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예술과 의술의 만남

미국에서 5년 연속으로 소아 병원 1위에 선정된 보스턴어린이병원에는 ‘크리에이티브 아트 프로그램(Creative Arts Program)’이라는 매력적인 통합예술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환자, 가족 그리고 커뮤니티의 치유를 위해 다양한 분야를 통합하여 참여를 이끄는 혁신적인 예술 활동이다. 예술이 병원 환경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자기표현, 소속감, 자아정체성을 찾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1996년부터 실행되고 있다. 의료적 치료로서 음악을 활용하는 등 예술을 중요한 자원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며, 어린이 환자들이 긍정적인 병동 경험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크리에이티브 아트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에서 75% 이상의 부모들이 ‘아이의 불안이 줄어들었다’고 응답했으며, 60% 이상의 부모들은 체험 아동이 ‘고통을 덜 지각하게 되었다’고 답하였다. 또한 참여 환자들은 고통과 불안감이 각각 59%와 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으로 치료될 수 있을까?

보스턴어린이병원에서 진행하는 ‘음악 치료(Music Therapy)’프로그램은 공인된 음악치료사와 환자 개인 또는 가족이 음악을 통해 치유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치료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음악치료사와 병원이 협업하여 모든 치료 단계에서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인증된 프로그램을 설계하였으며, 심장학, 종양학, 신경학, 일반아동 및 신생아 집중 치료, 외과 등의 입원환자 및 통원 수술, 신경 클리닉 외래환자에게 제공한다. 이밖에도 혈압 안정, 혈액순환 개선 등의 생리학적 효과, 인지 능력 향상, 운동 능력 향상 등의 신경학적 효과, 불안 및 스트레스 감소 등의 정신사회 분야에서도 의학적인 효과를 위해 음악 치료를 활용하고 있다.

보스턴어린이병원 음악 치료
[영상출처] https://youtu.be/KNuT3x4KJsY

병원이 즐거울 수 있을까?

크리에이티브 아트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in-Residence; AIR)’에는 문학, 영상, 회화, 만화, 예술사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병원 내에서 순수예술 및 표현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입원환자에서부터 외래환자, 외래 수혈, 투석 등 다양한 경도(輕度)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이 체계적인 예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예술가와 환자 간 즐거운 예술적 ‘협업’을 목표로 한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는 창의적인 글쓰기, 시, 비디오 아트, 종이 접기, 디지털 아트, 만화 예술, 콜라주와 혼합된 미디어 아트, 조각, 그리고 보석제작 등이 있다. 예술가들과 환자들의 협업을 엮어낸 책 『이곳의 풍경(The view from here)』과 시각예술 분야의 예술가와 작업한 컬러링북(coloring book)과 같은 응용 자료도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아트 카트(Art Cart)’ 프로젝트는 여러 병동의 환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보스턴어린이병원에 근무하는 아동 생활 미술 전문가 두 명이 협업하여 개별 환자에게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들은 환자를 위해 적절한 활동을 계획하고, 입원 환자와 외래 환자를 방문하여 발달에 적합한 치료적 예술 활동을 진행한다. 이 활동은 입원 시설, 외래 환자뿐만 아니라 병상을 벗어나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하여 특별히 만들어진 놀이 공간에서 펼쳐진다. 예술가들이 매달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주제를 정한 후, 회화, 콜라주, 조각, 혼합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시각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매달 참여자 중 ‘이달의 예술가(Artist Of The Month, AOTM)’를 선정하여 어린 환자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인정해주고 축하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보스턴어린이병원의 페이스북에서는 예술가와 아이들이 함께한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참여 환자들과 예술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작품 중 일부를 전시하기도 하고, 자폐증을 가진 환자들의 작품 활동도 특별히 소개되고 있다. 보스턴어린이병원은 오늘도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더 크고 대담한 꿈을 꾸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