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8일 하자센터 하하허허홀에서
00은대학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00은대학은 2011 문화예술교육형 사회적
기업 육성 지원사업 ‘별별솔루션’을 통해
지원되는 사업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00은대학의 2011년 첫해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확산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조망해보기
위해 개최되었다. 200석의 객석은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차며,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모델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_김재순 사회교육팀

00은대학이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

00은대학은 2008년, ‘누구나 가르칠 수
있고, 어디든 강의실이 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마포는 대학’에서 출발하였다.
희망청과 노리단이 손을 잡고, 청년들의
일삼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2011년에는 ‘별별솔루션’
사업을 통해 강화도 지역에 ‘온수리대학’
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시도하고, ‘술래’라는
지역활동가 양성과정도 진행해왔다.

1부 기조발제에 나선 노리단 미디어
신사업단 달록의 최대혁 대표는 00은대학의
향후 과제로 “공공적 확산을 위한 모델
개발과 자생‧자립을 위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2년부터는
00은대학 연구소, 사회적협동조합 등
다양한 운영체계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상 속 생활대학,
영국의 더스쿨오브라이프

최대혁 대표의 기조발제에 이어, 일본의
시부야대학과 영국의 더스쿨오브라이프의
사례 발표를 통해 00은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영국의 더스쿨오브라이프는 2008년에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이 지인들과 함께
설립한 자기 계발(Self-Help)학교이자
사회적기업이다. ‘학교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삶의 한가운데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내세우며, 좋은 직업
선택하기, 죽음과 직면하기, 혼자 있는
시간 활용법 등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만나본 더스쿨오브라이프의 큐레이터
인 케시 하이네스는 이러한 프로그램은
‘당신이 경험하고 삶에서 살아내야 한다’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전체가 캠퍼스다,
일본 시부야 대학

00은대학의 모토라 할 수 있는 시부야
대학은 2006년, 도쿄에서 시작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시부야대학 학장인
사쿄 야스아키와 대표이사인 이토 다케시를
초청하여 시부야대학의 철학과 운영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다. ‘시부야 지역
자체를 캠퍼스로, 학생도 교사가 될 수 있는,
시간이 흘러도 졸업이 없는 ‘시부야대학,
사교 야스아키는 시부야대학을 지역민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민들이 소통이
결여된 지점을 찾아,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프로그램화하는 접근법이 인상적
이었다.

또 하나 인상 깊은 점은 기업 후원을
통한 재원 확보 방식이었다. 국내의 문화
예술단체의 가장 고민이 되는 지점인
자생력의 문제. 재원의 50% 이상을 기업
협찬을 통해 충당하고 있었다. 기업 협찬을 위한 노하우로 이토 다케시는
기업의 요구를 고려한 프로그램의 설계를
강조했다. 예컨대, 맥주회사는 젊은 층의
맥주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고민이었는데,
’2015년에 먹고 싶은 맥주 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이들이 맥주에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방식이다. 이때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 아닌, 참여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00은대학

2부는 4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00은대학
프로젝트가 소개되었다. 별별솔루션 사업
으로 진행되고 있는 온수리대학과
마포는대학 외에, 구로는예술대학과
역곡북부시장은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술래(기획자)들이 사업을 소개하고, 사업에
참여한 주민이 직접 소감을 발표했다.
온수리대학은 청년들이 떠난 농촌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도시출장대학’이라는
접근법을 시도했다. 낡은 건물과 5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온수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도시의 청년들이
출장을 와서, 어르신들의 지혜를 배우는
프로그램이 개설되었다. 100년이 넘어
2대째 양조장을 하고 계신 사장님에게
배우는 가업의 노하우, 읍내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할머니에게 배우는 순무김치
담그기 등은 마을 전체가 대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영상을 통해 만나본 00은대학에 참여한
주민들은 평소 일상에 지친 생활에서의
새로운 경험이 주는 활력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자신만의 취미로 즐기던 스포츠
댄스를 주민들과 함께 한 장어집 사장님,
반찬가게 사장님에서 멋진 기타 연주자로
변신하신 총무님 등 문화예술을 통한
배움과 소통을 개인의 재미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활력을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델을 넘어서,
가치를 확산하다.

00은대학의 가능성과 미션을 고민해보는
3부에서는 00은대학뿐만 아니라, 그간
문화예술 분야 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이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시간이었다. 특히 가톨릭대학교 라준영
교수는 ’00은대학의 확산을 위한 가능성과
과제’라는 주제로 인상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00은대학이 다양하게 확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람과 조직문화에 의한
성장이 아닌, 체계적인 원리와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며 인력양성을 위한
프로세스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과 한가지 형태로
규정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아이템을
하나의 완성형 모델로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사업 모델로서의
확산뿐만 아니라, 각 프로젝트가 가지는
내재적 가치(지역적 이슈)와
접근법(솔루션)을 통해 더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가 확산하기 위한
‘빵빵한대학’이 될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