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고도 801m, 부산광역시 금정산성에 자리잡은 금성초등학교(교장 박종필)는 2008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된 곳. 매해 눈부신 문화예술교육 성과를 이룬 금성초등학교는 지난 11월 3일 그동안 쌓아 올린 문화예술교육 결실을 선보이는 예술꽃 씨앗 축제를 열였다.

 

문화예술교육 통합교육과정의 결실

 

한때 폐교 위기에 놓였던 산 속 작은 학교인 금성초등학교. 50여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학교였던 이곳에 문화예술교육의 싹이 피어나 아름드리 꽃밭을 이루었다. 이제는 산 아래 도심 학군의 학생들이 이곳으로 전학을 올 정도. 예술꽃 씨앗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주민의 마음까지 풍성하게 변화한 금성초등학교의 예술꽃 씨앗 축제(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학생 작품 전시와 공연 한마당으로 구성되었다. 학교에 들어서자 복도를 비롯한 학교 구석구석 학생들이 문화예술 체험활동을 통해 만든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친환경 자연 소재인 나무를 이용한 독특한 작품 및 바람개비 모형, 커다란 자전거를 오브제로 한 공동 작업물은 어린이의 상상력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 주고 있었다. 다양한 소재와 시도는 틀에 박힌 문화예술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머리 속 생각하는 것을 무엇이든 표현하도록 이끄는 거침 없는 교육의 증거였다. 또한 공연에서 만난 학생들의 기량은 신명나는 악기 연주, 그리고 몸짓과 활동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금성초등학교 졸업생까지 함께한 공연을 통해서는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의 모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 각자의 변화,
나아가 지역사회의 변화까지 만들어낸 것.

 

이 모든 시도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한 통합교육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성초등학교는 다양성과 자율성, 그리고 사회 통합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어울림을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도에 힘을 더하기 위해 학교 당국과 학생, 학부모의 노력이 있었다. 그 결과 2007년 문화예술 선도학교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 문화예술교육을 토대로 지속적인 통합교육이 가능케 되었다.

 

돌봄과 배움,
어울림이 있는 학교

 

금성초등학교의 교육철학은 돌봄과 배움,
그리고 어울림이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
따뜻한 돌봄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학생을 귀히 여기는 교사의 마음이 전해질 때 완성된다. 몰입하는 배움은 문화예술교육을 토대로 지역 문화예술단체, 학부모 등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은 물론 학생 중심의 공동체 교육을 지향하는 예술꽃 씨앗학교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다. 함께하는 어울림은 교육공동체이자 지역사회 공동체, 생태교육으로 함께하는 삶을 지향한다. 숲 체험 등을 통한 생태 교육을 강화하고 학부모 강좌와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을 조성, 학교의 교육철학을 공유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것이 바로 어울림이다.

 

언뜻 개별적인 프로그램으로 보이는 금성초등학교의 숲 체험, 감성 무용, 영화로 수다 떨기, 옛 이야기와 공예의 만남, 두레 활동, 각종 동아리 활동은 모두 돌봄과 배움, 어울림을 목표로 하는 통합된 활동이다. 학생과 교사의 자율성을 살리고 개성과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교육 과정인 동시에 공통 가치를 추구하는 시도인 것이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예술교육을 벗어나 오감을 살리며 창의성을 추구하는 문화예술교육이 바로 이곳에 있었다.

 

이와 같은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은 대상은 다름 아닌 금성초등학교 학생들. 어린이들이 가지게 된 자부심과 반짝이는 상상력은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해서도 변함 없이 마음 속에 숨 쉬고 있다. 학생들이 살아나자 학교가 살아났고, 학교가 살아나자 지역이 변하기 시작했다. 예술꽃 씨앗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은 단지 어린이의 예술성을 계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업능력 전반을 향상시켰고 지역사회 삶의 질을 높여 준 것이다.

 

 

 

아름드리 예술꽃,
단단한 열매를 맺으리

 

올해로 금성초등학교의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은 마지막 결실을 맺는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이와 같은 사실이 서운하지만, 꾸준히 쌓아 올린 지난 4년간의 기억이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하여 금성초등학교만의 예술꽃을 피워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학생들 또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위 학교로 진학하더라도 변함 없이 예술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이들에게 문화예술 활동은 ‘특별활동’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며, 배움의 든든한 바탕이다.
 
한편 지난 11월 18일-19일 서울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예술꽃 씨앗학교 발표회에서도 금성초등학교 학생들의 멋진 공연을 만날 수 있었다. 전국 26개 예술꽃 씨앗학교가 한 자리에 모여 가진 이번 발표회에서 모듬북 연주 ‘하늘을 여는 북소리’로 무대를 장식한 학생들은 교내 축제에서 보여 준 신명나고 거침없는 모습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기도 했다. 또한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물과 미술작품도 이번 전국 발표회에 선보였다.

 

가슴 속에 희망의 씨앗을 품고 키우는 사람의 얼굴에선 무엇으로도 흉내 낼 수 없는 빛이 반짝인다. 희망의 씨앗은 한 사람에게 목표를 향한 열정을 선사하고, 목적한 것을 이루는 데서 기쁨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부산 금성초등학교의 모든 학생은 가슴 속에 각자의 예술꽃 씨앗을 품고 있다. 그래서 이 학교의 학생들에게선 빛이 난다. 한 판 흥겨운 신명이 숨 쉰다. 이렇듯 아름답게 핀 금성초등학교의 예술꽃이 알찬 열매를 맺고 또 다른 씨앗으로 퍼져 나갈 그때를 기대한다.

 

글.사진_ 황경희 부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