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보안여관 11호실, 그 남자
종로의 한복판,
더 이상 투숙객을 받지 않는 이 여관에
머무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관에 투숙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어요.
하지만 통의동보안여관이 특별하고,
11호에 머무는 ‘그 사람’이 특별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남자의 꿍꿍이
예부터 예술인들과 문학인들이 모여들던 통의동보안여관.
여관은 한 사람이 겨우 다리 뻗을 수 있을 정도의
좁고 작은 여러 갈래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는 각 방마다 ‘그’를 불러모으기 위해
방을 수리하고 청소를 하고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창문가에 꽃을 키우며 편지를 씁니다.
1941년 안양 옆 앞을 서성이던 그,
1968년 미군부대 인근의 클럽을 기웃거렸던 그,
1985년 인천 주안역 앞에서 체류가스에 눈물을 흘리던 그,
그리고 2000년 이후 세계 이곳 저곳과 동네 골목을 서성이던 그까지.
초대를 받은 ‘그’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아
추억과 순간을 공유합니다.
보안여관 단면도
–12호실 <잡다함> 버리지 못한 다종다양한 흔적들을 배치하는 방
–13,14호실 <기엄함> 1941년 안양통학생사진들, 1968~9년 사진들,
1987년의 사진들과 기록들
–10호실 <기록함> 1990년부터 2012년까지 출판된 기록들을 전시
–화장실 <특별함> 1년간 작업한 ‘다큐멘타리영상-삽:질’을 상영
–11호실 ‘그’가 숙박하며 창작활동을 하는 창조적 서식지
그 남자, 박찬응
시대에 필요한 예술이 무엇일까.
모두가 함께 굴러가는 세상에서 정신없이 구르느라 놓치고 마는
모든 틈과 짬을 메우며 예술 하는 남자.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안양 석수시장을 배경으로
석수아트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화예술기획자 박찬응.
거기, 통의동보안여관
종로구 통의동 보안여관 전 층
2012.10.4 ~ 10.17 총 14일간
*2012 제 2회 일맥아트프라이즈 수상작가전
커뮤니티 아트의 지형을 확대하고 관계지향적 예술성과를 구축해가고 있는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일맥아트프라이즈. 2012년 제 2회 일맥아트프라이즈의 수상자로는 박찬응, 신지승, 여다함이 선정되었습니다.
『Don’t Worry, Be Worry: 지금, 여기 예술의 생태계』展에서는 3인 수상자들이 창작자로서 창조적행위를 하거나 삶을 영위해나가며 ‘Don’t Worry’ 또는 ‘Be Worry’의 양가적 기로에서 선택하고 추진하고 좌절하고 고민하며 다시 나아가는 과정으로서 생성된 그들의 예술 서식지를 들여다봅니다.
*2012 수상자
-박찬응 : 창조적 서식지로서의 커뮤니티 “석수아트프로젝트”
-신지승 : 생활 공동 창작의 反영화적 미학 “마을 돌탑영화”
-여다함 : 한평 택시에서의 도시기록 “부초의 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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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쯤 여기 가봤었어요…기억나요^^
당시에도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전시회를 했었는데..
기사를 보니, …또 한 번 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