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맺기는 대화로부터 시작되고, 진정성 있는 대화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예술과 놀이를 접목하면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예술놀이 속에서 때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기도 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소통할 수 있는 즐겁고 새로운 방식을 배우기도 합니다. 감정을 발견하고 기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예술놀이를 소개합니다.

마음을 대변해주는 감정인형
다들 어렸을 때 한 번쯤 인형을 가지고 놀아본 경험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놀던 인형은 언제나 한 가지 표정만 짓고 있습니다. 감정에 따라 얼굴이 바뀌는 인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기, 일상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로 다양한 표정이 담긴 감정인형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감정인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름이 서로 다른 두루마리 휴지, 페이퍼 타월이나 플라스틱 랩 안에 들어 있는 종이심 두 개가 필요합니다. 두 개의 길이를 맞춰 자르고 지름이 조금 더 작은 쪽에는 다양한 표정을 그려주세요. 다른 한쪽에는 표정이 보일만큼 동그랗게 구멍을 냅니다. 표정이 그려있는 쪽을 구멍 있는 쪽에 끼워 넣고 좌우로 돌리면 풍부한 표정을 가진 인형 완성!

감정인형의 표정을 바꿔가면서 다양한 역할극을 펼쳐보세요. 상황을 설정하고 인형놀이 하듯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인형의 표정이 왜 이럴까 상상하며 이야기를 해도 좋고, 인형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동화 속 캐릭터를 부여하고 연극을 올려도 좋습니다. 색종이나 천, 물감 등을 활용하여 휴지심에 다양한 옷과 액세서리를 만들어준다면 상황에 맞게 갈아입힐 수 있는 옷이 되어 인형마다 나름의 성격을 부여하기에도 좋겠죠? 여러분의 감정인형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접시 가면
종이접시는 음식을 담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정을 나타내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종이접시를 반으로 자르고 접시 뒷면에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적어주세요. ‘기쁘다’ ‘슬프다’ ‘창피하다’ ‘화난다’ ‘행복하다’ 등등을 적고, 그것을 느낄 때 나타나는 입 모양을 앞면에 그려 넣습니다. 그림을 다 그린 후 접시에 나무젓가락이나 막대기를 붙이면 접시 가면이 완성됩니다. 이제 접시 가면으로 입을 가리고, 접시에 그려진 입 모양과 어울리게 눈으로 표정을 만들면 재미있는 놀이가 됩니다.

접시 가면 놀이는 때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서로 번갈아가며 지금 표현하고 있는 감정을 맞추는 게임을 할 수도 있고, 가면 속 감정을 언제 느꼈는지 공유하며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기억 속 부끄러웠던 일화나 슬펐던 기억을 꺼내며 감정이 해소되기도 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며 새로운 관계가 생기기도 합니다. 감정을 표현하고 싶지만 어려울 때, 접시 가면을 써보면 어떨까요?

다양한 표정을 기록한 나만의 페이스북
여러분은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기분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운 표정을 짓지만 나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은 드물 거예요. 한번쯤 내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관찰하고 탐구하면 어떨까요? 준비물은 종이와 필기구, 그리고 거울만 있으면 됩니다. 거울 앞에 앉아 오늘 하루 내가 했던 일들을 차근차근 생각해보세요. 그 순간 내가 지었던 표정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머릿속 표정과 최대한 똑같은 표정을 지어보고 거울 속 내 모습을 종이에 기록해보세요. 그림일기를 쓰듯 주기적으로 얼굴 그림을 남긴다면 다양한 표정이 기록된 나만의 얼굴책(face book)이 만들어질 거예요. 하나의 놀이처럼 ‘100가지 표정 모으기’ ‘긍정적인 표정 모으기’ ‘일주일간 가장 즐거웠던 표정 모으기’ 등의 목표를 세운다면 하루하루가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김다빈 _ 상상놀이터
김다빈 _ 상상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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