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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남겨두지 않도록,
재난에서 회복으로

리슨투더시티 ‘장애포괄 재난 관리 프로젝트’

“재난은 우리 사회에 평상시에 있던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뿐이지 새로운 문제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리슨투더시티의 프로젝트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6년 구마모토 지진, 2017년 포항 지진을 겪은 장애인 그리고 2019년 고성, 속초 산불을 겪은 노인, 2020년 코로나19를 겪은 사람들과 이에 대응해온 NGO 활동가들을 인터뷰하고 재난에 대해 사고하는 프로젝트이다. 구마모토의 한 인터뷰이는 위와 같이 말하며 재난이란 전혀 특별하지 않고, 그저 일상의 문제가 잘 보이는 것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재난의 두 가지 속성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주위의 소외되고 몫이 없는 사람들은

고유의 색을 지키며 변화하는 삶터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시골 마을, 결핍이 만들어 낸 변화 지역의 결핍은 인구감소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떠나고, 출생인구가 준다는 것 그 자체로도 엄청난 결핍이다. 이런 결핍은 사람들의 힘을 빠지게 한다. 하지만 가끔 결핍은 또 다른 에너지로 전환되기도 한다. 가미야마 마을이 그랬다. 마을의 결핍을 외부에서 채우기 위해 가미야마 사람들은 스스로 변화를 택했다. 『마을의 진화』는 일본 작은 산골 마을이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들이며 멋진 변화를 만들어낸 이야기다. 가미야마 마을은 인구소멸지역이었다. 산골 마을을 세계적인 예술가 마을로 만들자는 누군가의 무모한 구상은 마을의 빈집을 활용한 예술가 레지던시 사업을 탄생시켰다. 낯선

우리 집 책장에서 시작하는 유쾌한 혁명

일상을 지키고 바꾸는 성찰과 실험

동네, 마을에 누가 사는지 굳이 몰라도 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느끼는 시대이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공동체적 감각이 무뎌지고 사라져감에 대하여 경각심을 일으키는 말과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한편으론 공동체적 감각을 깨우고, 시대에 맞는 공동체성을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관점에 대해 이해되고 공감되는 제안과 해결책, 대안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공동체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과 공동체의 고유한 특성이 담기지 않은 ‘찍어낸 듯한’ 단기적인 사업들 중에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것들도 많아 보였다. “세계적으로 상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한 자크 엘륄(Jacques Ellul)의 다른 말

오로지 내 취향대로, 내 마음대로

춘천문화재단 커뮤니티 심리방역 프로젝트 ‘도시가 살롱’

“춘천 답답하지 않아? 어딜 가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너무 불편할 것 같아.”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지역에서만 살고 있기에 듣는 질문이다. 실제로 걷다 보면 지인을 마주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아침에 집에서 봤던 가족을 낮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도 한다. 건널목에 서 있으면 신호대기 중이던 차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고 나는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주는 풍경도 일상. 다정하게 바라보며 따스운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내게 춘천은 아주 잘 만들어진 세트장 같은 느낌이다. 화양연화 녹색시간 내 기억 속 라떼는 말이야 9년 전 문화예술판에 처음

주인 된 마음, 자유롭고자 하는 의지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지역화’ ‘지역 중심’ ‘주민 주체’라는 화두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진정한 지역 중심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리고 그 노력을 지속하기 위한 힘은 무엇일까?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온화하지만 강단 있는 눈빛으로 이 생태계의 ‘주인’으로서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천 배다리 마을 한가운데 무심한 듯 아담하게 자리 잡은 생태공원을 지나 골목을 돌면 깡통 로봇이 반기는 스페이스 빔이 보인다. 2007년 이곳에 자리 잡은 후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예술적 매개와 촉매, 중재 역할을 고민하면서 서울 중심의 자기장, 제도와 관행, 관리와

나의 예술은 지속 가능한가

연속칼럼④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질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하자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의 문이 닫혔다. 영화 촬영이 중단되고 작은 서점의 행사와

재밌고 의미 있고 의리 있게,
계속될 도전

연속칼럼③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지속가능성이 아니고 지탱가능성이에요?”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다 보니 ‘지탱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했다. 그러나 왠지 더 확

삭제하고 장난치고 사과하라

연속칼럼②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브레인컨트롤> (사진_정사원) 삭제하기 지운다. 삭제한다. 버린다. 핸드폰에 있는 사진도 지우고, 컴퓨터에 있는 파일도 삭제하고, 방 안에 있는 물건도 버린다. 엄밀히 말하면

을은 됐고, 갑으로 가자!

연속칼럼① 지탱가능한 예술활동

코로나19로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예술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도, 예술도 계속된다. 여러 변화와 위기의 순간을 지내온 예술가들이 각자의 삶을 지키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네 명의 예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본다.   ① 박찬국 여기서 예술/작가    ② 정진세 극단 문 대표, 극작가‧연출가    ③ 박성선 미리오페라단 예술감독    ④ 이성미 시인‧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비현실성의 슬픔이 배지 않은 미의 경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미의 충족은 유토피아처럼 현실의 기대를 배반하면서 가상에서만 실현되는데 그것이 삶 이상의 삶을 가능하게

지금 여기, 건강한 욕망의 조화를 위하여

조미자 진접문화의집 관장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쉽게 구분이 안 된다고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실은, ‘생활문화’라는 개념이 정책에서 전면화되면서 생기는 혼란이 상당하다. 자칫 생활문화가 동아리와 집단성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 공동체의 결속을 이끌어내면서도 개인을 지우지 않는 강력한 모델이 있다. 얼핏 모순되는 말처럼 느껴지지만, 조미자 관장과 진접문화의집이 오랫동안 견지하고 지켜온 태도다. 진접문화의집을 전국구 스타로 만든 ‘나와유’ 축제에서 보여준, 부침개 한 장을 나누는 과정에서 개인의 선택과 움직일 공간을 보장하면서도 커뮤니티의 조화를 잊지 않는 균형감각은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두루 탐구대상이 될만하다.

잊었던 그 이름을 다시 부르며

일상이 배움이 되는 문화예술교육

오래전 들었던 얘기 몇 가지. 어느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물었다. 자연이란 무엇인지? 아이들은 저마다 “꽃이다” “숲이다” “지구다”라는 말을 하는데, 한 아이가 슬며시 그랬단다. “자연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자연”이라고. 또 하나. 들판을 가다 예쁜 꽃을 보고 아이는 “와, 예쁘다!” 하는 탄성과 동시에 꽃을 꺾었다. 어머니는 교양있게 “꽃아, 미안해”하며 꽃을 꺾었다. 스님들이 나무하러 갔다. 어느 스님이 자꾸 죽은 나무만을 모으자 한 스님이 물었다. “거긴 여러 생명들이 깃들어 사는데 그걸 불태우시게요?”. 어느 봄날 친구가 청도의 한 마을에 갔더니 마을이 홀라당 비어 있는데 한

지구 생태계와 미시적 관계 맺기

2019 강원 창의예술교육랩 포테이토클럽 ‘에코-에듀랩’

2016년부터 국제연합(United Nations, UN)은 인류 공동의 과제로써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설정하여 인류의 보편적 문제인 빈곤,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에 더해 지구와 환경문제로 구분할 수 있는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물, 생물다양성과 경제 사회문제로 구분될 수 있는 기술, 주거, 노사, 생산, 고용, 소비, 사회구조, 법, 대내외 경제 등 분야 관련 17가지 목표를 설정하였다. 특히 SDGs에서는 지구와 환경에 대한 목표가 강조되었다. 지속 가능성, 지속 가능한 개발/발전을 위해 빈곤, 난민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평화와 정의가 중요하다, 생물종 다양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식의

생태적 삶을 향한 은근한 미학적 저항

전원길 자연미술가,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전시감독

코로나19의 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구는 이미 인류세에 접어들었고 그 파국의 위기가 도래한 듯 인간의 삶이 멈춰 섰다. 이미 오래전에 ‘멈춤’을 실천했어야 했다. 멈추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자연미술가 전원길의 삶은 느린 삶이다. 그 삶의 수행에서 생태적 삶의 대안은 무엇인지 물었다. 지난해 하동에서 열린 ‘차밭을 걷다’ 프로젝트를 아주 흥미롭게 보았다. 작가님도 참여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 경남 하동군 악양의 ‘지리산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에서 일하는 전민정 선생이 하동 차밭에서 야외설치미술전을 하면 어떻겠냐며 찾아왔다.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단순히 차밭에 작품을 놓는 것보다는 그 지역의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순환과 연결을 위하여

생태예술네트워크 ‘조율’

근대적 사상의 근간이 되어온 것은 인간중심의 이분법적 사고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간과 비인간을 나누는 이분법적 잣대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성과 위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지구적 전염병 확산도 그 예가 될 것이다.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하나로 주목받는 것이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이다. 인간과 비인간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 왔고, 그 이질적 연결망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역사와 문화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질적 연결망 속에서 각 개체의 지속적인 상호공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가

위험 속에서 예술이 마주해야 할 것은

인간의 교감을 돕는 기술

지난 3월과 4월 각 방송사에서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 시대에 각자 적응하는 방식으로 공연 영상을 내보내는 시도들이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대중음악, 판소리, 창작뮤지컬 등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한자리에 모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특집은 집에 머물고 있는 청중에게 테크놀로지를 통해서 현장 공연의 느낌을 전달하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무관객 라이브’로 진행된 공연은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하는 아티스트와 텅 비어 있는 객석의 대비가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수준 높은 공연이었지만 진행자 몇 명의 박수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 쓸쓸하기도 했다.

인간과 기술, 앎과 실천의 관점을 만드는 실험

최빛나·송수연 언메이크랩

언메이크랩(Unmake Lab)은 인간, 기술, 자연, 사회 간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전시뿐만 아니라 연구, 교육, 출간 등의 풍부한 활동으로 풀어낸다. 또한 일방적인 시선으로 질문하거나 설득하기보다는 함께 경험하고 생각하고 얘기하며 동시대의 관점과 의제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올 기술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문화예술 창제작 및 교육계의 논의가 한참인 요즘,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CV)에 대해 리서치하며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형태를 모색 중이라는 최빛나, 송수연 두 작가와 함께 급변하는 기술사회에서 시민적 창제작자가 가져야 할 시선과 시도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언메이크랩의 활동은 전시, 연구,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