‘옷 입은 가구’ 시리즈가 있는데요, 현지인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어떤 공간이건 ‘캄캄’의 가구를 놓으면 그 장소의 아이콘이 될 수 있겠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저희 작품은 갤러리나 일반 디테일숍에서 만날 수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홍대 상상마당에서 만날 수 있고요, 해외에서는 프랑스에서만 판매하고 있어요. 그 외의 지역에서는 메일로 주문을 받기도 하지요.
Q. 공동 작업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캄캄저희 둘 다 개인 작업을 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라 생각해요. 저희가 한참 전시를 할 때쯤 같이 활동하던 디자이너들이 참 많았는데요, 이제 더 이상 활동 안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사업에 관련한 모든 일을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 외적인 일들로 지치기 쉽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는 둘이니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기도 해요. 평소에 나누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아이디어가 되어 팍팍~ 꺼내어지는 것이죠.
캄캄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것.(웃음) 그리고 고민의 종류가 달라졌다는 것. 회사원일 때는 일에 대한 창의적인 고민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치중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진정한 ‘내 일’에 관한 고민을 하죠. 운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힘든 때가 있지만, 직장을 다녔더라면 못했던 일을 하고 있으니까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네요.Q. 예술이 각자의 삶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요?
캄캄예술에 대한 것을 떠나서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면서 사는 사람은 돈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무일푼으로 시작했거든요. 모두들 현실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렇게 보면 전 인류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다들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지요. 저희는 다행히도 주변에 음악, 미술, 연극 등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에게 자극을 받았듯이 저희도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구나.’라는 사례 말이죠.(웃음)
Q. 앞으로의 계획
캄캄저희가 가구만 한정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에요. 전공이 가구다 보니 가구 위주이지만 디자인 관련해서 다 관심이 있어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활동하려고 해요. 재미있는 것은 가구가 실내에서 쓰이는 제품 중에서 가장 크게 쓰이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건축 단위에서 보면 굉장히 작은 부분이지요. 가구라는 것에서 커지면 인테리어 쪽으로도 갈 수 있고요, 작아지면 가구와 어울릴 수 있는 소품이나 물건들로도 확장할 수 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여러분과 만나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캄캄무엇이든 훌륭하건 그렇지 않건 자기가 하는 것이 자기밖에 못 한다는 것을 알면 마음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길 것 같아요. ‘나밖에 할 수 없다.’라는 자신감. 그런 것이 마지막까지 남는다고 생각을 한다면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용기를 가질 수 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찾으세요! 나를 믿고 도전한다면 언젠가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_ 황소영 ㅣ 사진_ 김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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