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창조성과 회복력을 강조하고 기념하기 위해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International Arts Education Week) 행사가 2020년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유네스코는 2010년 제36차 총회에서 ‘서울 어젠다’(Seoul agenda)를 채택하고 선포한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기념하여,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지정했다. 감염병이 확산하는 가운데 맞이한 올해의 주간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 91%의 학생들이 학교 폐쇄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고, 90%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문을 닫고, 예술가들은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예술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음을 강조했다. 예술교육이 고립 가운데서도 창조성을 발휘하게 하며, 마음을 회복시키고, 사람들과 지역사회 간의 유대를 돕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술교육의 영향력을 알리기 위해 세계예술교육연맹(World Alliance for Arts Education)이 유네스코와 협력하여 주간행사를 개최하였다. 전 세계의 예술교육 커뮤니티에 아동·가족·지역사회에서 예술교육이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올해 주간행사 참여 방법은 온라인으로 구성되었으며, ①해시태그를 통한 온라인 캠페인 ‘기념하기’(Celebrate), ②웨비나(webinar, 웹세미나)를 통한 ‘함께 배우기’(Learning Together), ③온라인으로 예술교육 활동을 공유하기 (Share Your Work) 등이 진행되었다.


유네스코 2020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축하 메시지(왼쪽)와 홍보 영상
[영상출처] 유네스코 (유튜브)
온라인으로 나누는 축하와 기념
‘기념하기’ 활동은 예술교육의 힘에 대해 온라인으로 활발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캠페인이다. 주간행사 기간 동안 △급진적 변화를 위한 급진적 실천, △멘토십에 대한 존중, △청년 리더십, △사회적 영향, △프로그램 스포트라이트, △혁신적 실천 등 매일 다른 주제가 제시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ArtsUnitesUs’(예술로 하나된 우리), ‘#ArtsEdWeek’(예술교육주간)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는 방식으로 전 세계 문화예술교육 종사자들과 관련 주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간행사 기간 동안 사이트 내에 ‘가상 공간’(Virtual space) 페이지를 운영하여 교육자와 예술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전시했다. 참가자들이 개인적인 예술 경험을 영상·그림·사진 등 작품으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이곳에 게시된다. 주제는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예술교육이 아동·청소년·가족·지역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전시된 작품 중 팬데믹과 관련하여 의미 깊은 작품은 유네스코에서 수집할 예정이다.
팬데믹 속 예술교육의 힘을 논하다
한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웨비나 시리즈 ‘함께 배우기’가 개최되어 팬데믹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예술교육 활동에 대해 논의하였다. 5월 23일부터 30일까지 9개 주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도적 지원에서의 예술교육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에서 예술교육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이 공유되었다. 예술적인 행위들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전쟁을 겪고 있거나 삶의 터전에서 유리된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이다. UN 산하 기구나 NGO들은 긴급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에게 보호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대개 예술 활동을 활용한 대안적인 교육 방법을 개발한다. 이 웨비나에서는 인도적 활동에 예술을 접목한 마농 르 플루르(Manon Le Flour), 조엘 알레산드라(Joel Alessandra), 뤼즈 프로(Luz C. Pro)가 자신들의 활동과 성찰, 그리고 시급한 이슈들을 나누었다.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 행동을 위한 요청
국제미술교육협회(International Society of Education through Art, InSEA) 전 회장이자 현 포르투갈 시각커뮤니케이션교사협회(Portuguese Art Teachers Association, APECV) 회장 테레사 토레스 드 에사(Teresa Torres de Eça) 박사와 크리에이티브 제너레이션(Creative Generation) 창립자 제프 풀린(Jeff M. Poulin)이 세계예술문화예술교육 주간 참여 가이드를 제시했다. 세계문화예술교육의 역사와 활동을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올해 주간행사에는 어떤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세계의 예술교육자들과 지지자들에게 예술교육을 위한 행동을 시작하도록 촉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테 리토 토이 : 충격적인, 혹은 인생을 바꾸어놓을 사건 후에 학교로 돌아가기
코로나19로 6개월간의 휴교 기간을 가진 후 다시 문을 연 뉴질랜드 학교의 경험이 공유되었다. 특히, 등교수업을 시작하면서 학교 교육의 중심에 예술과 웰빙(wellbeing)을 두었다. 이를 위해 교사와 학자가 협력하여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예술교육 웹사이트 ‘테 리토 토이(Te Rito Toi)’를 열고, 코로나19로 집단적인 트라우마를 겪은 후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수업하는 교사들을 위한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 공연 : 마코코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사회적 복지의 길
나이지리아의 슬럼가 마코코(Makoko)에 사는 아이들은 추방, 학대,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오는 위험에 처해 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대학에서 음악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는 플로렌스 뉴위키(Florence Nweke)는 지역의 아이들에게 음악교육을 통해 자신감과 꿈을 주고자 한 사례를 공유했다. 음악교육을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며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는 모습과, 음악교육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다각도로 보여주었다.
UN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예술교육의 필요성
음악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활동가 패트릭 카반다(Patrick Kabanda)와 트리시아 턴스톨(Tricia Tunstall)은 웨비나를 통해 예술교육과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관련성을 공유하였다. 이들은 예술교육이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예술교육자와 정부, NGO 사이의 파트너십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프레첼 연합 극단 :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세계화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
프레첼 극단(Pretzel Theatre)은 전 세계의 청년들이 연극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동적인 극단이다. 웨비나에서는 프레첼 극단이 디지털 기술과 전문 퍼실리에이터들의 활동을 통해 문화, 사회, 경제, 국가, 언어 등 배경이 다른 젊은 예술가들을 모아 공연을 창작하는 과정을 공유했다.
회복의 예술 : 예술, 웰빙, 그리고 창의성
아르헨티나에서 예술교육 활성화에 힘쓰고 있는 이네즈 상귀네티(Inés Sanguinetti)는 세미나를 통해 자신의 재단에서 진행한 예술 치유 프로젝트 ‘예술, 웰빙, 그리고 창의성’(Art, Wellbeing and Creativity)을 소개했다. 상귀네티는 오늘날 교육이 과도한 편견과 과소한 공감으로 학생들을 고립시키고 통제하여 타인과의 유대를 방해하고 있으며, 예술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지역과 분야의 예술가들이 학교로 가서 교사들의 수업을 돕고, 교육과정에 예술을 포함시키며, 예술가·교육자·지역사회 사이의 소통을 활성화하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홍콩 팬데믹 상황 속에서의 혁신적인 무용교육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학교와 교육이 중단되었고, 이는 무용교육에도 같은 영향을 미쳤다. 무용교육에는 움직임과 사회적인 연결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홍콩공연예술아카데미 교사 안나 챈(Anna Chan)과 스텔라 로우(Stella Lau)는 어떻게 격리 기간 동안 학생들의 필요를 채우는지 경험을 나누었다. 여러 온라인 교육과 프로토콜을 도입하고, 테크닉과 무용, 공연과 결합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챈과 로우는 또한 격리 기간 동안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용이라는 개인적 표현과 창조성, 자기 자신을 돌보는 능력이 지역사회를 재건하고 공동의 회복을 도울 수 있음을 알려준다.
예술교육 속에서 서울 어젠다의 영혼 부활시키기 : 유네스코 어젠다2.0을 향하여 – 서울 어젠다 10년에 대한 고찰
서울 어젠다 10주년을 맞아, 대륙별로 예술교육에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성찰과 미래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환영 강연에서는 2019년에 발표된 ‘프랑크프루트 선언’(Frankfurt Declaration)과 관련하여 서울 어젠다를 짚어보고, 2006년의 ‘리스본 로드맵(Lisbon Roadmap)’으로부터 서울 어젠다가 도출된 계기를 살펴보았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프랑크프루트 선언’에 응답하여 행동할 수 있는 방안과 UN 지속가능개발목표에 예술교육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공유되었다.
[웨비나 시리즈 ‘함께 배우기’]
웨비나 시리즈 ‘함께 배우기’
개최일 주제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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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에서의 예술교육
Arts Education in Humanitarian Aids
202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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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 행동을 위한 요청
International Arts Education Week : A Call to Action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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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 리토 토이 : 충격적인, 혹은 인생을 바꾸어놓을 사건 후에 학교로 돌아가기
Te Rito Toi – Returning to School After Traumatic or Life Changing Events
202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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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공연 : 마코코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사회적 복지의 길
Musical Performance : Path to Social Well-Being Among Children Living in Deplorable Environment in Makoko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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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예술교육의 필요성
The Need for Arts Education in the United Nation’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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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의 혁신적인 무용교육
Dance Transforming Education Throughout the Pandemic in Hong Kong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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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첼 연합 극단 :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세계화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
Pretzel Theatre Collective: Youth Response to Globalization in Changing Times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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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예술 : 예술, 웰빙, 그리고 창의성
The Art of Resilience : Art, Wellbeing, and Creativity
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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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교육 속에서 서울 어젠다의 영혼 부활시키기 : 유네스코 어젠다2.0을 향하여 – 서울 어젠다 10년에 대한 고찰
Reviving the Soul of the Seoul Agenda on Arts Education : Towards a UNESCO Agenda 2.0 – Reflecting on 10 Years of the Seoul Agenda
오드리 아줄레(Audrey Azoulay)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번 주간행사 개최를 기념하여 “창조성은 위기의 때에 꼭 필요한 회복을 준다”면서 “교육은 (회복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의 발언처럼 예술교육이 지닌 창조성과 연대의 힘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지고 있는 시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영역이 중단과 멈춤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예술교육의 힘으로 새로운 시작이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없음
국제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