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오스트리아까지, 해외 문화예술교육 주변을 둘러보다

2016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오픈 스튜디오

“<A-round>가 무슨 뜻인가요?”, “‘에이’ 라운드 인가요, ‘어’라운드 인가요?”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프로젝트 <A-round>(이하 <A-round>)’를 진행하면서 종종 듣는 질문이었다. <A-round>의 ‘A’는 예술교육 ‘Arts Education’을 의미하며, 문화예술교육현장에서 활동하는 매개인력들이 갖고 있는 교습법 및 교육콘텐츠 관련 고민과 질문들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교육 현장 ‘주변(around)’을 살핀다는 뜻과 함께, 탐방결과를 국내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국내 현장에 적용하여 ‘순환(round)’을 이룬다는 뜻을 담아 2015년부터 시행되었다. 지난 7월 총 176명의 지원자가 <A-round>의 문을 두드렸고, 탐방주제와 계획, 개별역량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최종적으로 16명, 총 7팀이 선발되어 8월부터 11월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각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방문했다.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기관을 방문하여 우수 사례를 조사하고, 워크숍과 컨퍼런스,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해외 동향을 파악하는 등 다양한 탐방 조사 활동을 펼쳤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2월 15일(목),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에서는 2016년도 참가자들의 탐방결과를 공유하고, 국내에의 적용점을 탐구하기 위한 성과공유 워크숍,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오픈 스튜디오(이하 오픈 스튜디오)’가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참가팀의 생생한 탐방활동의 과정과 경험을 국내 관계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1부 ‘토크콘서트’와 탐방내용을 바탕으로 그 방법론을 직접 체험해보는 2부 ‘시연워크숍’으로 구성되었다. 행사장인 교육진흥원 12층 KACES Hall은 예술강사 및 교육 강사, 교사, 예비 인력 등 150여 명의 참가자가 자리하여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7팀 7색 해외 문화예술교육 현장 이야기, 토크콘서트
먼저 7개 팀의 탐방 유형별 결과 발표가 진행되었다. ‘자유탐방형’에 참여한 일본팀(김지영, 최선영)과 미국 뉴욕팀(김용민, 문혜란, 윤용훈)은 각각 일본의 장애인‧홈리스 문화예술교육과 미국 뉴욕의 미디어 기반 융합 문화예술교육을 주제로 탐방조사를 진행했다. 국내 장애인 복지시설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활동 중인 일본팀은 사회 소외지역에서의 관계 형성, 문화예술교육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갖고, 일본의 장애인 문화 커뮤니티 ‘아뜰리에 코나스(Atelier Konas)’와 시를 매개로 한 홈리스 지역 문화예술교육운동 기관인 ‘코코룸(Cocoroom)’을 방문 조사했다. 일본 내 취약계층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과 태도, 참여자들과의 관계, 프로그램 사례, 운영방식 등을 소개하며 교육내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공동체 구성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또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융합 문화예술교육의 통찰을 얻기 위해 미국 뉴욕의 대학 및 교육기관을 방문한 뉴욕팀은 전문 융합 미디어 교육 대학 및 커뮤니티 교육 기관을 방문하여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국내 융합 미디어 문화예술교육의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프로젝트 <A-round> 참가자 소개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장르를 탐구한 ‘국제행사 참가형’의 오스트리아팀(송수연, 최정미)은 오스트리아 최대 미디어 예술 전시‧교육 박람회인 ‘2016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Arts Electronica Festival 2016)’에 참가했다. 그들은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예술작품 전시 및 박람회, 그리고 교육에의 적용을 위한 컨퍼런스 등에 참여하며 보고 느낀 내용을 작품 영상과 함께 소개하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또한, 역사가 길지 않은 미디어아트 분야를 선구자적 입장에서 다가가는 것에 대한 도전과 설렘, 그리고 산업사회에서 정보기술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과 내용, 교육적 접근법 등 문화예술교육자로서의 고민이 엿보이기도 했다. 인도 전통의상을 입고 발표에 나선 인도팀(신선영, 김효진, 박세연)은 인도의 한적한 방갈로르 지역에서 응용연극 워크숍 ‘안나 헬레나 맥린의 국제 워크숍 레지던시 프로그램(Actor-Chorus-Text) : International Workshop Residency led by Anna-Helena Mclean)’에 참가했다.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음악성(Musicality), 신체성(Physicality) 그리고 즉흥(Improvision)에 중점을 둔 다양한 자기표현 기법을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고전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일주일간의 집중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2부 워크숍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국제행사 참가 및 기관탐방을 모두 수행하는 ‘복합형’ 참가팀인 미국 미네소타팀(장혜진)과 프랑스팀(이상진, 김윤하), 그리고 미국 덴버팀(이유나, 이소연, 김혜인)의 발표가 이어졌다. 미국 미네소타 북아트 센터의 ‘2016 여름 워크숍: 다양한 혼합매체를 활용한 비주얼 저널 제작(2016 Summer Workshop: Visual Journaling and Mixed Media)’에 참여한 장혜진 강사는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제작 워크숍에 참여하여 교육강사 및 참여강사 등 다양한 주체를 인터뷰하고, 수업 현장을 참관했을 뿐 아니라, 지역 미술관 및 박물관의 문화예술교육 사례를 조사하는 등 다각적인 탐구 활동을 펼쳤다. 또한, 다양한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며 느낀 예술가로서의 고찰과 국내 문화예술교육에의 적용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관찰하여 탐방활동에 얼마나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임했는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공예 예술강사로 프랑스 국립 인형극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Arts de la Marionnette, ESNAM)에 방문하여 교육 환경과 사례를 조사하고, 세계 꼭두인형극 축제(Festival mondial des théâtres de marionnettes)에 참가한 프랑스팀은 해외탐방 이후 국내 ‘춘천 인형극제’를 연계 조사하여 국내 문화예술교육에의 발전, 활용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탐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새내기 국악 예술강사로 남다른 열정을 보인 미국 덴버팀은 미국 내 문화예술교육의 방법론과 발전방향을 공유‧논의하는 ‘2016 미국 예술교육 파트너십 국가 포럼(2016 Arts Education Partnership National Forum)’에 참여하고, ‘콜로라도 한국 학교(Korean Academy of Colorado)’에서 국악 수업을 시연하는 등의 유익한 활동을 소개해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종은 부연구위원의 사회로 청중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참가자 공모를 준비하는 자세에서부터 탐방 주제를 선정하고, 계획하는 단계, 그리고 탐방활동을 진행하며 만난 인상적인 인터뷰이 등 탐방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특히, 차년도 사업에 대한 정보를 궁금해하는 참석자들의 질문에 사업 참가자들은 ‘탐방 전 사전조사를 많이 할 것’과 ‘탐방의 목적성을 분명히 할 것’, 그리고 탐방을 계획하면서는 ‘(해외 기관 관계자 및 희망 인터뷰이에게) 최대한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교육진흥원에 도움을 청할 것’ 등을 강조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북아트의 안과 밖: 이야기와 형태의 만남
‘사삭~’ 종이 자르는 소리와 함께 조용한 분위기에서 미국 미네소타팀 장혜진 강사의 북아트 제작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부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가족 앨범 만들기’에 북아트 형태를 활용‧적용한 장혜진 강사는 미네소타에서 참여했던 북아트 제작 워크숍 내용을 반영하여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 북아트 제작 수업을 시연했다. 우선, 동화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두 사람』의 그림과 함께 강사의 낭독으로 북아트의 개념을 설명하고, 미네소타 워크숍에서의 참가자들의 작품 사진을 소개하며 북아트의 다양한 형태와 내용을 소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워크숍 참여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이를 북아트 낱장(single sheet)으로 제작하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었다. 짧은 시간에도 참여자들은 가족, 연인, 개인적 감정을 다양한 형태로 제작해내는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한 워크숍 참여자는 “북아트에 이렇게 다양한 기법과 형태가 있는 줄 몰랐다”며 “나의 이야기가 대단한 작품이 되는 것은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미술‧무용 융합 교과연계 ‘나는 파워레인저 감독’
미술, 무용, 영화 분야 예술강사 및 연구원으로 구성된 뉴욕팀은 탐방 전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융합 문화예술교육 교안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오픈 스튜디오에서는 이를 발전시킨 융합 교과연계수업 ‘나도 파워레인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나는 파워레인저 감독’은 초등학교 3~6학년 대상 미디어 기반 영화, 미술, 무용의 융합 연계 교과수업으로 전대물(戦隊物, 일본에서 시작된 특수촬영물로 다수의 히어로가 팀을 이뤄 활약하는 내용을 주로 다룸) 시리즈 제작을 위한 활동 과정(소품 제작, 연기, 촬영)을 진행한다. 예술강사 및 학교 관계자 등 다양한 참여자 구성으로 ‘융합교과’에 대한 개념과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등 현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우선, 미술 분야의 김용민 강사가 파워레인저의 소품인 ‘무기 제작’ 수업을 진행했다. 형형색색의 종이와 천을 활용해 가면과 칼, 망토 등 파워레인저의 무기와 옷을 제작하여 변신을 시작한다. 그다음 문혜란 무용 강사의 진행으로 파워레인저의 변신 모드를 연출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다양한 무용 동작을 결합하여, 참여자들은 최대한 멋지고 흥미로운 동작들을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영화 분야 윤용훈 강사가 특수효과를 활용해 이 동작들을 촬영하고, 다양한 기법으로 편집해 내는데, 실제 수업 현장에 적용한 영상을 상영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워크숍이 종료된 후에도 이들의 연구와 프로그램에 대한 참가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융합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자기표현 연극 기법 ‘셰익스피어로 놀자’
응용연극 워크숍(Actor-Chorus-Text)에 참여한 인도팀의 자기표현 연극기법 시연 워크숍은 11층 ‘A.Lab’에서 진행되었다. 응용연극 단체 ‘문’에서 응용연극, 교육연극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선영, 김효진, 박세연 강사는 본 워크숍 프로그램이 그들의 활동과 역량개발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전하며, 탐방내용을 실제 청소년 연극 공연에 적용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들은 워크숍 환경과 교육내용을 영상, 사진 등 다양한 시각자료를 통해 참여자들과 공유했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고전 희극 <템페스트> 작품을 활용하여 고전 텍스트를 해체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과정을 아크로바틱, 무술 등 다양한 자기표현 연극기법 내용을 직접 시연‧소개했다. 또한, 참가자들과 함께 고전 텍스트 속의 여러 단어들(하인, 주인, 마법 등)을 몸동작으로 표현하면서, 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응용연극 워크숍 참여자는 “인도 워크숍의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인도에서 직접 참여하는 것 같았다”며, “텍스트 내용을 다양한 동작과 방법으로 살펴보는 것이 매우 유익했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이번 오픈 스튜디오 현장에서는 예술강사 및 교육강사, 학교 관계자 및 정책 관계자, 예비 인력 등 다양한 국내 문화예술교육 인력의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수요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예술교육자로서의 고민과 성찰을 바탕으로 목적의식과 사명감 있는 국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매개인력의 활약을 기대하며, 2017년도에도 한층 더 발전된 <A-round>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

국내 문화예술교육 매개인력의 해외탐방 지원을 통해 교육콘텐츠 개발 및 교수법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탐방 결과를 공유‧확산하여 국내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제고에 기여하기 위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2015년부터 시행되었다. 2016년에는 7개 팀 16명이 미국, 유럽, 아시아 권역 7개 지역으로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탐방했다. 1월 2주부터 아르떼365 [해외리포트] 시리즈 기획을 통해 3개 팀의 상세한 탐방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가영
김가영 _ 콘텐츠개발팀
kykim@art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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