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마을공동체'

최신기사

별것 없이 반짝이고 별것처럼 유쾌하게

삶의 해학이 흐르는 독립서점 ‘빛나는친구들’

한정된 공간에 선택지를 만들어 놓은 독립서점은, 저마다 갖는 특색과 지향이 다르고 그에 따라 구축된 세계가 있다. 그래서 독립서점을 가는 길은 어떤 세계로 들어서는 여행의 길처럼 느껴진다. 다른 도시를 갈 때면, 꼭 독립서점을 가보려고 애쓰는데 그 도시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틈이기도 하고 때론 문화적 지형을 엿볼 수 있는 너른 장이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관과 접점이 진하게 찍히는 독립서점이 일상 공간 내에 가까이 있으면 든든하다. 퇴근길을 밝혀주는 동네 서점으로 곁에 있을 때의 푸근함을 느껴본 사람이면 공감할 것이다. 우리 동네에 또 하나의 독립서점이

이야기, 배움, 예술이 머무는 곳

예술로 365길⑨ 청소년열정공간99℃

청소년열정공간99℃ 이용안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네고지 1길 14 1층 개방시간 | 화~금 15:00~20:00 (매월 2·4주 10:00~12:00까지 동아리 활동) 공간 이용 대상 | 청소년 031-416-1318 페이스북 @99teenagers 요즘 세상이 무덤덤하고 밋밋한 것 같아도 청소년열정공간99℃(이하 99도씨) 청소년 사이에선 새로움과 흥미로운 감정들이 흘러 다닌다. 어른들 사이에선 새롭지 않은 일도 이들 사이로 옮겨가면 흥미진진한 일로 바뀐다. 따분할 수 있는 책 읽기도 친구와 함께라면 새로운 경험이 되니까. 청소년들에게 99도씨는 어떤 존재일까? 공간에 불이 켜지면 청소년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벌렁 눕거나 음악을 들으며 흔들흔들

놀고 설레고 쉬어가는 공간의 경험

이용자를 배려하는 세대 맞춤형 공간

마음 편히 거리를 거닐고 모이고 이야기 나누지 못한 지 1년이 넘었다. 학교와 직장, 집에서 잠시 빠져나와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과 공간이 주는 다채로운 경험에 대한 갈증이 여전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을 머물고 싶게 하는 공간은 어떤 곳일까.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 공간을 이용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용자의 경험을 배려한 공간은 사람들을 다시 오고 싶게 하고, 오래 머물게 하며 결국 기억에 남는다. 여기에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개성 있는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열린다면 더할 나위 없다. 어린이, 청소년, 중년을 위한 맞춤형 공간을 만나러 가자. 그리고

다시 도는, 문화예술교육 수레바퀴

지역 문화예술교육 포럼 ‘모여보계(契)’

새로운 일의 시작과 마무리가 교차하는 1월, 작은 쉼표를 그려야 할 사무실의 공기가 예년과는 달리 숨 가쁘게 돌아간다. 재난시대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은 문화예술 현장의 담론과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사업 담당자들은 기존의 고착화된 사업의 틀을 해체하여 변화하는 문화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형태로 재편하는 데 여념이 없다. 춘천문화재단에서도 지난해 ‘더 문화로, 더 지역으로’ 향하는 비전 재수립을 통해 문화예술이 단순히 지원 영역이 아닌, 지역 문화안전망으로 가동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추진해온 모든 일에 대한 관점과 태도가 재검토되는, 그야말로 전환이 요구되는

세상에 길들지 않는 공부,
서로를 지키는 활동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내가 사는 아파트는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일요일 밤 10시 사이에 재활용 쓰레기를 내놓을 수 있다. 주말 동안 주민들이 내놓은 재활용 쓰레기를 경비아저씨들이 단도리해놓으면 월요일 이른 아침 묵직한 엔진소리가 다소 시끄러운, 붉은 갈색의 수거 차량이 아파트 단지 입구를 돌며 실어 간다. 매주 보았던 풍경인데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하 ‘공룡’)의 박영길 활동가(대표)를 만나고 온 후부터 이 수거 차량의 기계 짓을 베란다 너머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먹는 일에 힘주는 사람들 박영길 활동가는 공룡에서 음식을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2천여 평의 밭을 일구는 일도 그의 담당이다.

자연과 이웃을 생각하는 도시의 삶

도시 생태계에서 함께 살기

갑자기 찾아온 ‘거리 두기’의 삶은 생태계의 보전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한편, 2018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후로 ‘여가(餘暇)’를 바라보는 관점과 즐기는 방법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일과 일 사이의 휴식 시간’에 지나지 않았던 과거 여가 생활과 달리 오늘날의 사람들은 ‘삶의 시간’을 회복하는 것에 집중했다. 소비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으로서의 여가 활동으로 도시에서 사람과 자연, 동물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변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지속가능한 지구의 삶을 위해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세계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지역과 공간의 기억을 담다

문화예술교육과 기록

기록과 아카이빙은 사라지거나 잊혀가는 위기의 상황에서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고, 우연한 기록이 가치와 의미를 갖게 되어 아카이브로 구축되고 새롭게 해석하고 활용되기도 한다. 지역은 지역민의 삶이 계속되고 수집해야 할 대상도 계속 생산되는 의미에서 ‘리빙 랩(Living Lab)’이기도 하다.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기 위해 또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통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협력하며 실행하는 ‘생활 속 실험실’로서의 지역과 공간의 기록을 살펴본다. [아마추어 서울] vol.7 <조은영의 장사동>[사진제공] 아마추어 서울 ‘서울의 OO’을 주제로 한 전시[사진제공] 아마추어 서울 도시를 기록하다 ‘아마추어 서울(AMATEUR SEOUL)’은 서울

문화예술교육, 도전과 과제는 현재진행형

2019년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2020년 키워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문화예술교육자로서, 행정가로서, 연구자로서, 또 다른 역할로,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던 한 해를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과 성취, 아쉬움은 무엇일까? 각자의 다이어리와 업무수첩에 가장 빈번하게, 그리고 눈에 띄게 등장했던 단어나 문장은 어떤 것일까? 동료들과 가장 많이 공감하고 논쟁하고 톺아보았던 화제는 무엇이었을까? [아르떼365]에서 필자로, 인터뷰이로 만났던 분들과 함께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수많은 이슈와 사건이 가득했던 2019년을 결산하는 의미로 문화예술(교육)계가 주목했던 주요 이슈를 꼽아보고 2020년 새롭게 도전해야 할 과제와

미디어로 동네일에 참견해 보세요!

문화공동체 아우름 ‘양산마을 미디어 기록단’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양산마을에 ‘미디어 기록단’이 떴다. 양산동은 농촌의 정서가 남아 있는 자연마을도 아니며 그렇다고 유서가 깊은 도심 중심지의 마을도 아니다. 광주 행정구역의 주변부에 있는, 무심코 지나칠 때는 아무런 특징이 없어 보이는 평범한 도시 마을이다. 왜 하필 그곳에 마을 미디어기록단을 꾸렸을까? 미디어 기록단의 활동이 궁극적으로 마을공동체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을까? 너무나도 평범할 것 같은 이 도시 마을에 어떤 기록할 거리가 있을까? 거기에도 그 동네만의 특별하고 별스런 이야기가 있을까? 마을 기록단 활동을 기획한 양산문화사랑방 기획자

로컬의 미래는 행복의 경제학에 있다

인문과 교육

『로컬의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남해의봄날, 2018) 『엄마는 누가 돌보지?』 (C.J. 슈나이더, 서유재, 2017) 『오래된 미래』의 저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행복의 경제학』에는 퍽 강렬한 장면이 등장한다. 1970년대 중반 히말라야 오지에 있는 ‘작은 티베트’라 불리는 라다크(Ladakh) 공동체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그곳의 한 청년에게 “이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집을 보여달라”고 말하자 청년은 “여기에는 그런 집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가난’이라는 개념 자체가 검소한 생활방식을 추구하고 협동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라다크 사회에는 아예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약 십 년 후쯤 헬레나가 라다크를 다시 찾았을 때

자발적 변화를 만드는 공간

프란 에쥘리 어셈블 창립 멤버

지난 2018년 10월 23일, 쓰레기 소각장이었던 공간이 새롭게 변모한 경기도 ‘부천아트벙커 B39’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개최한 ‘2018 문화예술교육 공간 포럼 – 자발적 삶을 이끄는 네모의 변화’에 기조연설자로 영국 어셈블(Assemble)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프란 에쥘리(Fran Edgerley)가 대표로 참석했다. 어셈블의 인터뷰를 요청받고 살짝 흥분까지 되었던 건 2015년 세계적인 영국 터너상(Turner prize) 수상 이후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나라에 소개된 어셈블의 활동은 거의 신화처럼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셈블은 영국 리버풀에서 진행한 ‘그랜비 포 스트리트(Granby four streets)’ 프로젝트로 터너상을 받은 이후 일약 스타가

주인의식을 가진 개인, 시민력의 시발점

금천구 청년 활동 공간 ‘청춘삘-딩’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에는 청년이 직접 주체가 되어 설립한 ‘청춘삘-딩’이 있다. 금천구청, 비영리민간단체 꿈지락네트워크(이하 꿈지락), 지역 청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이 공간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자, 지역 내 청년 활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한다. 2016년 11월에 개관한 청춘삘-딩은 인적이 뜸해진 청소년독서실을 리모델링하여 탄생한 공간이다. 청춘삘-딩이 조성된 후 금천구는 80여 개의 지역 청년 커뮤니티를 발굴했다. 청년들의 사소한 날갯짓이 금천구에 엄청난 ‘태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춘삘-딩 외관 청년커뮤니티지원사업 ‘두잇’ 청년 자치 활동의 결과, 청춘삘-딩 금천구는 과거 경기도 시흥군에 속했던 지역으로 영등포구, 구로구에 편입되기도 했다가 1995년 마침내

빈 공간을 공유지로, 극장을 광장으로

유영봉 극단 서울괴담 대표, 월장석친구들 프로젝트매니저

인터뷰 장소인 천장산우화극장을 찾아가면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리 받아본 자료에 따르면 천장산우화극장은 성북정보도서관 지하 강연장을 리모델링하여 올 3월 개관했다고 한다. 극장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월장석(월계동·장위동·석관동)친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성북정보도서관에서 ‘월장석방방방’이란 프로그램을 네 차례 기획하고 진행했다. ‘신년모임’ ‘귀신의 집’ ‘어른이 놀이방’ 등을 테마로 공연을 한다든가, 아트마켓을 연다든가, 요리를 하는 등 도서관을 전혀 다르게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다. 2016년에는 극단 서울괴담의 이 성북정보도서관 곳곳에서 장소특정 공연으로 올려지기도 했다. [천장산문방9]라는 반년간지도 발행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과정이 극장 개관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들썩들썩 판이 벌어지고,

주민들의 질적·양적 성장이 ‘진정한 성장’

2018 상반기 아르떼 아카데미 <자치와 마을 공동체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지난 1월 2018 상반기 아르떼 아카데미에서는 ‘마을 공동체’ 관련 소재로 연수가 진행되었다. 연수의 주요 내용으로는 주민 자치에 의한 마을 공동체를 탐구하고 그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는 것이다. 영하 10도가 훌쩍 넘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모인 연수생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던 2박 3일간의 프로그램 중, 셋째 날 ‘체험 및 토론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마을 공동체’, ‘지역 문화’라는 키워드가 문화예술 정책으로 중요하게 떠오른 지는 꽤 되었다. 주민, 기획자, 행정, 세 개의 주체가 마을 안에서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주제로 만나면서 기획자들에게는 주민들이 쉽게 접할

오며가며 들르는 문화공간_행궁동 문화슈퍼

동네 어귀마다 하나씩은 자리 잡은 슈퍼는 오며가며 누구나 들를 수 있는 편한 공간입니다. 반면에 문화예술 공간이라고 하면 소시민들의 일상생활과 다소 거리가 있는, 예술가들만의 전용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죠. 그런데 수원시 행궁동에는 동네 주민, 지나가는 여행객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문화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행궁동 문화슈퍼에요. 지금부터 행궁동 문화슈퍼의 이야기를 시작할까요?     세계문화유산 ‘화성’ 안에 있는 동네인 행궁동. 도심 한 가운데 낮은 지붕, 골목길들이 남아있어 방문객들에게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곳입니다. 행궁동은 다른 동네에 비해 문화 예술적 자원이 풍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