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7년 차 만화애니메이션 분야 학교 예술강사입니다. 올해는 광주에서 고흥까지 왕복 300km 이상의 거리를 운전하면서 출강하느라 애쓰고 있지요.
많은 예술강사님이 그러하듯 저 역시 예술강사 지원사업이 꾸준히 유지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학생의 만족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여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학생의 성향도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처음 예술강사로 선발되었을 때 짧은 의무연수를 받긴 했지만,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직접 학생들과 부딪치며 수업내용을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초기에는 밤새 공들여 준비한 수업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고, 수업이 지루하다고 딴짓하거나 잠을 자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수업내용을 고치고 교수법을 수정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 7년 차가 되어 수업내용도 알차게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아져서 조금 더 즐겁고 편하게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고민
저에게는 일명 ‘꿀잼’ 수업 주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강사님도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참여를 이끄는 수업 노하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술강사 간에 이런 수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활용한다면 더 많은 학생이 더 나은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2020년 광주서구문화원에서 주관한 예술강사 지원사업 ‘기똥찬 연구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예술강사는 주로 각자 수업하고 각자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같은 지역에서도 거의 만나지 못하고 한 해를 보내는 일이 많습니다. 원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닌 이상 워크숍 같은 행사가 아니면 얼굴 보기가 힘듭니다. 학교에서 수업할 때 아무리 힘들고 고민스러운 부분이 생겨도 혼자 해결해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저 역시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다른 강사들과 소통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구모임이라는 지원을 통해 적은 인원이라도 모여서 수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감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연구모임 구성원을 찾을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만화애니메이션 예술강사 대부분이 여러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일정한 시간에 참여할 수 있는 예술강사를 찾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저보다 경력이 많은 두 분과 함께하게 되어 연구모임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시간을 쪼개어 짧은 시간에 만나야 했기 때문에 정말 핵심만 골라 집중적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내놓았고, 앞으로 학생들과 더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구모임 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만나기 전에는 과연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해 주실지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연구모임 첫날 어색한 분위기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제가 모임의 목적이 학생들의 참여가 높았던 수업을 공유하고 각자의 노하우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을 때 다른 분들도 선뜻 자신의 수업 노하우를 꺼내어 주셨습니다. 서로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와, 그렇게 하면 정말 학생들이 좋아하겠네요!”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피드백과 지속가능한 연구 활동
연구모임에서 학교 현장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도록 대본을 적고 예시자료를 만들면서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적어도 3개 주제는 대본에 있는 그대로 수업에 활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연구모임이 초기 단계라 부족한 점이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다른 예술강사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활용하고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에 대해 다시 피드백을 받고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 연구모임이 사실상 각자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료를 만들다 보니 매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부족해 보입니다. 순수한 열정만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분명하고,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차원에서 여러 방식과 지원을 통해 전국에서 활동하는 예술강사의 수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현재는 자원봉사 수준의 적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수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충분한 보상을 나누어 준다면 더 많은 예술강사가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연구모임에서 추천했던 수업 주제는 ‘릴레이 노래 가사 그리기’였습니다. ‘어도비 프리미어’라는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기초적인 몇 가지 툴만 익히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학생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활용해서 바로 짧은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 있게 추천했습니다.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형식이라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자신의 그림을 노래에 맞춰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만족도 역시 매우 높은 수업 중 하나입니다. 혹시 2020년 기똥찬 연구모임 ‘만화야놀자’ 팀의 결과자료를 공유받고 싶으신 분들은 제 이메일(neerve@hanmail.net)로 언제든지 문의해주세요.
그럼 모두 예술강사로서 즐겁고 행복하게 활동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모두 예술강사로서 즐겁고 행복하게 활동하시길 바랍니다.
- 예술쌤의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 오랫동안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이끌며 자연스럽게 다져진 나만의 특별한 수업 노하우를 동료들과 나누어주세요. 독자게시판에 간단한 소개와 성함, 연락처 등을 남겨주시면 됩니다. [아르떼365]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 조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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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광주와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7년 차 학교 예술강사. 만화애니메이션과 기초회화에 대한 수업으로 초등부터 고등까지 전 학년을 담당하고 있다.
neerve@hanmail.net
사진_필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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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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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선생님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연구모임명도 기똥차게 멋집니다.
안녕하세요 독자님,
응원의 말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다 예술쌤은 올해 내내 연재될 예정이니 계속해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코로나와 비대면으로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쉬운데, 어려운 가운데서 꿀잼수업을 위해 연구하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멋지네요^^
어쩌다 예술쌤 앞으로도 재밌게보겠습니다~
선생님들의 연구 모임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기사가 마음에 듭니다.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도, 퇴근 후 집에 가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것이 수업 연구인데, 이런 연구 모임은 혼자서 하는 고민보다 훨씬 다양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항상 긍정적인 영향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선생님들이 모여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자칫 우물 속에만 갇힐 수도 있는 자신의 수업을 깨고 나오는 데에 크게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학교 현장에서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려운 시국이지만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