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원 문학분야 예술강사 인터뷰

 

서울 흑석초등학교에서는 2011년 2학기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문학분야 시범사업이 행해지고 있다. 그곳에서 학생에게 문학을 가르치는 문학분야 구지원 강사는 열정이 가득한 선생님. 문학의 즐거움을 일깨우고 창의적 상상력을 이끄는 구지원 강사를 만나 보았다.

 

글.사진_ 김윤정 경기 통신원

 

 

신 나는
문학 수업 시간 엿보기

 

필자가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3학년 한 학급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칠판에 지난 시간 그렸던 그림이 가득 붙여져 있었다. 그 그림을 설명하자면 세계 각국의 특색 있고 재미난 건축물을 보고 아이들에게 미래에 살고 싶은 나만의 집을 그려보게 한 것이다. 아이들이 그린 ‘나만의 집’은 신 나는 토론의 매개체가 되고 있었다. 뒤이어 구지원 강사가 스무고개 수수께끼로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놀이하듯 풀어내는 장소 이야기에 3학년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 보였다.

그 다음 순서로는 8개의 포스트잇에 자신의 집에서 가장 가까우면 좋은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아이들 스스로 적어 본다. 이때, 당연히 소곤소곤 수군거리며 아이들답게 이야기를 하면서 수업진행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리곤 8개 장소를 적은 것 중 4개를 버리는 것이다. 처음부터 4개를 적지 않고 8개를 적은 후 4개를 선택하게 하는 것은 ‘선택’이라는 중요한 과제 앞에 학생 스스로 깊은 생각을 했으면 하는 의도에서라고 구지원 강사는 설명했다. 선택의 이유를 교안에 적는 과정이 뒤를 이어 계속됐다.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는 것 같다, 버리고 싶지 않다, 선택이 어렵고 슬프기도 하다, 선택이 어려웠지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답변을 통해 신중을 기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를 생각한 학생들에게 구지원 강사가 중요한 포인트를 전한다. 4개의 선택을 신중히 하게 되면 글쓰기가 쉽게 전개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수업 결말에는 4단으로 접은 종이에 4개의 포스트잇을 각각 붙이고 색이 다른 글씨를 써넣어 ‘출판’이 되는 과정을 경험해 보았다. 여기서도 구지원 강사가 팁을 전해 주었다. 이렇게 선택을 하여 글을 쓸 때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개념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생각이나 경험, 추억이 있는 것을 선택하여 그것이 묻어나는 표현을 해 보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수업이 끝나고 ‘문학송’이라는 노래로 흥겨운 마무리가 이어졌다.

흑석초등학교 문화예술교육담당 박미경 교사는 “문학분야 시범사업에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높은 반응과 관심이 있습니다. 재량수업시간에 진행되는 문학 수업은 읽기 교과 시간에도 연속적으로 진행됩니다.”며 문학 수업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예술강사,
문학을 생각하다

 

필자는 수업 후 구지원 강사와 함께 예술강사 활동, 그리고 문학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선생님께서 문학분야 예술강사 시범사업에 참여하신 계기와 동기, 그리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구지원 강사_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을 준비하다가 프랑스로 여행을 1년 동안 가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것은 감사하게도 지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세계관을 넓게 가지도록 이끌어 수업에 응용한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 현실은 너희가 흑석초등학교 학생이지만 나중에는 세계가 너희의 것이며 세계가 너희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죠.
생활 속의 모든 느낌을 글의 소재로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글을 쓰는 행위는 누구에게나 항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여는 것이 중요한데 저는 바로 이것을 아이들에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난 후 글을 쓰면 깜짝 놀랄 만한 글이 나오게 됩니다. 어떤 아이는 이런 얘기를 제게 했습니다. 다른 시간에는 항상 답을 구해야 하고 그것에 조바심을 내야 하지만 문학 시간에는 그렇지 않아서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문학 수업에 있어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많은 발표를 하게 하고 소외되는 아이 없이 골고루 이름을 호명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자존감을 높이고 세계적인 마인드를 키우는 데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엔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수업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들 이름을 모두 외우신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또 다른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전해 주세요.

구지원 강사_처음엔 사실 아이들이 답만 찾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그래서 더욱 아이들의 특징을 기억해 이름과 연결해 외웠습니다. 많이 노력했죠. 그리곤 아이들 이름을 골고루 불러주었습니다. 결과는 짐작대로 행복해하고 만족스러운 자존감을 얻었지요. 사고의 변화도 가져왔습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문학이나 그 외 여러 가지 창의예술교육이 더욱 발전되고 지속하는 데 힘써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예술교육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예술교육을 일선에서 진행하는 예술강사 사업은 단순히 나라 일자리 창출 사업이 아닌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해맑은 웃음이 보기 좋은 구지원 문학분야 예술강사. 학생을 진정한 인격체로 대하는 그 마음과 열정이 변함없기를 기원한다. 아이들의 모습과 구지원 강사의 열정에 유쾌함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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