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영원하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꼬마작곡가 워크숍 및 오픈클래스를 마치고

뉴욕 필하모닉의 VYC(Very Young Composers,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을 채택한 전 세계 모든 나라 중에서 한국은 특별하고 단연 눈에 띄는 나라이다. 한국의 꼬마작곡가는 미국 뉴욕에서 진행하는 VYC 프로그램 규모의 약 3배에 달하며, 뉴욕보다 훨씬 많은 티칭아티스트를 고용하는 한편, 예산 규모 역시 뉴욕의 약 3배에 육박한다. 현재 서울을 포함한 10개 도시(의정부, 성동, 연수, 하남, 군포, 용인, 전주, 김해, 통영)에서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VYC 프로그램이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꿈의 오케스트라(한국형 엘시스테마)와 관계를 수립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의 교류는 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국립국악원을 비롯한 수많은 지역 오케스트라, 학교, 앙상블과 연계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음악엽서(Musical Postcards) 교환이 이뤄졌으며, 데이빗 게펜홀 무대에서 한국과 미국 어린이들의 작품이 연주되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처음 브릿지(Bridge)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중 하나인 원태현(관련기사 – 내 생각이요? 음악으로도 표현합니다) 군은 2016년 뉴욕 필하모닉 비엔날레(NYPhil Biennial) 기간에 열린 VYC 2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실시간 동시방송에 출연했다. (원태현 학생은 현재 하남지역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의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이다!)
다소 엄격한 전통적 사회 구조 속에서도 어린이들이 문제해결 능력과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성인으로 커나가기를 열망하는 보다 진보적인 교육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의 교육가들이 꼬마작곡가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꼬마작곡가가 다른 교육 프로그램보다 노동집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꼬마작곡가가 제공하는 모범사례와 영향력 면에서는 수치적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이해하고 있다. 또한 계속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테크닉을 교환하고 파트너십을 가져가기를 원한다는 점에 대해 뉴욕 필하모닉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러한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앙헬리카와 나는 지난 9월 10일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특히 10-14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꼬마작곡가의 심화 과정인 ‘브릿지 작곡가(Composers Bridge)’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국의 티칭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클래식과 국악 부문의 지역 혹은 국립 오케스트라와의 협업을 독려하는 한편, 음악엽서(Musical Postcards) 교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했다.
  • 꼬마작곡가 프로그램 중간 워크숍
  • 존 딕, 원태현 학생
세미나·워크숍
도봉숲속마을 1-2일차
조용하고 편안한 워크숍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진흥원은 도봉구 북한산 국립공원 근처에 멋진 공간을 마련했다. 온종일에 걸쳐 다양한 미팅과 활동으로 구성된 워크숍은 앙헬리카와 내가 이끄는 워밍업 프로그램과 함께 시작되었고, 그 뒤로 한국 티칭아티스트들의 워밍업 활동이 이어졌다. 한국 티칭아티스트들의 오프닝 활동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기뻤고, 함께 아이스 브레이킹 세션을 통해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
우선 꼬마작곡가의 철학과 발전상에 대한 자세한 개요를 발표했다. 앙헬리카와 함께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발표 이후 토론이 이어졌다. VYC의 역사에서 한국 꼬마작곡가의 두드러진 활약상이 새삼 놀라웠다. 이날의 워크숍에서는 행정상의 세세한 부분에서부터 학부모와의 소통, 교육활동 및 기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다뤘다. 또한 꼬마작곡가들이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창작 과정과 함께 다양한 후속 활동을 열심히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매우 기뻤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학생들의 창의적 목소리를 독려하고 이끌어내기 위한 교육 활동들이었다. 종소리 울리기, 바닥에 선 그리기(“이 선을 넘는 순간 여러분은 작곡가가 됩니다!”), 화자에게 집중하기 위해 타악기 채를 ‘상상의 마이크’로 활용하는 방법 등 수많은 유용한 아이디어들이 소개되었다. 다양한 형식, 안무와 노래, 예술 장르의 결합, 학부모 대상 오픈클래스 등 성공적인 사례들이 공유되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가족 대상 프로그램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한국은 성공적인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한 학부모가 다음과 같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전 원래 제 아들이 좀 둔하고 습득하는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꼬마작곡가 수업과 발표회 덕분에 지금은 아들의 내면에 있는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기보법과 음악의 기초이론 중 하나인 솔페지(Solfege)를 배우지만, 한국 어린이들은 자유로운 작곡 과정을 위해 그래픽 악보를 선택했다. 그래픽 악보를 사용해 연주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허밍을 하거나 노래 혹은 몸짓으로 악보를 표현하고 연주자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상세한 음표를 악보에 옮겨 적는다. 이 과정은 매우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앙헬리카의 지도에 따라 참가자들은 4-5명으로 구성된 소그룹으로 나뉘어 몇 가지 그래픽 악보를 활용한 즉흥 작곡(improvised compositions)을 수행했다. 미국에서 자주 하던 작업을 새롭게 변형한 이 활동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앙헬리카는 또한 저스틴 하인즈(Justin Hines)의 곡, <뮤직 머신(Music Machine)>의 변주곡을 만들었는데, 이는 전자 기법을 활용한 사운드에 착안해 아이들이 몸짓을 만들고 여기에 다양한 소리와 몸짓을 결합하는 활동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종류의 신체적 활동을 매우 좋아한다. ‘귀의 판타지(Ear Fantasy)’에서는 다양한 토론과 시연이 진행되었는데, 이 게임을 통해 아이들은 특정한 음정과 3화음, 즉석 화음에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싣게 된다.
둘째 날의 마지막 순서로 자유 주제 토론이 있었다. 이날의 토론에서 집중 조명된 주제는 바로 ‘부모의 역할’이었다. 이 주제에 대한 접근이 미국보다 한국에서 훨씬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의 음악 작업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부모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들을 나눴다. 그리고 내성적인 아이들 혹은 특별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 아동들이 안전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마음을 열고 자신의 내면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몇 가지 기법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스토리라인에 대한 이해, 또한 음악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어 판단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 티칭아티스트의 자아 성찰 및 비판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다. 이렇듯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와 우려사항이 실제 교실현장에서는 어떻게 다뤄지고 있을까? 우리는 이것을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도봉숲속마을 세미나·워크숍
하남, 꼬마작곡가 오픈 클래스
하남은 서울 동쪽에 위치한 큰 도시이다. 오전에는 꼬마작곡가 수업을, 그리고 오후에는 브릿지 수업을 참관했는데 그야말로 뜻깊고 감명 깊은 시간이었다. 수업은 각각 3시간씩, 수업 별로 약 15명의 학생들이 3명의 티칭아티스트에게 지도를 받는다. 워밍업 세션에서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하는 한 남학생을 발견했다. 티칭아티스트 중 한 명이 뒤에서 아이를 부드럽게 안은 채로 양손을 잡아 다른 아이들과 함께 원 대형에 계속 합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이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다음 순서는 플루트, 클라리넷, 호른으로 구성된 악기 인터뷰(Instrument Interview)가 진행되었다. 아이들의 인터뷰 준비를 위해 티칭아티스트가 미리 준비한 질문들을 던졌다.

아이 : 어느 악기가 가장 높은 음을 내나요?
티칭아티스트 : 여러분의 생각은 어때요? (학생들이 여러 가지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다.) 그럼 어디 한 번 볼까요?
이것은 매우 훌륭한 탐구 지도 방법 사례이다. 티칭아티스트가 처음에 질문을 하고 ‘정확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질문과 답을 스스로 찾아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플루트 연주자가 박수와 함께 입장한다. 그녀는 변주와 꾸밈음을 사용해 <반짝반짝 작은 별>을 근사하게 연주했다.

티칭아티스트 : 방금 들은 소리를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 : 폭신해요! 말랑말랑해요! 부드러워요! 뽀드득 뽀드득해요! 딱딱해요! ‘펑’ 소리가 나요! 맛있어요!
티칭아티스트 : 이 소리는 어때요?
아이들 : 무서워요, 귀신 소리 같아요! 빗방울 소리 들어보고 싶어요. 새 소리 들려주세요! 물소리요! 케이팝이요! 비명 소리요!
티칭아티스트와 아이들의 대화를 지켜보면서 나는 마치 천국에 있는 듯 했다. 플루트 연주자도 즐거워하는 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말은 거의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악기 인터뷰’의 전형을 몸소 보여주었다. 악기 인터뷰는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월리스 박사(Doc. Wallace)와 내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악기가 사람처럼 주인공이 되어 인터뷰를 이끌어간다. 한국의 티칭아티스트들은 매우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악기 인터뷰를 진행했다.
클라리넷을 거쳐 마지막으로 호른 연주자의 차례가 다가왔다. 커다란 환호와 함께 입장한 호른은 <백조의 호수>에서 따온 멜로디를 연주한다.

아이들 : 소리가 매끄러워요. 누군가 우는 것 같아요. 우주 공간이 떠올라요.
호른 연주자 : (벨(bell) 부분 안에 있는 오른손을 보여준다.) 열린 상태죠.
아이 : 공기가 어떻게 통과하나요?
호른 연주자는 놀랍게도 이미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놓은 상태였다. 그는 미리 준비해온 긴 정원용 호스를 티칭아티스트에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호스의 끝에는 마우스피스가 달려 있었다. “호른을 길게 늘이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라는 대답과 함께 호른 연주자는 한 학생에게 호스에 달린 마우스피스를 사용해 음을 하나 연주해보라고 주문했다. 몇 명이 시도 끝에 한 학생이 드디어 성공했다.
이번에는 연주자가 아주 작은 호른을 꺼내어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이 : 큰 호른하고 비슷한데 좀 더 부드러운 소리가 나요!
호른 연주자 : 여기에 대고 한 번 불어보세요!
아이 : (실제로 음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후) 와! 제가 해냈어요! 이것들은 뭐예요?
호른 연주자 : 밸브(valve)라고 하는 거예요. 음의 높낮이를 바꿔주는 역할을 하죠.
밸브를 이것저것 눌러보던 아이들은 개념을 이해하는데 10초도 안 걸리는 것 같다.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악기인터뷰 후 짧은 휴식시간이 끝나고 연주자 세 명 모두 티칭아티스트가 적어 놓은 몇 가지 코드를 연주했다. 나도 이전에 ‘귀의 판타지’에 이러한 접근법을 시도해봤지만 서로 다른 음색이 혼동을 일으킬 수 있어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늘, 바다. 기차 출발하는 소리. 알람. 화가 난. 깨끗한. 낮은 음. 진흙 같은” 소리에 매우 흥미로워 했다.
다음 순서인 ‘그룹 작곡’ 시간에는 앞서 배운 코드들을 사용해 작업한다. 아이들은 저마다 작은 이야기와 함께 이미지를 전지의 각 박스 안에 그려 넣었다. 그리고 연주자들은 아이들의 결과물을 매우 훌륭하게 악기에 담아냈다. 아이들이 내놓은 수많은 아이디어를 마주하자니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그것도 이제 1년 차 꼬마작곡가들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점심식사 후 브릿지 수업이 시작된다. 연주자들 역시 모두 함께 한다. 긴 하루지만 연주자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하남, 꼬마작곡가 오픈 클래스
하남, 꼬마작곡가 브릿지(심화과정) 오픈 클래스
12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브릿지 프로그램. 마치 1학년처럼 체구가 작은 학생들이 몇몇 보인다. 브릿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모두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을 수료하였다. 오전에 만난 세 명의 연주자가 호명과 함께 입장한다. 오전과 다른 점은 연주자 세 명 모두 동시에 입장한다는 것이다. 연주자들은 각자 어떤 곡의 일부를 연주하고, 그런 다음 합주로 연주를 마친다. 학생들로부터 다양한 테크닉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연주 기법, 허밍, 멀티포닉 기법(multiphonics), 글리산디(glissandi), 호른의 종류와 역사, 소리와 음색의 혼합, 심지어는 조옮김(transposition)까지 매우 다양하다. 트릴(trill)과 트레몰로(tremolo), 플러터 텅(flutter tongue)의 차이도 살펴본다.
이제 연주자들이 무대(하남문화예술회관 아랑홀)의 정중앙을 벗어나 각자 코너 쪽으로 흩어진다. 학생들은 3그룹으로 나뉘어 상당히 심도 있는 악기 인터뷰를 진행한다. 각 악기의 특징(Features), 소리의 느낌(Feeling of Sounds), 특별한 테크닉(Special Techniques), 음역(Registers)으로 분류된 ‘미션카드’에 인터뷰한 내용을 적어 내려간다. 훌륭하다! 그 후 그래픽 악보의 즉흥연주와 비슷한 내용이 전개된다. 그 결과는 환상 그 자체였다.
수업이 끝나고 우리는 티칭아티스트 및 교육진흥원 관계자와 함께 모였다. 앙헬리카는 아이들이 무려 3시간 동안이나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또한, 특히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신체를 이용해 음역을 설명하는 활동을 마음에 들어 했다. 가령 플루트의 음역은 어깨에서 머리 위로, 클라리넷은 허리에서 머리까지, 호른은 무릎에서 가슴까지로 표현했다.
  • 하남, 브릿지(심화과정) 오픈 클래스
  • 군포, 오픈 클래스
군포, 9월 16일 일요일
하남에서의 멋진 하루를 끝마치고 다음 날, 서울의 남쪽에 위치한 군포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매우 감명 깊은 하루를 보냈다. 군포에서도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하남에서 접한 아이디어와는 또 다른 아이디어들이 발견되었다. 짧게 요약하자면, 군포에서 진행된 악기 인터뷰(바이올린, 첼로, 호른) 역시 뛰어났고 아이들의 개성을 담고 있었으며, 질문과 즉흥연주 역시 똑같이 강렬하고 생각을 자극했으며, 그룹 작곡 작업 역시 매우 훌륭했다.

예를 들어 소그룹(예외적으로 2명의 학생으로 구성)에서 작성한 스토리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한 남자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 왔고, 의료진이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이는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는 스토리였다. 스토리의 구성 측면에서 보기 드물게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시각적으로 상당히 디테일하게 풀어낸 것을 볼 수 있었다. 스토리는 연주자들의 연주로 이어졌고, 곡은 다양한 악상들로 표현되었다. 하지만 완벽한 한 곡으로 연주되지 못했다. 시간이 부족한 상태였지만, 연주자들에게 악보의 기본 구성요소를 변경하지 않은 채 그 안의 음들을 전체로 연결되게 연주해줄 것을 주문했다. 연주자들은 두 작곡가와 악보 상의 여러 지점들에 대해 논의하고 곡의 의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 후, 두 번째 연주에서 작지만 확실한 기적이 일어났다. 스토리가 강력한 생명력을 얻게 된 것이다. 이제 이야기 속 남자아이의 죽음은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되었다. 연주가 끝난 뒤 방안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것이 바로 음악을 작곡하는 예술이 아닐까.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과 둥글게 마주앉아서 다양한 주제로 폭넓은 토론을 나눴다. 티칭 아티스트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오늘 수업에서 얻은 장미(좋은 점)와 가시(아쉬운 점)는 무엇인가요?”
앙헬리카는 내 옆에 앉아 있던 한 여학생의 대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에게 이 프로그램을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악기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요!”
나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Music Forever!(음악은 영원하다!)”
존 딕
존 딕(Jon Deak)
미국의 작곡가, 콘트라베이시스트, 교육전문가로서 1973-2009까지 뉴욕 필하모닉의 베이시스트였으며, 오케스트라와 챔버 분야에서 유명한 작곡가이다. 뉴욕필의 꼬마작곡가(VYC)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미국 뿐 만 아니라 핀란드, 일본, 노르웨이, 한국 등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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