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일 토요일, 올해 뉴욕에서 뉴욕필하모닉과 한국예술교육문화진흥원이 함께 진행했던 Very Young Composers(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의 결과 발표가 있었다.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지난 몇달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만들어낸 음악을 처음으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많은 관객들에게 발표했다. 뉴욕의 링컨센터 스텐리 카플란 펜트하우스에서 뉴욕시 예술교육 관계자들과 줄리아드, 뉴욕시 예술교육센터, 예술강사 연합회원들이 함께 자리한 가운데 꼬마 작곡가의 열정의 하모니가 울려 퍼졌다.

꼬마 작곡가들의 감동 하모니
오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모른다. 작곡에 대해 전혀 모르던 아이들과 프로페셔널 뮤지션들이 함께 만들어낸 음악이라니.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5분 전, 발표를 하게 될 홀에 들어서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많은 관람객도, 프레스들도 아니다. 맨 앞자리에 가장 예쁜 옷으로 차려입고 잔뜩 기대한 채 긴장감으로 상기되어있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공주 같은 드레스와, 꼬마 신사처럼 차려입은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표정들, 여전히 재잘재잘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꼬마 작곡가들의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디렉터인 죤딕이 마이크를 잡고 꼬마 작곡가란 프로그램에 대한 취지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바로 결과발표 공연에 들어갔다.

공연에 앞서 이 모든 프로그램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주관해 준 공동창시자 리처드 캐릭이 꼬마 작곡가 한 명씩을 무대 앞으로 초대해 짧은 인터뷰를 하는 모습은 꽤나 인상 깊었다. 그들의 입을 통해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음악의 내용과 주제, 그리고 어떻게 프로그램을 느꼈는지에 대한 작은 인터뷰는 이 프로그램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또한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표현력은 관객에게 미소와 웃음을 가져다 주었고, 완성도 높은 음악은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꼬마 작곡가가 선정한 작은 음정 하나로 시작된 그들의 작품들. 리처드와 다른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합동으로 음정이 조금씩 자라나 꼬마 작곡가의 의도대로 하나의 짧은 음악의 완성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에서 초청되어 뉴욕에서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주신 해금 연주가 강은일 선생님 또한 무대에서 자리를 함께해 주었는데, 아이들은 처음 보는 악기와 소리에 어떻게 금세 친숙해지고 또 그 음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해 역시 음악은 세계의 공통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나라의 문화를 담은 전통 악기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면 여러 가지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명 한 명의 인터뷰 후에는 꼬마 작곡가의 음악이 무대 위해서 연주가 되고, 또 다른 꼬마 작곡가의 미니 인터뷰 후에 작곡한 음악이 연주되는 형식으로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 결과 발표 공연은 끝이 났다.

곡으로 연주되는 아이들의 미래

프로그램 발표 결과 이후 바로 진행된 리셉션(Reception)은 꼬마 작곡가들과 가족, 친구들 그리고 자리를 같이 해준 많은 전문가가 아이들을 축하해 주는 자리였다. 친구들과 수다를 하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모습이 불과 몇 분 전 사진의 음악관을 많은 관람객 앞에서 두 눈을 빛내며 조목조목 얘기하던 그 작곡가들인가 싶다.

리셉션이 끝나고 이제 프로그램의 2부를 위해 다시 모두 자리를 했다. 2부에서는 오늘 꼬마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준 프로페셔널 뮤지션들과 리처드 캐릭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와 참가한 소감을 관객들과 나누고 질문과 응답의 시간도 가졌다. 특히 해금 연주가 강은일 선생님의 이야기는 뇌리에 깊게 남았다. “어릴적부터 작곡에 대해 마음이 있었지만 작곡이 너무 어렵고 멀리 느껴져 도전할 용기를 차마 갖지 못했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음악가로 꼬마 작곡가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과 또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라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물론 많은 것을 얻어가는 그런 프로그램이지만 관련자 또한 귀한것을 얻어가는 소중한 프로그램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KACES의 김태연 팀장과 뉴욕필하모닉 교육 디렉터인 앤 피츠기본이 자리를 해,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사업현황과 교육적 비전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낀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시간이 나에게 알게 해 준것은 음악을 통한 교육. 그 창의적인 교육적 방법은 끝이 없어 보인다는 것,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많은 기관, 단체, 프로들이 이 멋진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현실에 맞게 적용해 더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과 행동이 있다니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는 더욱 밝아 보인다.

글•사진_ 명희정 뉴욕 문화예술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