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우리의 붓으로 만들자. 광장이 우리의 팔레트가 되게 하자!”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Vladimir Mayakovsky)의 이 한 마디는 작업실에서 작업하던 예술가들이 밖으로 나와 거리를 예술로 물들이는 계기가 됩니다. 자신의 주장을 벽에 새기는 그래피티(Graffiti)부터 벽화 프로젝트까지, 오늘날에는 다양한 형태의 거리 예술(Street art)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낙서로 느껴지기도 하지요. 조금 더 보기 좋고, 실용적인 거리 미술은 불가능할까요? 아름답고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는 거리 예술 사례를 소개합니다.
숨 쉬는 벽화
그래피티를 할 때 사용하는 스프레이 페인트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합니다. 조금 더 자연친화적으로 그래피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렇다면 한 번 이끼(Moss)를 사용하여 모스 그래피티를 만들어보세요. 이끼로 그린 그림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역할도 하여 아주 좋은 예술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공원이나 숲의 습한 곳에서 이끼를 채집해주세요. 채집한 이끼를 잘게 부숴 믹서기에 넣고 물과 버터 우유(혹은 요거트)를 넣어주세요. 이끼가 세 움큼일 때 물은 700mL, 버터우유는 120mL가 적당합니다. 2분~5분 정도 믹서기에 갈아주면 이끼 그래피티를 위한 친환경 재료가 완성됩니다. 이제 양동이에 이끼 재료를 담아서 나무나 콘크리트 벽에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세요. 햇빛이 잘 들고 구멍이 많아 이끼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이 최적의 장소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이끼가 조금씩 자라 완벽한 모스 그래피티를 완성합니다. 만약 모스 그래피티를 제거하거나 모양을 변형하고 싶다면 라임 주스를 뿌려주면 쉽게 제거됩니다. 이런 모스 그래피티가 거리에 많아지면 숲속을 걷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다 함께 이끼를 이용해서 거리에 친환경 그림을 그려보세요!
- 관련링크 (이미지 출처)
읽을 수 있는 그래피티
현대 그래피티는 사회에 대한 불만과 반항을 표출하기 위해 시작된 문화입니다. 그래피티에는 자신의 이름이나 특정 메시지를 통행자는 알아보지 못하게끔 자신만의 폰트로 디자인하는 ‘태그(Tag)’ 문화가 있습니다. 서로 얽히고설켜 ‘태그’ 된 그래피티는 예술작품보다는 낙서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이런 그래피티 문화를 변화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던 프랑스 예술가 마태 트렘블린(Mathieu Tremblin)은 ‘태그 클라우드(Tag Cloud)’ 작업을 선보입니다. 그의 작업은 길거리의 그래피티를 지우고 그 위에 가독성 높은 폰트로 다시 새기는 형식입니다. 그는 이 작업에 대해 “벽화 예술과 그래피티 태그 문화가 가진 ‘모순’을 표현하고 그 장벽을 걷어내는 차원의 프로젝트”라고 설명합니다. 그의 손에서 재탄생한 그래피티는 관람자와 힙합 그래피티 문화를 연결하기 위해 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관련링크 (이미지 출처)
알록달록 털실로 뒤덮인 거리
뜨개 그래피티나 게릴라 니팅이라고도 불리는 얀 보밍(Yarn bombing)은 2005년 미국 텍사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실뜨기나 코바늘뜨기를 통해 도시와 주변 사물에 옷을 입히고 꾸미는 작업 방식입니다. 알록달록한 색깔로 건축물을 꾸밀 수 있는 얀 보밍은 무엇보다 옷을 입고 벗는 것처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또 사용한 털실을 다른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안만 있다면 어떠한 사람이든 쉽게 만들 수 있고 많은 사람이 동시에 만들 수도 있어 공동체 예술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뜨개질 예술가 아가타 올렉(Agata Olek)은 『기관차(The Locomotive)』라는 시에 감명 받아 폴란드 우치(Łódź)에 있는 기차를 털실로 감싸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세계 최초로 기차에 시도한 얀 보밍 작품이기도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공예‧포크아트 박물관(Craft and Folk Art Museum)에서는 2013년 5월부터 9월까지 박물관 건물을 털실과 뜨개질로 뒤덮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누구나 이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초대되었으며, 건물을 휘감던 털실을 해체한 이후에는 다시 이불로 제작하여 2013년 추수감사절 날 미국 최대 노숙인 밀집지역인 스키드로우(Skid Row) 주민들에게 선물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동네 나무와 벤치, 벽, 다양한 시설물 등 차가운 도시에 따뜻한 털실 옷을 입혀주세요.
누구나 이 작품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초대되었으며, 건물을 휘감던 털실을 해체한 이후에는 다시 이불로 제작하여 2013년 추수감사절 날 미국 최대 노숙인 밀집지역인 스키드로우(Skid Row) 주민들에게 선물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우리 동네 나무와 벤치, 벽, 다양한 시설물 등 차가운 도시에 따뜻한 털실 옷을 입혀주세요.
- 관련링크 (이미지 출처)
- 김다빈 _ 상상놀이터
- beyondlisaa@gmail.com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코너별 기사보기
비밀번호 확인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