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드는 감각은 파장과 전율을 만들고

사회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③

손병걸 시인 박지선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이광준 문화도시 플레이 플랫폼 대표 함돈균 문학평론가 공감과 공명은 사회적 상상력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한 예술가가 발신한 목소리에 다른 예술가들이 감응하고 자신의 상상력으로 펼쳐가는 연쇄 칼럼을 기획했다. 손병걸 시인의 글에 박지선 프로듀서, 이광준 문화도시 플레이 플랫폼 대표, 함돈균 문학평론가가 각각 감응하는 글을 보내왔다. 예술(교육)가는 어떻게 사회적 상상력을 촉발하고,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여러 갈래로 난 사회적 상상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보자. 바람은 보이지 않아도 시원하게 분다 손병걸 시인 버려진 기타 언제부터였을까 켜켜이 쌓인 먼지를 헝겊으로 문지르고 녹슬고

안전하고 느슨한 연결, 함께 펼치는 꿈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이 만드는 사회적 상상력

경기도 원당의 오래된 주택가에 노란 벽화가 그려져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꽤 넓고 따뜻하고 유쾌한 공간이 나온다. 18년간 사립 어린이 작은도서관 ‘책놀이터’가 있었고, 2018년부터 ‘상상공간 별-짓-’이라는 이름으로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이하 별책부록)이 운영하는 곳이다. 기획자 박미숙이 마련하여 운영하고, 여러 사람의 힘이 모여 20년 넘게 한 공간을 꾸리고 있다. 다양한 ‘별짓’이 지어지는 곳, ‘별책부록’의 이야기가 끝이 없다. 함께 애쓰는 사람들의 힘 재일조선학교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꾸렸다. 음악가, 사진가, 그래픽디자이너, 공예가, 도서관 관장, 연구자 6명이 “나이 들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거울에 비친 대화, 창 너머로 던지는 질문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상상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경계에 갇히지만, 상상은 세계를 두루 품는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은 문화예술교육이 지난 스무 해 동안 지켜온 길을 새삼 환기한다. 감각한 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힘, 현실의 경계를 넘어 미지의 가능성을 그려보는 능력은 인류의 가장 고유한 본질이다. 지난 20년 동안 문화예술교육은 이 상상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삶들을 이어주며, 사회의 감수성을 조금씩 바꾸어 왔다. 정책 20주년을 맞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두 권의 기획도서를 펴냈다. 『미적 인간을 위한 스무 개의 대화사전』은 오래된 화두를 돌아봤고, 『미라클 퀘스천』은 앞으로 마주할 질문을 탐색했다. 한 권은

삶과 죽음, 관계를 되새기는 균열의 시간

사회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②

제환정 예술교육가 김현묵 시각예술가 임체스 교육예술가 정보희 문화기획자 공감과 공명은 사회적 상상력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한 예술가가 발신한 목소리에 다른 예술가들이 감응하고 자신의 상상력으로 펼쳐가는 연쇄 칼럼을 기획했다. 제환정 예술교육가의 글에 김현묵 시각예술가, 임체스 교육예술가, 정보희 문화기획자가 각각 감응하는 글을 보내왔다. 예술(교육)가는 어떻게 사회적 상상력을 촉발하고,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여러 갈래로 난 사회적 상상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보자. 애도의 상상력, 삶을 재구성하는 시간 제환정 예술교육가 그리 친하지 않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형제들을 편애했다(물론 나의 주장이다). 나는 종종 아버지의 열 손가락을 깨물면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모두의 예술교육③ 저시력 당사자와 함께 감각의 경로 그리기

‘감각 너머’는 리움미술관의 접근성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 한 해 동안 워크숍, 강연, 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2025년의 주제는 ‘미디어’이다. 여기서 말하는 미디어는 단순한 기술적 매체라기보다, 감각과 감각 사이를 잇는 매개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탐색의 연장선에서 기획된 워크숍이 바로 <보자보다보니까>이다. 이 워크숍은 시각장애인, 그중에서도 ‘저시력’이라는 넓고 다양한 감각적 스펙트럼을 지닌 관객들과 함께 ‘접근 가능한 전시 감상’에 대해 고민하고 실험한 리서치 기반의 프로젝트다. 기존의 접근성 장치들이 주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거나 대체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이 워크숍은 ‘감각의 대체’를 넘어

우리의 내일을 함께 그리며

2025 꿈의 페스티벌 참가기

2025 꿈의 페스티벌에는 대한민국과 국제 청소년 3개국에서 모인 1,072명의 아동·청소년과 관계자들이 꿈의 예술단이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꿈의 예술단은 음악·연극·무용을 아우르는 꿈의 오케스트라, 꿈의 극단, 꿈의 무용단으로 구성되었으며, 8월 6일부터 8일까지 평창의 여름을 예술로 가득 채웠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이번 페스티벌에는 또 다른 새로운 시도도 있었다. 바로 시각예술교육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인 꿈의 스튜디오가 첫선을 보인 것이다. 이곳(평창)에서 꿈의 스튜디오 참여자들의 드로잉 작품들이 현장에서 영상자료로 활용되었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여기에 더해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에서

편협하고 뾰족한 삶을 향하는 정류장에서

사회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①

김월식 무늬만뮤지엄 관장 소수정 사운드 아티스트 이안정 교사·작가·교육학 박사 정창환 교사·충북교사극단 딴짓 대표 공감과 공명은 사회적 상상력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한 예술가가 발신한 목소리에 다른 예술가들이 감응하고 자신의 상상력으로 펼쳐가는 연쇄 칼럼을 기획했다. 김월식 무늬만뮤지엄 관장의 글에 소수정 사운드 아티스트, 이안정 작가, 정창환 충북교사극단 딴짓 대표가 각각 감응하는 글을 보내왔다. 예술(교육)가는 어떻게 사회적 상상력을 촉발하고,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여러 갈래로 난 사회적 상상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보자. 보편과 차이 중간, 뾰족한 삶의 장소 김월식 무늬만뮤지엄 관장 나이 오십 넘어 낳은 딸이

자유로운 몸으로, 공동체를 향하는 춤

엠마누엘 사누 무용가·쿨레칸 안무가

‘데게베’(Degesbe)는 부르키나파소의 민족어 ‘보보어’(Bobo)로 “무엇을 찾고 있는가?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다. 엠마누엘 사누가 2017년 한국에서 겪은 일로 작업한 공연의 제목이기도 하다. 공연 티저 영상에서 그는 “흰색이 없으면, 검은색을 볼 수 없고, 검은색이 없으면, 노란색도 없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경계를 구분 짓는 차별, 자격을 차별하는 불평등의 횡포 앞에서 ‘정상과 우리’라는 기준, 그런 것은 원래 없다는 듯 그는 춤춘다. 사회적 모순을 겪으며 사는 이들과 몸을 움직여 만드는 동작들은 자유로워서 즐겁고 그래서 더 격렬하다. 예술적 상상력을 지독해서 처연한 현실 속 사람들의 몸과 얼굴에서 찾는

다양성, 고유함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한 실천

동료 상담실② 문화예술교육에서의 사회적 상상력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STAN:D는 성남에서 활동하는 예술교육가들이 모여, 지역성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협력과 성장을 실천해 가는 자율적인 연대체이다. 이번 모임에서 ‘사회적 상상력’을 주제로, 문화예술교육이 공동체와 개인, 그리고 사회의 변화를 어떻게 상상하고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 상담 일시·장소 : 2025.8.29.(금) 판교역 cafe#8 • 동료 상담가 권소정(사유무대 총괄프로듀서), 김규진(연주하는 예술교육가, 소통예술함께 대표), 김율리아(스탠드 사무국장), 서혜윤(작곡가, 스탠드 교육팀장), 허수빈(설치미술 작가, 미래교육 설계자) Q. 왜 지금, 사회적 상상력일까? 수빈  용어 자체가 새로워서 왜 이런 연구가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했어요. 사회적 문제를 상상력으로

허구의 안전함, 허구의 상상력, 허구의 진실됨

이란희 영화감독·예술교육가

이란희 감독의 신작 <3학년 2학기>가 개봉했다. 직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창우는 졸업을 앞두고 있다. 3학년 2학기. 졸업 전에 실습을 준비하고 있는데, 가고 싶었던 곳은 떨어지고 선생님이 권하는 곳은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물어보지만, 엄마도 답을 줄 수는 없다. 창우는 심드렁한 친구 우재와 함께 결국 출근을 시작한다. 서투른 창우는 일을 배우면서 이런저런 실수를 하고 일을 가르치고 시키는 공장의 ‘어른들’은 그런 창우에게 무뚝뚝하다. 공장만이 아니다. 대입을 준비하는 동생 영우의 학원비며, 전세금이며 빠듯한 살림살이에 이제 창우도 보탬이 되어야 한다.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의

전통의 묵향으로 오늘을 새롭게

예술로 365길㉑ 담원묵향회

담원묵향회 대구 달성군 다사읍 왕선로 52 502호 10:00~20:00 (매주 토, 일 휴무) 053-588-6780 홈페이지 2009년에 설립된 담원묵향회는 서예를 중심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현대 사회와 소통하는 열린 교육을 지향해 왔다. 이러한 활동의 저변에는 바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이 깔려 있다. 옛것을 본받되 단순히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대상에 맞는 새로운 형식과 가치를 창조하는 것. 이것이 담원묵향회가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의 길이다. 서예를 배우고 연습하는 공간을 넘어 예술적 소통과 공동체적 교류가 가능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담원묵향회의 문화예술교육은 삶 속에서 예술을 체험하고 인성과 감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위기의 시대, 우리를 구원할 기적 같은 대화

문화예술교육 정책·기관 창립 20주년 기념 북토크 포토리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올해 상반기 문화예술교육 정책 수립 및 교육진흥원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간 정책과 제도의 변화 속에서도 한결같이 치열하게 고민해온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성찰과 향후 문화예술교육이 여러 분야의 지식을 넘나들며 만들어 가야 할 미래 방향을 담아 기획도서 『미적 인간을 위한 스무 개의 대화 사전』과 『미라클 퀘스천』을 발간했다. 이를 기념해 지난 7월 30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북토크가 열렸다. 폭염을 뚫고 행사장을 찾은 많은 사람의 관심과 열기 속에 펼쳐진 북토크 현장을 사진으로 함께 만나보자. “결국, 예술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미적 인간을 위한 스무

나도 모르게 물들어가는, 물들여가는

[좌담] 사회적 상상력을 일으키는 미적 체험의 힘

새로운 감각이 열린 순간들 예술의 상상력이 가진 힘 • 일 시 : 2025.8.9.(토) 오후 4시 • 장 소 :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회의실 • 참석자 김병주 서울교육대학교 교육연극학과 교수‧프락시스 예술/교육감독, 신보슬 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장은정 춤추는여자들 대표,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좌장) 장은정, 서지혜, 신보슬, 김병주 서지혜  예술교육은 왜 굳이 사람을 흔들고 깨우려 애쓰는가. 무대와 전시, 우리가 보고 듣고 행하는 예술적 실천 속에서 일어나는 감각의 파동은 왜 개인의 심장을 뛰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회로 퍼져나가는가. 오늘 좌담은 바로 그 파동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자

얽힘과 설킴으로 관계를 만드는 예술 실천의 조각들

천근성 작가·피스오브피스 대표

피스오브피스(piece of peace), ‘평화의 조각’이란 뜻이다. 공동의 일을 위해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모이는, 천근성 작가가 꾸리는 예술 콜렉티브의 이름이다. <자투리 잡화점> <이웃집 홈리스> <서울아까워센타-유기사물구조대> <수원역전시장커피> 등 개인 천근성의 예술작업과 피스오브피스의 예술 활동은 모두 사회적이고 관계적인 특성이 돋보인다. 예술교육자 파블로 엘게라(Pablo Helguera)의 저서 『사회 참여 예술(socially engaged art)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예술가와 공동체가 협력하며 사회적 변화의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사회 참여 예술의 본질이라고 설명한다. 동시대 예술의 최전방으로서 그의 예술 실천이 사회 참여 예술의 전형으로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이다. 예술가 천근성과 필자와의 인연은 비교적 최근이다. 지금은

먼지처럼 작은 생명들과 연결되기

오늘부터 그린㊴ 미시 존재들과의 공생

처음으로 먼지와 꽃가루에 주목하게 된 것은 팬데믹 직후였다. 우리가 모두 환경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생명공동체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시기다. 그 영향력은 우리의 일상에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났다. 정치·경제적 위기와 불균형, 사람을 대체하는 다양한 기술의 등장, 비대면의 일상화 등 우리는 생태계에 대해 완전히 다른 관점을 얻게 되었다. 나 또한 작업의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 시작은 단순히 우리가 호흡만으로도 공기 중의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바깥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자 하는 생각이었다. 현미경 속 미지의 존재들 가장 먼저 해야 할

문화예술교육의 집단 기억 만들기

[기획 리뷰] 참여자 기-억하기

올해는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의 제정으로 시작된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2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기념하는가? 문화예술교육은 누구에 의해 기억되는가? 문화예술교육을 기꺼이 기억하는 그들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타자화된 그 하나의 역사(his/story)가 아닌 당사자의 목소리로 구술되는. 그리고 그렇게 쌓여가는 집단 기억(collective memory)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새롭게 기록하여야 할 시점이다. ‘어릴 때부터 망토 쓰고 뛰어내리며 하늘을 날고 싶었다’ 흥미롭게도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는 참여자, 예술강사, 기획자에게 듣는 문화예술교육의 이야기는 종종 화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한다. 책 읽기, 과학 실험, 발레와 피아노,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