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 ‘창의적 나이듦’을 넘어 ‘행복한 나이듦’으로 (1)(2018.01.22.)> 기사에서 이어짐
[세션 2: 예술과 치매 – 발제]
예술활동을 통한 치매의 접근 및 분석
‘세션 2: 예술과 치매’는 중앙치매센터* 김기원 부센터장의 ‘한국의 치매 친화적 사회조성 사업 소개’ 발표로 시작되었다. 현재 치매 유병률(有病率)은 80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 즉, 치매환자 중 72%가 지역사회에 살고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한 해답을 치매와 직·간접으로 관계가 있는 사회 구성원들의 충분한 협력에서 찾고 개인을 넘어 조직 간, 매체 간 협력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후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치매안심마을’ 시범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 중앙치매센터: 2012년 발효된 치매관리법에 의거하여 지정된 치매관리 전달 체계의 컨트롤 타워로, 전국 17개 광역치매센터와 협업하여 치매관리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치매 안심마을은 예방 강화, 조기발견, 인식확산, 용어 변화 등 4가지 비전을 추구한다. 치매에서 쓰이는 약물은 병의 진행을 지연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발병 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며 돌봄에 소요되는 자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치매 친화적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연령별 치매 인식개선 콘텐츠 제작, 가족 돌봄 서비스 및 교육, 관계 종사자 교육, 자조모임 활성화, 지역 맞춤형 특화사업 등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치매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본인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누구나 치매 환자의 파트너가 된다면 이것이 치매 친화적 지역사회라고 결론 내리며 발표를 마쳤다.
다음 순서로 경성대학교 황정옥 교수가 ‘문화예술교육의 경계, 무용과 치매’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로서, 치매 노인의 삶과 주체성, 예술 활동의 경험을 주안점으로 두고 무용과 연극 중심 프로그래밍 과정과 공유지점을 기록하였다고 밝혔다.
사전 관계자 인터뷰와 치매 노인들의 활동 모습을 관찰하며 또 다른 삶의 공간인 주간보호시설과 요양원에서 ‘재료’와 ‘놀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노인의 경험 속 표현재료를 찾는데 제일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시설 안에서도 고립과 고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치매로 인한 기능적 문제의 증세 완화를 벗어나 본인의 몸을 인식하고 타인과의 소통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대화’에 착안하여 움직이는 몸으로 대화하고 극으로 관계의 폭을 넓히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구현에 따른 단계별 고려사항을 언급했는데 프로그램 기획 시, 본인 삶의 궤적을 표현하고픈 인간의 가장 궁극적 욕구에 집중해야 하고 각 활동의 맥락적 연계와 다양한 표현의 경험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활동 전에는 긍정적인 환경 구축, 움직임과 소리를 포함한 시‧청각 요소의 전이로 다양한 경험을 촉진해야 하며, 활동을 구성할 때는 움직임과 음악 활용을 극대화하여 인지적 감각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도 문화예술교육 차원에서 치매 노인들의 몸에 축적된 문화와 역사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낼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며 관계 맺기, 움직임 재료의 세분화, 자기 확장성의 인지 방식, 자문과 컨설팅을 통한 움직임의 질 확보 등을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삶에 새겨진 본인의 역사를 활동에 녹여내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세 번째 순서로, 앞서 토론자로 나선 UCL신경학연구소 치매연구센터** 세바스찬 크러치(Sebastian Crutch) 연구원이 ‘크리에이티드 아웃 오브 마인드***(Created Out of Mind: 과학과 창의적인 예술을 통한 치매 인식 변화)’라는 제목으로 아트 레지던시 협업 프로젝트 사례를 들어 발표를 시작했다.
** UCL 신경학연구소 런던 치매연구센터: 다양한 유형의 치매를 연구하는 임상연구의 중심지로서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의 과정 파악 및 이해,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최상 지원 등을 모색하는 기관이다. 영국국립신경과 신경외과병원에서 인지장애 클리닉도 제공하고 있다.
*** 크리에이티드 아웃 오브 마인드: 웰컴 컬렉션 내 허브에서 진행하는 레지던시로 60개가 넘는 기관, 연구소, 개인들이 협업하여 에술가, 과학자, 치매 환자들이 함께 치매에 대한 대중적, 전문적 인식을 확산하고 협력과 다학제적 접근, 대중이 함께하는 연구를 만들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일종의 시도이자 활동이다.
먼저 알츠하이머 진단 후 5년 간 꾸준히 그림을 그린 비주얼 아티스트 윌리엄 어터몰렌(William Utemohlen)의 자화상 시리즈를 통해 뇌 기능 변화에 대한 추적사례를 소개했다. 치매로 인한 변화는 생물학적‧신경학적 차원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치매 환자를 대상화 하지 않고 사람으로서의 가치와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외 소리를 시와 글로 표현하거나 친숙한 노래 들려주기 등 치매 환자의 반응을 관찰한 사례를 들어 치매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여 같은 유형이라 하더라도 개인마다 두뇌, 경험, 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매를 앓고 있는 예술가들을 통해 행동, 언어, 시각, 기억의 문제가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개성이 중시되는 창의적 예술 활동은 치매라는 질병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되짚으며 치매가 가진 불확실성은 인간 모두가 고민해야할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시티오브런던 신포니아****(City of London Sinfonia) 잭 헐스트롬(Zak Hulstrom) 디렉터가 ‘인클루시브 오케스트라(Inclusive Orchestra)’사례를 발표했다. 시티오브런던 신포니아는 43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전문 오케스트라로서 런던 전역에서 전문 공연과 공연 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포용적이며 사회통합을 지향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의미를 담아 ‘Inclusive Orchestra’라고 제목을 명명하였다고 한다. 노인이 쓴 관절염 관련 가사를 활용하여 랩과 연주를 한 예, 홀로코스트 생존센터의 공연에서 유대 문화 관련된 선곡 등을 예로 들어 관객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며 사람 중심적인 접근법을 항상 유지하고 상호작용을 중시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티오브런던 신포니아: 40여명이 넘는 전문단원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관객과 연주자의 경계를 허무는 격식 없는 공연 스타일을 지향한다. 런던 동부 클럽, 국제 콘서트홀, 대성당, 오페라하우스, 지역사회 등을 넘나들며 매년 75회의 공연을 진행하고 각종 여건이 좋지 못한 학교, 심각한 질병을 가진 청소년 병원, 노인 요양시설 등에는 1년에 150일 이상을 찾아가는 등, 다양한 공동체에 수준 높은 음악공연을 제공한다.
치매 친화적 공연을 만들기 위해 타 예술기관의 치매환자 접근 방식을 조사하는 동시에 건물 진입 시 장애물, 인식이 쉬운 표지판, 적절한 조명 조도 등의 편의사항을 고려하였고 현재 진행 중인 공연을 치매 환자를 위한 콘서트와 유사한 포맷으로 구성하여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서로 배울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해주길 바란다는 부탁으로 발표를 끝마쳤다.
세션 2의 마지막 순서는 ‘기억의 집:공동체를 연결하다’라는 제목으로 국립 리버풀 박물관 연합***** 캐롤 로저스(Carol Rogers) 디렉터가 발표했다. ‘기억의 집(House of Memories)‘은 치매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꾼 매우 자랑스러운 프로젝트라고 소개하며 살아 있는 개인의 고유성과 존엄성에 기인하여 더 나은 건강과 복지, 사회적 돌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는 공공 박물관과 갤러리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전시품을 보고 관련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더 나아가 쌍방향 트레이닝 세션을 통해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은 물론 가족, 돌봄 시설 관계자까지 함께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고 했다.
***** 국립 리버풀 박물관 연합: 리버풀 안팎의 국립 박물관 및 갤러리로 구성된 연합 공공 기관으로 1851년 창립되어 1986년 영국 정부에 인정받아 국립 박물관으로 설립되었다. 잉글랜드 내 유일하게 런던 외 지역에 기반을 둔 국립 박물관 기관으로 국제적으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실제 치매환자가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만들고자 2년의 준비기간 동안 관련 시설 방문은 물론 치매 관련 연구자와 전문가. 실제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 하여 개발하였으며 특히 치매 경험까지 반영해 손쉽고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11,500명의 사회복지사들이 관련된 트레이닝을 받았으며 23,000명의 유저가 있을 정도로 영국 전반에 굉장한 반향을 일으키는 ‘기억의 집’은 사회적 자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션 2: 예술과 치매 – 토론]
치매 친화 사회를 위한 분야별 협력 모색
발표가 끝나자 노팅엄 시티 아츠(Nottingham City Arts)* 케이트 던컨(Kate Duncan) 디렉터의 진행으로 청중 질문을 통한 토론이 이어졌다.
* 노팅엄 시티 아츠: 건강, 능력, 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예술 참여를 확대하여 풍요로운 삶을 통한 공동체의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음악, 공연, 시각, 디지털 예술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설립 40주년을 맞이하였다.
‘기억의 집’의 프로그램 구현에 대한 질문에서, 캐롤 로저스 디렉터는 실제 치매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카메라 사용 패턴을 분석하여 테스트를 진행하였다고 답했다. 카메라가 장착된 모든 스마트 기기에선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며 사용 편의성과 접근성을 장점으로 들었다.
무용 방법론의 진행과 관련된 질문에 황정옥 교수는 치매 정도와 활동 능력에 따라 알맞은 수준의 감각놀이를 진행하였으며 신체 일부분부터 전체 움직임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활동했다고 답했다. 또 점진적으로 소재, 이미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즉흥 움직임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치매 유형에 따라 장르별 실험 결과가 있었냐는 질문에 세바스찬 크러치 연구원은 치매 유형에 따라 활동 차이를 보인 사례가 있었다며 그 예로 전두엽 관련 치매는 음악에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적용 시 예술 강사의 개인적 경험과 직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며 치매 환자에 적당한 방법과 분야를 찾아가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치매 환자 대상의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예술가, 과학자, 의사 등과 협력한 사례에 대해서 김기원 부센터장은 매해 예술가와 협업하여 치매에 대한 오해를 극적 요소로 가미한 연극을 구성하여 상연하고 있으며 여전히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기억의 집’과 같은 회상치료요법이 가미된 프로그램처럼 기억력 감소, 인지기능 저하에 대응하는 접근법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경도‧중도 치매환자의 비약물적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옥 교수는 의사와의 협업은 실행하지 못했으며 경험 있는 예술가들의 직관에 의해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야 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본인의 발표는 노인을 대상으로 어떻게 이 시대를 바라봐야 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접근한 사례로 봐 달라고 부탁했다.
세바스찬 크러치 연구원은 예술가들과 과학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고 협업하려는 노력이 치매환자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다고 답하며 영국평가 감독위원회는 예술 활동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치료 프로그램으로 인정하지 않는 예를 들었다. 실증을 내세우는 과학 쪽 논리를 따라가선 안 된다고 제언했다.
케이트 던컨 디렉터는 치매와 사회 각 분야별 접근을 통해 향후 우리가 어떤 장애물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할 지 시사점을 주었다고 정리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세션3: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 발제]
매개자의 필요 역량과 그에 따른 교육 환경 조성
‘세션3: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는 상명대학교 산학협력단 랑지권 예술강사의 ‘노인이 되어봤으면 어렵지 않을 텐데’의 발표로 시작되었다. 예술강사로서 노인이 되어보지 않은 약점을 극복한 사례를 들려주었다.
그는 연극에 대한 열정만 가득했던 고등학생 때 주먹구구식으로 무대에 극을 올렸던 경험을 떠올리며 노인들이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연극 매개자가 되리라 결심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인이 좋아할만한 이야기가 아니라, 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에 ‘첫사랑’을 소재로 <어느 봄날>(2012)을 만들었고 그들이 좋아하는 노래와 노래에 담긴 사연을 담아 <전국노래자랑>을 만들었다. <전국노래자랑>은 대본 없이 만든 연극으로, 특히 대본을 잘 읽지 못하는 노인들은 연극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배역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몇몇의 연구 결과로 도출된 예술 매개자의 필요 역량인 ‘예술의 전문성’, ‘교수자로서의 역량’, ‘관계’(수학 기관과의 관계, 노인과의 관계) 중,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2014년엔 노인들의 과거가 아닌 현재의 고민을 가지고 연극을 만들었다고 했다. 제일 큰 고민인 외로움과 관련된 고독사를 소재로 하여 물건을 훔치러 들어간 도둑이 자살하려는 독거 노인을 말리는 스토리를 해학적으로 즐겁게 만든 사례를 전했다.
그간 활동을 돌이켜볼 때 본인이 생각하는 매개자의 필요 역량은 ‘마음을 잘 풀어드리는 것’이고 “함께 하는 사람, 보는 사람, 듣는 사람도 즐거운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두 번째로 히어포드셔 코트야드* 페니 알렌(Penny Allen) 매니저가 ‘요양 시설에서의 문화예술: 영국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 히어포드셔 코트야드: 히어포드셔 중심에 위치한 종합 예술기관으로 영국 평균보다 높은 연령층으로 구성된 지역의 특징으로 인해 고령자를 위한 전문 특화 예술 프로그램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코트야드 센터 내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수업부터 커뮤니티 프로젝트 입주형 요양시설에서 진행되는 장기 프로그램까지 고령자를 위한 광범위한 활동을 진행한다.
히어포드셔 코트야드는 영국 최초 치매 친화적 아트센터로서 노년층을 위한 전문 특화 예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노인 예술 활동 프로그램 참여자는 현재까지 46,460명이 이르며 7년간 교육과정 참여자는 1,561명, 54개 프로젝트에서 162명의 예술가가 함께 했다고 밝혔다. 전 직원이 치매 관련 교육은 물론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찾아가는 프로그램 제작 교육 등을 받는다고 한다. 이처럼 예술가 뿐 아니라 업무 성격에 맞춰 시설 돌봄 직원 등에게도 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은 새로운 아이디어 제공하고, 기술적 지원과 함께 태도와 인식 전환, 예술 활동의 의미 재정립, 긍정적 효과를 인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하며 가족 및 커뮤니티 리더 대상 프로그램, 예술가‧멘토 레지던시 등을 소개했다. 예술가 교육 과정은 실제 프로그램의 진행을 예상하여 동료 예술가와 창의적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후, 본인이 원하는 기관과 조직에서 실제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했다.
툴킷(Toolkits)은 교육의 또 다른 형태로서 다운로드를 받거나 책자를 가지고 교육 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 중요성, 예술 활동 효과에 대한 이론적 내용 등과 함께 꾸준한 개정작업을 거쳐 다양한 활동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많은 방법과 조언이 담겨 있다며 툴킷을 통해 어떤 상황에든 적용할 수 있는 큰 틀을 예술가, 가족, 직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끝으로 요양 시설에서 예술가가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해 질문 받을 때가 있는데 그 정답은 없으며 예술가의 활동보다 예술가가 주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상상력 모델: 실행을 위한 예술가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이퀄 아츠(Equal Arts)** 엘리스 트웨이트(Alice Thwaite) 디렉터의 발표가 있었다. 사례 발표 전, <Angel of the North>*** 앞에 사람들이 서 있는 사진을 소개하며 한국 작가가 함께 한 예술 활동을 간단히 소개했다.
** 이퀄 아츠: 창의적 고령화를 위한 비영리 기관으로, 30년 간 예술과 보건, 요양 분야를 한데 모으는 활동을 펼쳐왔다. 고령자에 관심 있는 작가, 음악가, 무용가 등이 이끄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예술가, 요양보호사 및 시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고령자의 고립을 방지하는 교육을 전개한다.
*** <Angel of the North>: 영국 잉글랜드 게이츠헤드(Gateshead)에 있는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조각 작품으로 날개가 달린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높이 22m, 날개 너비 54m, 무게가 208t에 달한다.
이퀄 아츠는 지난 30년간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들과 노년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매개자, 예술가, 기관이 협업하는 예술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 요양시설 직원 대상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발적으로 노인들과 함께 활동하는 전문 예술가를 대상으로 훈련기회를 제공하고 관계 중심의 예술가들에게 초점을 맞춰 협업 중이며 노인들과의 활동이 본인의 예술 작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노인 교육 과정에서는 현실 감각을 유지하도록 시사적 요소를 도입하거나 놀이로 접근하여 즐거움을 유도하는 등의 예시를 들어 우선 매개자가 노인에게 관심을 갖고 관찰하여 특성을 파악해야 최적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으며 예술 형태와 상관없이 서로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부로 발표를 마쳤다.
마지막 순서로 움직이는 예술정거장**** 김용현 디렉터가 ‘노인의 삶으로 찾아가는 움직이는 예술정거장: 병원선 프로그램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 움직이는 예술정거장: 버스, 트럭, 병원선이란 이동수단으로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고 그 이동수단 자체가 프로그램의 주체이자 실행장소가 되는 이동형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이다. 다양한 이동수단에서 예술가들은 직접 기획한 프로젝트를 참여자들과 함께 실행하며 일상의 이야기를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움직이는 예술정거장’이 주로 가는 곳은 문화소외지역으로 노인 인구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업을 통해 노인의 문화를 예술가가 발견하고 예술가의 문화를 노인이 발견하는 기회로 기능하기를 원하며 인간의 세밀한 감정부터 집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디렉터, 예술강사, 현장 직원이 함께한 회의를 토대로 기획하고 이후 각자의 역할과 경험에 따라 노인 대상 프로그램에 적합한 지점을 찾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병원선 프로젝트는 도서 지역 등 문화적으로 외지인에 배타적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커뮤니티 아트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기획, 진행하고 있으며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병원선 선박 의료진 및 직원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용현 디렉터는 그간 진행되었던 다양한 프로그램 사례를 설명한 후, 사업 초기엔 노인들의 성향과 지역 특성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노인의 지혜, 경험, 실생활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며 발표를 마쳤다.
[세션3: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 토론]
매개자 역할에 따른 철학, 상호작용에 대한 질문들
끝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김자현 팀장의 진행으로 청중 질문을 통한 토론이 이어졌다.
보편적인 매뉴얼을 만드는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페니 알렌 매니저는 툴킷은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하여 적용 가능한 기본 방법, 보편적 상황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모아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실제 적용 시 어렵고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사용되지 않는다면 만드는데 의미가 없으며 제작 과정에서 돌봄 인력(복지사), 예술가, 노인 등 세 가지 요소가 협업을 이뤄야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협업을 통한 지속적인 활동과 관심이 참여 동력이 된다며 이런 활동이 참여자들에게 흥미로울지는 상황마다 다르다는 답변으로 여지를 두었다.
수잔 랭포드 디렉터는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매개자의 연령층에 대해 질문했고 김자현 팀장은 한국이 일하는 세대가 30~50대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노인 대상의 매개자라고 특별히 청년이나 노인 등 지향하는 나이대는 없다고 답변하며 향후 매개자를 대상으로 한 기초 자료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예술가와 노인, 두 대상의 예술교육에 대한 요구를 조화롭게 융합시키기 위해 어떻게 프로젝트를 조직하느냐는 질문에 엘리스 트웨이트 디렉터는 노인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라면서 노인과 예술가의 요구는 동일하며 서로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페니 알렌 매니저는 모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한다며 기술과 교육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기본 목표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우선순위를 가지고 스스로 의견을 내는 것이 목표이며 이런 관계 속에서 예술가의 역량을 구축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2017 한‧영 컨퍼런스 ‘창의적 나이듦(Creative Ageing)’은 정책, 치매, 세대간 교류 등 관련 키워드를 중심으로 양국의 노인 예술 활동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양국 간 교류와 협업이 이어져 ‘창의적 나이듦’에서 ‘행복한 나이듦’으로 가는 시작이 되길 바라본다.
- 이초영_문화기획자, 별일사무소 대표
- 홍대 앞 시민작가들의 모임인 ‘희망시장’을 거쳐 성남문화재단,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센터, 서울디자인재단 등에서 다수의 커뮤니티 연구와 실행을 맡았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웹진 [들음] 에디터, 안양문화예술재단 [터무늬ZINE]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 eve-2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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