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의 개념이 아직은 낯선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인력. 그들은 함께 모여 CoP의 참 뜻을 모색하고,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를 통해 자신들만의 CoP 형태를 찾고 같이 ‘해답’을 찾는 노정 위에 있습니다. 현장성이 살아 있는 생생한 문화예술교육 CoP를 실행하는 예술강사에게 과연 CoP는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실행 과정에서 만난 깨달음은 어떤 것인지 직접 들어 보았습니다. 이들이 직접 실천을 통해 찾은 CoP의 현재, ‘감성 스위치 온’ CoP의 구성원인 박은혜 무용 예술강사의 목소리로 전해 드립니다.

 

 

문화예술교육 실행공동체를 말하다

김정이 퍼실리테이터 기고
CoP 참여자 인터뷰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도전하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상남도에서 활동하는 사회분야 무용예술강사이자 2011 사회문화예술교육 CoP ‘감성 스위치 온’의 구성원이기도 한 박은혜 강사라고 합니다. 오늘 아르떼진 지면을 통해 독자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저는 아르떼진 지역통신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아르떼진 11월 테마기획으로 CoP를 다루는 것을 보고, 제가 참가하고 있는 CoP에 대해 이야기 하고, 현장에서 느낀 점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희 사회문화예술교육 CoP ‘감성 스위치 온’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여섯 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었으며 지역은 ‘전국구’랍니다.

 

경남지역, 대구지역, 대전 및 인천지역 등에 넓게 분포해 있으며 교육 분야는 무용과 연극입니다. 무용강사들은 장애인을 위한 무용 교육을 하고 있으며, 연극강사들은 노인을 위한 연극 교육을 합니다. 저희가 처음 CoP를 조직할 때 의기투합했던 부분은 ‘장애인, 노인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질문을 갖게 된 데는 현장에서 느낀 점이 공감대로 작용했습니다. 누구보다 사람의 정이 그립고 소통의 방식이 간절한 장애인이나 노인. 이들이 예술을 만났을 때 그 감동과 변화는 비장애인이나 젊은이의 그것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합니다. 무용 혹은 연극을 통해, 예술을 만나기 전의 삶보다 훨씬 향상된 시간을 누리고 또한 행복해 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좀 더 효과적인 전달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지요. 이러한 고민은 단지 저만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회문화 예술강사들도 함께 하고 있었던 고민이죠. 그래서 저희는 학습실행공동체 ‘감성 스위치 온’을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광범위한 주제를 두고 어떻게 갈래를 잡을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주제를 너무 막연하게 잡으면 여타의 교안 연구나 워크숍과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화’하여 실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주제를 잡는 것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했고요. 팀원들의 거주 지역이 워낙 광범위하여 서로 만남을 갖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온라인을 적극 이용하고, 시간을 쪼개어 적극적으로 만나기도 했습니다.

 

모색은 다시 새롭게 시작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희가 잡은 큰 목표는 ‘노인 및 장애인이 무용과 연극을 통해 타인과의 소통 능력을 향상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존감을 향상토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 주제로 관련 자료 및 서적을 읽고 서로 토론을 하며, ‘소통을 바탕으로 한 근력부진 향상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현장에서 시뮬레이션 해 보는 것, 이를 통해 ‘근력부진 향상 프로그램’의 구체화와 자료 작성을 최종 목표로 삼게 되었지요. ‘근력부진’이라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했던 것은 장애인이나 노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적극적인 소통과 예술 향유를 할 때 신체 능력이 부진하여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활동하는 예술 분야가 ‘몸짓’의 예술인 무용과 연극이라는 것도 한 가지 이유였고요.

이를 위해 관련 자료를 읽고 논의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던 중 1박2일의 일정으로 퍼실리테이터(촉진자) 김정이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저희의 논의와 모색이 객관적으로 어떻게 보일지, 기대도 되고 조금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퍼실리테이터 미팅을 통해 여러 가지 요소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김 선생님과 저희가 논의를 통해 발견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근력부진’이라는 테마만큼 ‘자존감 획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몸의 장애를 개선했을 때 이들이 최종적으로 자존감을 얻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었지요. 그리고 이를 입증할 현장 사례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년간 예술강사 활동을 해 온 구성원들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김정이 선생님께선 ‘자존감인가, 근력부진인가’라고 물으시며 명확한 목표점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현장 의견은 좋지만 그것이 개인에게 어떻게 수렴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그것을 실제 CoP에 적용하기엔 효율성이 낮은 것 같다고도 하셨습니다. 저희가 가장 어려워했던 점 중 하나인 ‘뼈대 구축’에 대해서도 지적하셨지요. 실천의 기본은 철저한 기획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인데, 저희는 그 부분이 약했던 것 같습니다.

퍼실리테이터 김정이 선생님과의 논의를 통해 저희는 다시 한 번 전열을 재정비했습니다. 주제부터 다시 잡기로 한 것이지요 제목도 바뀌었습니다. ‘자존감 향상을 위한 오브제 활용 사례-노인 및 장애아동을 중심으로’. 노인과 장애인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며, 이를 위해 오브제 활용을 하고 직접 현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근력 향상, 소통능력 증진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기획이 약하고 중심이 없다는 점에 있어서도 모두 동의를 했지요. 실행공동체를 조성해 각자 배움을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데 ‘내적 동기’가 얼마나 간절한지, 그리고 어떠한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묻기로 했습니다.

 

 

6인 6색,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꿈을 꾼다

 

 

 

그러면서 다시금 우리 CoP 구성원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7년차 고참 연극강사이자 노인연극교육의 전문가인 우리 팀의 ‘엄마’ 김선희 강사, “CoP 활동을 통해 우리는 창조자가 되었다.”라는 명언을 남긴 대구지역 권혜영 무용강사. 경남과 전북 등 멀고 먼 만남의 자리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온다는 인천지역 김은영 연극강사. 대구지역 노인대상 연극강사로 “지체장애인 연극도 해 보고 농인 연극도 해 보았는데, 노인 연극교육은 이전에 맛보지 못한 보람을 전해 주었다.”고 말하는 장태환 강사. CoP 중 토론이 격해지거나 대립이 생길 때 잔잔한 힘으로 좌중을 진정시키는 전주지역 정경림 연극강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박은혜 강사가 있습니다.

우리 여섯 명은 개성도 모두 다르고 각자 쌓아 온 예술 경험도 다릅니다. 하지만 배움을 실천으로 연결하며, CoP를 통해 예술인이자 교육자로 한 단계 성장하고 싶은 간절함은 동일합니다. 저희의 모색은 불완전하며, ‘이거다!’ 싶은 CoP의 모델을 제시하기에도 아직은 덜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계속해서 움직이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단계 한 단계 과정을 밟아 나가며 CoP의 핵심에 다가가는 것도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저희는 같은 꿈을 꾸며, 성장의 도정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무엇보다 의미롭습니다. 훗날 CoP를 모두 종료하고, 또 다시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에, 이 기록을 본다면 ‘참 열심히 살았던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빙그레 미소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사진_ 박은혜 예술강사(경남지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