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닿고, 마주하고, 연결되고, 실천할까

2025 연말특집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2025년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여전히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불확실한 예산과 제도의 재편, 지역 생태계의 (부)조화와 (불)균형, 기술 환경의 빠른 확장 속에서 예술교육가와 현장의 동료들은 매일의 실천을 통해 균열을 체감하고, 관계를 회복하며, 새로운 방식의 배움을 만들어냈다. 각자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2025년을 다시 읽고, 2026년을 준비하기 위한 감각을 깨우고자 한다.
 
① 성찰과 배움의 기억
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③ 새해의 고민과 화두
예술교육의 존재 방식
#예술교육의_본질 #소통의_재발견 #문턱_낮추기 #존재의_언어 #관계의_감각
올해 현장은 서로의 언어와 속도, 감각을 존중하며 다시 ‘만나는 방식’을 새롭게 발견한 시간들이었다. 표현을 끌어내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각자의 언어를 찾도록 돕는 일, 문턱을 낮춰 누구라도 예술의 곁으로 걸어올 수 있게 하는 일, 일상의 리듬 속에서 자연스럽게 참여를 열어주는 실험들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예술교육은 무엇을 가르치는가보다 어떤 연결과 시간을 만들어내는가’라는 질문이 더욱 선명해졌다. 예술이 사람에게 닿는 순간들은 결국,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방식으로 완성되고 있었다.
신이명

신이명
미술작가

올해 초, AAC(보완대체의사소통)를 활용한 언어치료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말하지 않아도>를 연출하며 나는 다시 한번 ‘소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 내밀하게 들여다본 언어치료는 대상자를 ‘말하게 하기 위한 훈련’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을 일깨우고, 드러나지 않았던 내면을 끄집어내는 일이었다. 나는 그것이 예술교육의 본질과 닮아있다고 느꼈다. 이미 존재하지만 미처 꺼내지 못한 감정과 기억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드러내 세상과 연결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언어치료와 예술교육은 같은 곳을 바라본다. 이후 언어치료의 원리와 방법을 예술교육에 접목해보기 위해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두 차례 워크숍을 기획했다. 그 과정에서 확신하게 된 것은 우리 모두는 이미 자기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예술교육은 그 언어를 찾도록 돕고 표현의 경로를 확장하는 과정일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예술교육은 인간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일과 맞닿는다. 서로 다른 몸, 감각, 조건 속에서 발생하는 개별적 표현이 가능해질 때, 예술교육은 존재를 인정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이다영

이다영
문화기획자

올 한 해는 문화예술을 쉽게 누리기 어려운 이들과 함께했다. 예술이 있는 방향으로 떠밀기보다는, 그들이 자신의 속도대로 예술의 현장을 걸어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일에 집중했다. 구체적으로 두 가지 ‘마중’을 시도했다. 하나는 낯선 외국인들에게 그들의 모국어로 창작 공간을 안내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현장을 ‘향기’라는 직관적인 감각으로 전한 일이었다. ‘예술은 어렵다’고 느끼던 그들은 마음의 빗장을 기꺼이 열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대단한 지식을 앞세우기보다, 그저 그들이 예술의 곁으로 잘 걸어올 수 있도록 기꺼이 손을 내어주는 일. 그것이 올해 현장에서 배운 진정한 의미의 문화예술이었다.

천근성

천근성
작가·피스오브피스 대표

올해를 돌아보면, 나에게 가장 크게 남은 장면들은 ‘예술이 사람에게 닿는 방식’을 다시 보게 한 순간들이다. 수원역전시장에서 커피값 대신 그림을 받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그림 못 그려요”라며 난감해했지만, 어느새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오랜만에, 혹은 생전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생각보다 재밌다”라는 말을 건네던 그 순간들, 그리고 그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목도하는 나 자신이 좋았다. 이 실험이 미술관으로 확장되었고, 이어서 동대문만물미술트럭에서는 시장 물건을 그림으로 거래하며 일상의 리듬 속에서 자연스러운 참여가 만들어졌고, 그 과정이 결국 하나의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최근 끝난 올해 마지막 작업인 필사카페에서는 재소자와 노숙인의 글 한 편을 베껴 쓰는 시간이 커피의 대가가 되었는데, 손글씨로 문장을 옮기는 그 짧은 집중이 참여자들에게 오래 머무는 경험이 되었다. 이 순간들을 지켜보며 예술이 사람을 향해 연결되는 힘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특별히 새로운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몇 년간 이어온 참여 기반 실험이 올해는 더 많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그 과정에서 “예술교육은 무엇을 가르치는가가 아니라 어떤 시간을 만들어내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선명해졌다. 활동이 많아 몸과 마음이 많이 소모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예술과 교육의 본질을 더 깊이 바라보게 한 해였다.

변화의 시대, 다시 떠오르는 가치들
#격변의_시대 #변하지_않는_가치 #삶의_연결 #안전한_시공간 #예술의_역할
2025년을 지나며 우리는 급격한 사회 변화를 몸으로 겪었지만,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들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예술은 여전히 사람을 잇고, 낯선 세계에 놓인 이들을 다시 연결하며, 삶의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또한 장기적인 예술교육의 경험은 환대·돌봄·자기 감각 같은 중요한 힘을 조용히 키워왔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이 가치들이 어떻게 다음 시대의 기준점이 될 것인지 그 방향을 함께 비춰본다.
고대웅

고대웅
미술작가· 월간 작은도시이야기 발행인

시대의 변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한 해였다. 시간이 흘러, 2025년은 분기점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세계적인 출산율 감소, 부동산 상승, 주류 정치세력의 교체 그리고 AI의 고도성장까지. 개인의 삶은 물론 국제사회가 급격한 변화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는 시점에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여전히 다양성에 대한 존중, 소통과 이해를 위한 다정함과 헌신, 집단이 만든 성숙한 지성, 그리고 자신의 정성껏 만들어온 사건과 결실의 귀함 같은 것의 가치를 믿고 있다. 혹독했던 지난겨울을 보내며 파생된 많은 변화 속에서, 이 가치들이 오히려 더 단단한 기준점으로 자리 잡아 주고 있음을 느낀다.
예술은 문화가 탄생한 이후 인간이 맞이했던 모든 시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단, 시대가 원한 모습에 따라 다른 얼굴을 하고. 올해 한 장을 넘기면 예술의 얼굴은 어떤 형상으로 선명해질까. 그 얼굴 아래서 우린 예술가이자 교육자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어떤 사람을 길러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생산성 높은 사람의 쓸모를 우선시하던 시대의 막이 역사의 수평선 아래를 향하는 시점, 필요 없어 보였던 것들의 가치가 조용히 부상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수렵 행위였던 러닝(달리기)이 산업화 이후 다시 취향과 사유의 시간으로 유행하고,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 취향이 통하는 사람들과 느슨하게 교류하고자 하는 갈증이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제 다른 기준이 높은 가치를 채워가리라 예상된다. 지금의 변화를 읽어 보면, 우린 분명 예술이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받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내가 창작의 주체가 되고, 타인과의 소통의 가치가 높아지고, 더 다정하게 서로를 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세기에 접어들며 의사는 사회 속에서 다른 역할과 지휘를 부여받았다. 다가오는 시대에 예술가는 어떤 역할을 부여받게 될까.

전철원

전철원(여백)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예술교육가로서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고있는 생활인으로서도 고민은 항상 ‘삶의 연결’이다. 주거와 생활 공간의 빠른 변화와 생활영역의 잦은 이동으로 사람들은 너무 자주 새로운 세계로 편입된다. 이런 변화는 더구나 스스로의 계획과 선택에서 비롯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람들의 삶은 단절과 고립에 빠지기 십상이다. 생애주기의 특정 시기, 어떤 방식으로든 타자와의 연결을 경험한 이들은 새로운 세계에서도 생활세계와의 단절을 극복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반면 그런 경험을 체득하지 못한 이들의 경우 고립과 소외를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문화예술교육은 낯선 이들이 낯선 세계를 안전한 시공간에서 함께 만날 수 있게 하는데 특별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 당연히 이런 공동의 마주침이 문화예술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다만 내게는 늘 먼저 오는 고민이고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서지혜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 본지 편집위원

올해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은, 15년 전 나의 예술교육·예술매개에 대한 시각에 전환점을 만들어 준 ‘꿈의 오케스트라’를 같은 질문으로 다시 마주한 시간이다. 지금은 ‘꿈의 예술단’과 통합된 이 사업의 컨설팅을 맡으며 장르 예술을 통한 삶의 변화라는 가치가 오늘의 아동청소년들에게 어떤 이유로, 무엇을 지향하며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15년 전에 품었던 질문을 오늘의 시각으로 다시 마주하며 복합적인 감정이 오갔지만,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과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함께한 졸업생들을 인터뷰한 시간은 오래도록 잊기 어려운 ‘기억의 온도’를 남겼다. “연주회까지만 하자”라고 해마다 다짐하면서도, 막상 연주회가 끝나면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 때문에 해를 거듭하다 보니 어느새 10년 차가 되었다는 고3 학생.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예산을 쓰실 때, 꿈의 오케스트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포부 있게 말하는, 지금은 간호사로 성장한 청년. 고3까지 10년간 활동을 이어가며 오케스트라의 왕언니이자 지역의 홍보대사를 하며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사회초년생 청년, 엄마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오케스트라에 오면 사람들이 친절하고 내게 먼저 말을 걸어줘서 좋다”라고 말하는 중2 학생. 이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화려한 연주회가 남긴 성취라기보다, 더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하고 다음을 갈망하며 이어온 시간들이었다. 또한 꿈의 오케스트라 선생님들 안에서 “타인을 위해 일하는 어른”을 삶의 롤모델로 발견해 온 내면의 변화에 대한 고백이었으며, 음악을 함께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환대받고 보살핌을 받으며 일상의 행복을 채워온 소소한 기억들이었다. 인터뷰를 하며 장기로 이어지는 문화예술교육이 아이들의 평생 속에 프로그램을 넘어서는 ‘기억의 기후’를 만들어 온 장면을 엿보게 되었다. 그 안에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이에서 스스로를 선명하게 감각하는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예술하기’라는 방식의 교육임을, 긴 호흡이 만들어내는 힘임을 다시금 감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AI 사회를 건너는 예술교육
#예술의_호흡 #인공지능 #자기_언어 #돌봄의_가치 #디지털_시민성
2025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인공지능의 급격한 확산이 사회 전반을 흔드는 가운데,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보다 그것이 사람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남기는가를 더 깊이 묻게 했다. 최신 툴이 빠르게 바뀌는 속에서도 예술교육 현장에서는 기술이 아닌 자신만의 언어를 찾으며, 인간적 사유와 내면의 이야기가 여전히 창작의 핵심임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알고리즘이 일상의 판단과 선택을 좌우하는 시대일수록 비판적 사고, 디지털 시민성, 그리고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적 감각은 더욱 절실한 교육의 과제가 되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새로운 질서 속에서 예술교육은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새롭게 상상해야 할까.
이승정

이승정
미디어아트랩 얼스 대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최신 기술을 가르치는 강의실에서 역설적으로 ‘기술의 짧음’과 ‘예술의 긴 호흡’을 절감한 순간들이다. 수업에는 매번 새로운 툴이 등장하고, 어제의 혁신은 금세 구버전이 되며, 튜토리얼은 하루가 멀다고 바뀐다. 그러나 그 숨 가쁜 속도 속에서도 학생들은 유행을 좇기보다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려 애쓴다. 이것이 작품이 될지, 혹은 실패한 실험으로 남을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순간에도, 모니터 앞을 지키는 그들의 눈빛은 마치 종이 뒷면을 뚫을 듯 강렬하다. 그 ‘안광(眼光)’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반문하게 된다. 나는 기술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만 좇고 있던 건 아닐까. 내가 가진 것은 기껏해야 몇 가지 도구와 요령뿐인데, 학생들은 그 얕은 기술을 자신만의 언어로 비틀어 전혀 다른 차원의 결과물로 빚어낸다. 그 과정을 목격하는 일은 예술교육가로서 가장 큰 기쁨이었으며, ‘예술은 길고 기술은 짧다’라는 오래된 명제를 강의실 한복판에서 몸으로 다시 배우는 시간이었다.

최도인

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본지 편집위원

[아르떼365] 편집위원으로 2025년 4·5월 ‘지능화된 기계와의 공존’을 주제로 인공지능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본 편집위원과 권정민 서울교육대학교 교수와의 대담([이슈] 2025.4.28.)은 특히 많은 [아르떼365] 독자들이 관심을 가졌다. 고도로 알고리즘화된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 ‘생각하는 능력’ 이다. [아르떼365]를 통해 발전시킨 이 주제를, (사)문화강국네트워크가 주최하는 문화정책포럼에서 ‘인공지능시대 문화정책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기조발표를 했다. 발표에서 공유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공동체 돌봄’으로서의 문화정책이었다. 디지털 세계가 완벽히 현실 세계와 혼합된 상태에서,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우리 공동체에서 디지털 시민성과 돌봄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해졌음을 말하고 싶었다.

재편되는 정책 사이에서
#전환기 #공백과_흔들림 #지속가능한_생태계 #새로운_기반
2025년의 문화예술교육은 정책의 큰 틀이 흔들리는 가운데 다시 ‘지속가능성’이라는 본질적 질문을 마주했다. 제도와 정책이 재편되는 사이에서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일, 오랜 숙원이던 전문 연수원의 구체화, 그리고 사업의 공백 속에서도 학교 현장 안에서 자생력을 키워온 실천이 서로 겹쳐 보였다. 변화의 압력이 커질수록 무엇을 지켜야 하고 어떤 구조를 다시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김규원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본지 편집위원

“혁명은 폭정의 짐을 결코 가볍게 한 적이 없으며, 단지 다른 어깨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Revolutions have never lightened the burden of tyranny; they have only shifted to another shoulder.”

– 조지 버나드 쇼

정책 전문가로서, 큰 틀이 흔들리고 바뀌고 자리 잡는 변화무쌍한 한 해였다. 무너진 예술정책, 사라진 지역문화에 대한 책임과 함께, 엎어진 지난 정부 이후 새로운 미래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해 고민할 사이도 없이 새로운 판이 짜였고, 그것이 계속 정리되지 않아 할 일이 더 많아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는 한 해였다. 버나드 쇼의 말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현시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모두가 짊어지고 머리 싸맨 2025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박아미

박아미
서울인수초등학교 교사

올해는 2021년부터 이어지던 ‘예술로 탐구생활’ 사업이 운영되지 않았다. 5년 전 태어난 이 기획이 많은 지지를 받았던 이유는 학교나 아이들이 처한 맥락을 잃지 않으면서도 예술교육가와 교육가의 협업 하에 예술교육의 주제와 실천 면에서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사업의 공백은 이 기획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큰 상심으로 남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시점에 그동안 제도가 현장에 남긴 기초 체력을 새삼 되돌아보았다. 각종 예산을 활용하는 데, 예술교육의 외주화·도구화 경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예술 그 자체가 지니는 교육적인 힘을 이해하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작동시킬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학교 내에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유지와 확장의 동력은 어디에서 왔는지를 다시 응시할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 예술교육이 여전한 교육적 유행의 일부인지, 지난 제도들의 여진(餘震)인지, 무엇보다도 예산 삭감이라는 조건이 지속된다고 할지라도 여전한 힘을 가질 수 있을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교육이 학교 안에서 어떤 의지와 책임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사업이 남긴 경험을 단순히 재소비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협업 역량을 다시 구축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예술로 탐구생활’이 우리에게 남긴 중요한 유산을 자생적으로 이어나가는 실천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자현

김자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미래전략사업실 실장·본지 편집위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핵심 미션 중 하나는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조성하고 현장의 질적 성장을 지원하는 일이다. 지난 20년간의 정책은 특수·소외계층을 넘어 전 국민으로 확장되며 ‘문화예술교육의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올해, 이러한 축적된 흐름 위에서 드디어 ‘문화예술교육 전문연수원(가칭)’ 조성을 본격화했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요구되었지만 여러 여건으로 구체화하지 못했던 과제가, 진흥원 설립 20주년을 맞아 기관의 역할을 본질적으로 확장하는 실천적 전환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정책 초기부터 대내외적으로 요구받던 진흥원의 역할—현장의 전문성 강화, R&D 기반 구축,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이 구체적인 구조와 실천 공간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요한 변화가 시대적 흐름 위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설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앞으로도 큰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참여하신 분(가나다순)

고대웅 미술작가·월간 작은도시이야기 발행인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본지 편집위원)
김자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미래전략사업실 실장(본지 편집위원)
박아미 서울인수초등학교 교사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
신이명 미술작가
이다영 문화기획자
이승정 미디어아트랩 얼스 대표
전철원(여백)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천근성 작가·피스오브피스 대표
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본지 편집위원)
프로젝트 궁리
정리 _ 주소진, 양희경 프로젝트 궁리
5 Comments
  • author avatar
    김양남 2025년 12월 26일 at 11:36 AM

    어떻게 닿고, 마주하고, 연결되고, 실천할까
    2025 연말특집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잘 보고 갑니다

  • author avatar
    안기현 2025년 12월 26일 at 1:01 PM

    어떻게 닿고, 마주하고, 연결되고, 실천할까
    2025 연말특집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기대만점입니다

  • author avatar
    김수현 2025년 12월 30일 at 10:25 PM

    예술은 누군가를 끌어당기는 힘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다가올 수 있도록 조용히 손을 내미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다

  • author avatar
    장인숙 2026년 01월 20일 at 1:33 PM

    2025 연말특집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어떻게 닿고, 마주하고, 연결되고, 실천할까’ 제목부터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어요. 서로 존중하고 공감하는 모든것이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잘 읽었어요.

  • author avatar
    조은비 2026년 02월 01일 at 5:00 AM

    즐겁고 따뜻한 이야기 잘보았어요
    2026년에는 더욱 많은 사랑 받아 승승 장구 하시길 바라며 힘찬 응원드려요!

    한해 동안 정말 수고 많았어요! 2026년 병오년에는 더욱 더~~ 대박 나는 한해 되길 바라고
    좋은 일만 있길 바래요! 늘 건강하고 웃는 일만 많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5 Comments
  • author avatar
    김양남 2025년 12월 26일 at 11:36 AM

    어떻게 닿고, 마주하고, 연결되고, 실천할까
    2025 연말특집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잘 보고 갑니다

  • author avatar
    안기현 2025년 12월 26일 at 1:01 PM

    어떻게 닿고, 마주하고, 연결되고, 실천할까
    2025 연말특집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기대만점입니다

  • author avatar
    김수현 2025년 12월 30일 at 10:25 PM

    예술은 누군가를 끌어당기는 힘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다가올 수 있도록 조용히 손을 내미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다

  • author avatar
    장인숙 2026년 01월 20일 at 1:33 PM

    2025 연말특집② 나의 한해를 돌아보기 ‘어떻게 닿고, 마주하고, 연결되고, 실천할까’ 제목부터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어요. 서로 존중하고 공감하는 모든것이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잘 읽었어요.

  • author avatar
    조은비 2026년 02월 01일 at 5:00 AM

    즐겁고 따뜻한 이야기 잘보았어요
    2026년에는 더욱 많은 사랑 받아 승승 장구 하시길 바라며 힘찬 응원드려요!

    한해 동안 정말 수고 많았어요! 2026년 병오년에는 더욱 더~~ 대박 나는 한해 되길 바라고
    좋은 일만 있길 바래요! 늘 건강하고 웃는 일만 많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비밀번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