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창작캠퍼스는 마치 바다와 같았다. 바다라는 큰 품이 있었기에 작은 섬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 이 바다 위에서 예술교육 프로그램 기획자 배솔희 선생은 나무가 되었고, 그 나무에 깃든 다양한 결이 공동체를 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가능케 한 것은 경기문화재단의 끊임없는 실험과 이어짐이었다. <바닷가 나무 보물섬>(이하 보물섬)은 바로 이 흐름 속에서 태어났다. 목공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버려진 자원과 가족, 공동체, 자연을 다시 잇는 예술적 실천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어릴수록 상상의 그릇이 크다는 전제 아래,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장을 제공하고 체험하는 실전형 조형 놀이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아이들이 협력과 경험의 이유를 스스로 발견하고 제안하는 과정을 통해 기후 위기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예술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 것이다.
가족이 함께 발견한 보물
보물섬에 최연소 네 살 어린이가 참여했다. 나는 그것을 ‘조기 교육’이 아니라 ‘조기 놀이’라고 부르고 싶다. 어린이의 기억은 흐려질 수 있지만, 부모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성장 과정의 성과로 남는다. 위험을 스스로 마주한 어린이는 지혜를 경험하고, 부모는 안전요원으로서 그 과정을 함께 감당한다. 그 순간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보물을 발견한다.
프로그램 후 부모와 어린이들이 남긴 후기는 이 경험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작은 목공은 만들어 봤지만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형 목공은 처음이라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이의 서툰 솜씨에도 따뜻한 시선과 칭찬을 아끼지 않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협동, 예술, 체험, 경험 모두 유익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되었으면 합니다.”
“작은 목공은 만들어 봤지만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형 목공은 처음이라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이의 서툰 솜씨에도 따뜻한 시선과 칭찬을 아끼지 않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협동, 예술, 체험, 경험 모두 유익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되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목소리는 단순한 체험 후기가 아니라 예술교육의 사회적 가치를 증명한다. 예술은 전공자만의 영역이 아니다. 주최, 주관, 참여자, 관객 모두가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보람과 책임을 나눈다. 이번 보물섬은 세대와 세대를 잇고,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나무를 만지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장이었다.
나무, 과정, 그리고 내면의 온실가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동기’와 ‘과정’이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왜, 어떻게 하느냐가 본질을 드러낸다. 기후 위기의 인식은 탄소 수치나 제도적 인증을 넘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식어가며 생겨난 단절의 징후이기도 하다. 예술은 그 단절을 성찰하게 하고, 미움과 질투, 오해와 무관심 같은 마음의 온실가스를 줄여 나가는 과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번 보물섬에서 아이들이 나무를 자르고 다듬으며 순환시킨 행위는 단지 손작업이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의 감정적·관계적 층위를 드러내는 예술적 시도였다. 나무를 다시 쓰는 그 손길이 지구의 온도를 낮추듯, 사람의 마음을 식히고 관계의 균열을 봉합하는 힘이 예술 안에 있었다.
한 번 쓰인 나무를 잘라 쓰고, 다듬어 다시 쓰는 일은 작은 손길일지라도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효과를 낸다. 예술과 교육의 힘은 이러한 지속성을 일상에 뿌리내리게 하는 데 있다. 나무가 쓰임을 다한 뒤에도 다시 태어나듯, 예술 역시 사람의 마음을 품고 관계를 이어가며 새로운 길을 만든다.
함께 만든 항해
보물섬의 항해는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 여러 분야의 동료들이 각자의 시선과 기술을 보탰다. 무엇보다도 회차마다 함께해 준 가족들의 손길과 그 중심에서 주인공이 된 어린이들의 상상력이 프로그램을 살아 숨 쉬게 했다.
또한 지역의 기관과 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아주었다. 특히 자원으로 제공된 폐목재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다시 쓰임’의 이야기를 품은 생태적 서사였다. 바닷가에서 수집한 나무, 지역에서 기증한 자투리 목재들은 아이들의 손끝에서 새로운 형태로 태어났고, 그 과정은 공동체가 함께 만든 하나의 예술적 항해가 되었다.
결국 내가 바닷가에서 찾은 보물은 특별한 오브제가 아니라 사람과 관계, 그리고 지역이 이어낸 이야기 그 자체였다. 예술은 사람을 품고, 자원을 순환시키며, 기후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함께 살아갈 길을 비추어 준다. 바닷가 나무 보물섬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예술적 항해였다. 오늘부터 우리가 지켜가야 할 섬은 바로 이곳, 서로의 마음과 이야기가 이어진 자리다.

- 장태산
- 목공 설치예술가, 경기창작캠퍼스 창작동 입주 작가. ‘나무’를 매개로 사람과 공동체를 잇는 관계적 예술을 실천하며, 소셜아트·설치·공연·교육을 아우르는 통합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형 세:간 생활문화전시관 공간 설치를 비롯해 대표 프로젝트 <목공콘서트>와 <바닷가 나무 보물섬>을 통해 예술·교육·환경의 경계를 허물며 기후 위기 시대의 예술적 실천 가능성을 확장해 왔다. 주요 전시 작품으로 <턴> <식별코드38> <희망쉼터> <기후위기 노아방주> <창> <곰스키>등이 있으며, 어린이날다 사회적협동조합 설치작가로 커뮤니티 기반의 창작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현재는 폐목재 순환, 세대 간 협업, 기업 ESG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소명과 생태적 책임을 일상의 예술로 피워내고 있다.
herald.k@hanmail.net - 프로그램 사진 제공_장태산 목공 설치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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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거창한 창작이 아니라, 관계를 잇고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이어 붙이는 손길이라는 것을 보여준 이야기였다
나무와 마음으로 이어진 섬
오늘부터 그린㊵ 바닷가 나무 보물섬
공감이 가네요
나무와 마음으로 이어진 섬
오늘부터 그린㊵ 바닷가 나무 보물섬
기대만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