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문화예술 사각지대에 놓이게 됩니다. 과연 보이지 않아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앞서, 특별한 방식으로 보고 느끼고 즐기는 문화예술을 소개합니다.

손으로 만져 ‘봄’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프라도를 만지다》 전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모나리자>, 프란치스코 고야(Francisco de Goya)의 <파라솔>과 같은 유명 명화들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전시가 있습니다. 미술관의 작품들은 만질 수 없는 게 원칙인데, 이 전시에서는 오히려 작품들을 마음껏 만질 수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Museo Nacional del Prado)에서 2015년 1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진행 중인 《프라도를 만지다》(Hoy Toca el Prado) 전시입니다.
[뉴욕타임스]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가장 정교한 시도’로 평가한 《프라도를 만지다》는 혁신적인 3D 프린터 기술을 도입하여 총 6점의 유명 명화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데 성공합니다. 작품들은 그림 속 물체의 모양과 질감을 서로 다른 높낮이로 표현하고, 특수잉크 프린트 과정을 거쳐 제작됩니다. 그림의 높낮이는 2~3mm 정도의 미세한 차이이지만 시각장애인들은 그림의 윤곽을 만지며 사람과 사물의 형태를 알아차려 그림이 가진 이야기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 전시는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도 눈을 감거나 안대를 쓰고 촉각에만 의지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Touching the Prado. Didú

귀로 들어 ‘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착한도서관 프로젝트’

  • 착한 목소리 기부존
  •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관련링크(이미지 출처)
http://sc-good.co.kr/18
http://sc-good.co.kr/29
지난 1월, 서울시청 앞에 잠시 설치되었던 이 한옥 모양의 부스를 아시나요? 이 한옥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착한도서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워진 착한 목소리 기부존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한 ‘착한도서관 프로젝트’는 시각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목소리 재능 기부 캠페인입니다.
오디오 콘텐츠는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시각적인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목소리를 통해 모든 상황을 묘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사가 나오지 않는 영화 속 장면에서 인물의 표정이 어떠한지,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뒷배경에는 무엇이 보이는지 등을 말로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조각품의 경우 정확한 크기와 형태, 질감까지 묘사합니다. 현재까지 약 14만 명의 전문가와 일반인이 ‘착한도서관 프로젝트’에 목소리를 기부했답니다. 기부자들의 해설과 묘사가 담긴 오디오 콘텐츠는 무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책, 영화, 미술작품에 이어 올해는 서울시 안의 대표 문화 유산 100개점(46개소)을 소개하는 묘사 해설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서울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우리 문화유산을 귀로 듣고, 직접 만져보는 또 다른 ‘관람’을 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거리를 좁히고, 야외활동이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이 더 풍부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시도가 되고 있습니다.

김다빈

김다빈 _ 상상놀이터
beyondlisa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