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술을 매개로 자신을 나타내고, 소통하거나 공감하기도 하며, 때로는 공동의 의견을 강하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혼자’만이 창조해낼 수 있는 예술작품이 있지만, ‘함께’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예술작품도 있습니다. 지역의 자발적인 힘을 키우고, 때로는 의외(?)의 팀워크를 불러일으키는 공동체 예술 사례들을 만나보세요.
자투리 천으로 만든 텐트 놀이터
이스라엘 남쪽에 위치한 소도시 지크론 야코브(Zichron Yaakov)에는 언뜻 보면 천막처럼 생긴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만지고 움직일 수 있는 놀이기구이자 예술작품인 ‘텐트(The Tent)’는 예술가 노아 메이어(Noa Meir)와 탈리 버칠러(Tali Buchler)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든 설치물입니다. ‘텐트’는 주변 공장에서 자투리 천을 모아온 뒤 배수관으로 만든 둥근 뼈대에 줄과 함께 묶은 다음 서커스 천막과 같은 모양으로 손가락 뜨개질(Finger Knit)을 하면 완성됩니다. 3개월간 지크론 야코브의 지역센터는 어린이와 부모,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삼삼오오 모여 창작하는 예술 작업장이 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한 올 한 올 정성스럽게 땋은 매듭은 텐트의 모습을 완성해나갔고, 이들은 멋진 팀워크로 3개의 텐트를 완성했습니다. 현재 ‘텐트’는 마을 중앙 공원에 위치한 거대한 무화과나무에 걸려있습니다. 3개월간 가족, 이웃들과 함께 손으로 감각을 느끼고, 매듭을 연결하고, 창작하는 행위를 통해 마을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하였을까요?
메시지는 포스트잇을 타고
급하게 노트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할 때 포스트잇만큼 간편한 게 없습니다. 이런 포스트잇으로 이웃 주민들과 소통을 시작해보세요. 2006년 5월, 미국 뉴욕 시티에 크로스비 거리(Crosby Street)를 시작으로 길모퉁이와 대학교 곳곳에 무더기의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합니다. 포스트잇을 다 붙인 벽에는 커다랗게 ‘할 일(TO DO)’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공공예술 작가들의 단체인 일리걸아트(Illegal Art)의 공공예술 작품입니다. 물론 이들의 작품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빈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포스트잇에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하나둘씩 남긴 문장이 채워집니다. 지역 주민들은 장보기 목록이나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적어 놓기도 하고, “술 좀 그만 마셔”, “조금 더 나은 배우가 되자”, “옆에 저 소녀 좀 안아 주세요”와 같이 스스로 하는 다짐이나 부탁도 적어 넣습니다. 누군가는 “맛있는 커피를 찾는 것”을 할 일로 남긴 포스트잇에 마치 댓글을 달듯이 “나도 동감!”, “1/3 에스프레소와 우유=맛 좋은 라떼!” 등 공감과 노하우가 담긴 포스트잇을 달기도 했지요. ‘할 일’ 포스트잇은 마치 나의 이웃을 알아가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지역 게시판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할 일’ 포스트잇을 모두 다 채우다 보면 주민들의 관계는 어느새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관련링크 (이미지 출처)
http://illegalart.org/projects/to-do/
http://illegalart.org/projects/to-do/
광장에서 다 함께 춤을
어느 날 갑자기 놀이터는 아름다운 무대가 되고, 광장은 모두가 춤추는 무도회장이 되는 광경을 상상해보세요. 예술인연합단체 언엔딩(UnEnding)은 관객만 있다면 지하철역, 광장, 길거리 등 일상 속 평범한 공간 어디에서나 무용 플래시몹을 진행합니다. 플래시몹(flash mob)이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정해진 날짜, 시간, 장소에 미리 약속된 행동을 하고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흩어지는 모임이나 행위를 말합니다. 고급문화의 이미지를 가진 ‘무용’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플래시몹을 시작한 언엔딩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플래시몹 참여자를 모집하고, 무용 동작을 공유합니다. 대부분의 플래시몹은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무용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순간만이라도 광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고, 함께 춤을 춘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오늘 하루는 언엔딩과 함께 춤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관련링크 (이미지 출처)
https://www.facebook.com/Artist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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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다빈 _ 상상놀이터
- beyondlisa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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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선한 거 같습니다. 예술이 삶과 생활에 들어온다면 더 풍성해 질 거 같습니다.
많은 나라에서보이고 있는 신선한 도전들이 우리나에도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각박한 세상에 숨 쉴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예술이 더 나오길 바랍니다. ^^
김지혜 선생님, 정말 예술이 우리 삶에 스며드는 순간 많은 것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함께 만드는 예술을 통해서 혼자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처럼요. 마지막 언엔딩의 사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발굴되지 않은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아르떼365]에서 그러한 사례들을 많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로운 시선이네요. 공동체 예술이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소통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공동체 예술이 될 수 있군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언엔딩은 한국 사례라서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시간 될 때 플래시몹 참여하러 광장에 나가봐야겠군요^^
이상민 선생님, 플래시몹 참여 후기 기대해봅니다 ^^ 독자게시판에 사진이라도 올려주시면 작은 선물 보내드릴게요! ㅎㅎㅎ
포스트 잇을 활용한 공공예술작품은 정말 재미있네요, 주변에 흔히 사용하는 소재를 활용하여 참여하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인 것 같아요 🙂 벤치마킹하여 꼭 해보고 싶어요!
적극적인 벤치마킹 환영합니다! 어떤 작품이 나오게 될 지 궁금하네요. 활용하게 되신다면 꼭 인증샷 남겨주세요. 독자게시판에 남겨주시면 신지혜 선생님께도 작은 선물 보내드리겠습니다! ^^
신지혜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이디어 글을 쓴 김다빈입니다 🙂 글을 쓰면서 살짝 리서치를 해 본 결과 해외에서는 포스트잇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한 사례가 많습니다. 위에 일리걸 아트의 사례에 영감을 받은 캔디 창은 포스트잇에 텍스트를 프린트하여 뉴욕 주민들의 월세와 방 정보를 적어서 아카이브 한 포스트잇 게시판을 만들기도 했고, 포스트잇만으로 뒤덮인 방이나 다양한 기법의 포스트잇 벽화, 혹은 스톱모션 작품도 많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도 포스트잇으로 뭔가를 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반가운 댓글이 달려서 저도 대댓글 한 번 달아보아요 😀
안녕하세요. 현재 언엔딩에서 활동하고 있는 춤 추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언엔딩에서는 처음에 많은 분이 무용을 고급문화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어렵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는 무용이라는 분야를 쉽게 접하기 어렵고, 전문성을 갖춘 이들만이 추는 춤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가 그 인식을 깨기 위해 시작하게 된 것이 이 기사에서 소개된 ‘무용 대중화 플래시몹’이였습니다. 계속해서 춤을 추어오던 분들부터 춤을 한 번도 접해 본 적 없는 분들까지 모두가 함께 그들의 일상생활 공간이었던 곳에서 춤을 춥니다. 한마음으로 플래시몹을 준비하고 춤을 추고 이를 보여주며 저희는 함께 또 한 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기사에서 다루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_^
이정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언엔딩에서 활동하신다니 반갑습니다 ^^ 저희도 이번 기회로 좋은 사례를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언엔딩의 멋진 활동 눈여겨 보겠습니다!
무용 전공생으로서 전공에 대해 흥미를 잃어가던 중 언엔딩이라는 단체를 알게되어 제 전공을 살리면서 대중들에게 무용이 더 친근감있게 다가가는 기쁨과 쾌감을 느꼈고 전공으로 인한 재미를 되찾는 좋은 경험이었던거 같습니다^-^
댓글을 읽을 수록 언엔딩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네요 ^^ 플래쉬몹에 참여하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는 사실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대중들에게 무용이란것이 일상적으로 친숙하고 함께 소통할수있는 그런 무용이 되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며 그러도록 노력하는 무용전공학생입니다 무용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으로 인해 얻는 마음의 벽을 허물수 있게 언엔딩처럼 이런 수순한 일들이 일상 속에서 많이 일어났음 합니다!
움직임을 통해 함께 소통을 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인 것 같아요. 몸이 꿈틀꿈틀.. 얼른 광장으로 나가고 싶은 걸요? ^^
이 글을 보면서 문화예술이 일상화 되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반갑네요~ 함께 예술을 하며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되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사례들이 국내에서도 우리 문화와 맞게 어우러져 일어나길 바랍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하면 서로의 에너지가 더욱 빠르게 전파되어 우리 일상 속에서도 문화예술을 많이 발견할 수 있겠죠? ^^
함께 하는 예술의 사례를 다른 나라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유익했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관심이 있고 참여하려는 의지가 높구나라고 새삼 깨닫게 되는 글이네요!!
어쩌면 이런 공동체 예술 사례들은 해외 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이미 많이 있을지도 몰라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함께한다면 예술로 거듭날 수도 있으니까요 ^^
함께라는 말은 언제나 듣기 좋은 것 같아요. ^^
맞아요! 함께, 다같이, 여럿이서!^^
춤으로써 대중들과 가까워 진다는 것이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일 인것 같아요 저런 활동들이 앞으로 더 활발하게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ㅎㅎ
맞아요. 서로 모르는 사이더라도 춤으로 통한다는 건 뭔가 멋진 것 같아요 ㅎㅎ
예술이라 하면 무조건 공연장에 가고 미술관에 가야하는 것 처럼 느껴졌었는데, 그러한 예술을 어렵지 않게 일상생활에서 풀어낸 부분들이 인상적이네요! 이렇게 쉽게 예술을 접하다보면 사람들이 더 나아가 하나의 예술작품을 접하려고 할 때 다가가기가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잘봤습니다
사실 예술은 멀리 있는 게 아니랍니다. 자세히 둘러보시면 주변에 많은 예술적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잘 봤습니다. 어쩌면 바쁜 일상 탓에 함께하는 즐거움을 잊고 지낸건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함께하면 즐거움이 두 배가 될 때도 있어요!
포스트잇은 발명당시 간단하지만 굉장히 획기적인 상품이었지만 요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실제로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경우가 현저히 적어진 것 같아요 그것을 거리 예술로 새로이 발전시킨 것이 매우 흥미롭네요. 가까이 있는 사물도 무엇이든 예술로 발전할 수 있다니 신기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르떼 항상 응원합니다!
이름 : 남수인 / 메일 : aspirenova@nate.com
생각해보니 요즘에는 과거만큼 포스트잇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네요. 일상 속 물건들도 약간의 상상만 곁들이면 예술 작품이 될 수 있지요!
첫 번째 소개된 텐트 너무 멋있어요!
저도 동네 산에서 나뭇가지 주어서 학교에서 텐트(?) 비슷한 걸 만든적이 있는데 그때가 생각나네요. 마을에 저런 텐트가 있다면 그곳에 가기만 해도 예술적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 같아요~
앗 텐트 비슷한 건 무엇일까요? 궁금궁금.. 강유진님이 동네 산에 한 번 만들어 보는 건 어떨지요? ^^
예술과 삶이 동떨어진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예술적 가치를 찾고 각자의 것들을 융합하고 그것을 마을로 도시로 확장하는 움직임들이 즐겁고 유쾌하기까지 하네요 ^^ 외국의 사례들을 보며 많이 부럽기도 하네요 ~~
지역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나라에도 개인의 삶에서 마을로 확장한 문화예술 사례들이 꽤 있습니다. 마지막 언엔딩 또한 우리나라 사례이기도 하고요!
주위 사람들이 예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것같아서 고민이었는데 이런 멋진 기사가 있었다니.. 마을에서 참고해서 같이 해볼수있는 일들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위에서 소개한 예술놀이는 고예원님이 소속되어 있는 마을이나 공동체에서 다함께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