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10년부터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지역사회형 오케스트라 교육지원사업 ‘꿈의 오케스트라’를 추진해 왔다. 이에 꿈의 오케스트라가 그간 쌓아온 실행사례를 다양한 국내 아동청소년오케스트라 실행가와 각 분야 전문가들과 공유하고 앞으로 꿈의 오케스트라의 체계적 지원과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열린 자리로 지식공유세미나-”함께 비상하는 꿈의 오케스트라”를 마련했다.

아동청소년오케스트라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연주자, 음악교육자, 문화예술기관과 음악단체 등 관련 분야 관계자들은 지난 1월 19일 목요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 모였다.

글_서울통신원 허소민

세미나는 오후 2시 문화체육관광부 방선규 국장의 축사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재은 원장의 ‘꿈의 오케스트라의 견고한 비상’에 대한 브리핑으로 시작되었다. 3시 40분까지는 <세션1. 꿈의 오케스트라 2011 지식과 경험 공유>가 진행되었다. 꿈의 오케스트라 2011 단위사업 지원현황 및 성과보고(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김태연 팀장)를 비롯해 꿈의 오케스트라 단위사업 교육/운영사례 발표(춘천 ‘신나는 오케스트라’-춘천시 문화재단 현연아 문화사업팀장 및 전주 ‘한소리 오케스트라’-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이기연), 꿈의 오케스트라 2011 우산형 지원(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김태연 팀장),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 교육의 근본과 꿈의 오케스트라(수석강사 1기 봉효원), 꿈의 오케스트라 수석강사로서의 사명(수석강사 1기/부천 우리가 만드는 ‘놀라운 오케스트라’ 채은석 음악감독) 등이 펼쳐졌다.

<세션2>에서는 패널토론과 관객 Q&A가 펼쳐졌는데, 주요주제는 꿈의 오케스트라의 정책사업의 틀과 단위사업에서의 탐험과 모델개발, 공통으로 갖추고 개발해야 할 핵심적 요소와 그에 따른 노력, 지속적 활동과 진화를 위한 과제 등이 그것이며 강석홍(추계예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협동과정 겸임교수) 씨를 비롯해 1부 세션 발표자 4명이 토론자로 나섰고 조은아(꿈의 오케스트라네트워크지원본부단장/추계예대 교수) 씨가 좌장을 맡았다. 토론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김현목 사무관은 ‘꿈의 오케스트라 2012 지원계획’에 대해 발표했고, 관객 Q&A를 펼쳤다.

반나절로 기획된 알찬 일정 안에는 출발부터 그간 진행된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젝트가 짧은 시간 일궈낸 장족의 발전상들이 낱낱이 증명됐다. 그리고 앞으로 생겨날 문제점을 예견함과 동시에 보완책이 마련되기도 했다.

예술이 주는 가장 커다란 감동은 변화다. 예술 안에서의 변화도 그렇지만 예술을 ‘함께’할 때 사람들의 마음 안에는 벅찬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실로 ‘예술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가?’라는 의문은 이미 베네수엘라에서 실현된 바 있다.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가 바로 그것. 1975년 경제학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빈민층 청소년 11명을 모아 오케스트라 활동을 시작한 것이 모태가 돼 현재는 190여 개 센터 26만 명이 가입된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했다.

현재 엘 시스테마에는 수십만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제껏 빈민가 출신의 세계적 연주자를 다수 배출함으로써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는 훌륭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음악을 매개로 격려와 배려, 협동과 소통을 배우며, 오케스트라라는 ‘작은 사회’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엘 시스테마의 희망적 비전을 모태로 2010년 전국 8개 지역에서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지원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국의 다양한 오케스트라 교육현장에 대해서 전문 인력과 콘텐츠를 지원하는 우산형 지원체계를 만든다. 베네수엘라와는 사회적 여건과 문화적 맥락에 차이가 있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이를 실행하고 확산할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건이다. 이에 이날 발제를 맡은 채은석 수석강사와 대화를 나눠보았다.


첫 번째로 꿈의 오케스트라의 방향성에 대해 묻자, 그는 조목조목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만약에 우리나라가 엘 시스테마를 20년 전에 시작했다면 효과가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출발은 늦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염려되는 점도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른다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고, 지속력 또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말이죠.”

James Judd는 “열정적인 음악가는 자신의 커뮤니티에, 더 나아가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생각하라”고 했다. 그리고 Eric Booth는 “가르치는 것의 80%는 내가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사랑하고 격려하는지에 달려있다”고 했다. 모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적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다. 그 역시 같은 마음으로 역할의 전문화에 대해 강조했다.

“저는 수석강사 1기로 선정됐고, 이에 감사합니다. 늘 성공적인 모습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명감이 듭니다. 수석강사가 되기 위한 과정, 프리젠테이션 준비 등을 통해서 아이들을 분석했고, 이후에 좀 더 엘 시스테마적인 교사에 접근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8명의 수석강사들 모두 그런 마음입니다. 역할이 전문화되어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수석강사란 ‘꿈의 오케스트라’가 지향하는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 교육강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체계와 교수법을 전파하는 강사의 교육자다. 또한 수석강사는 아동 청소년을 위한 오케스트라 교육의 새로운 실행지침과 교육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는 선도적 교육연구강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 흥원이 2010년부터 추진한 사례다.
“문화예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순수’이다.”라고 단언한 채 감독은 “보이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내면의 순수함을 찾는 것이 우선이자 관건”이라며 자신의 교육적 소신을 전했다.

부천문화재단 우리가 만드는 놀라운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은 채은석 수석강사는 오스트리아 빈음대와 독일 로스토크 대학원을 졸업했다. SNO 고양유스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지휘를 맡은 바 있고, 서울내셔널, 소사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재직 중이다. 앞으로도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순수한 인성 함양’에 궁극적 목표를 둔 채 ‘꿈의 오케스트라’의 ‘꿈’이 실현되도록 매진할 예정이다.

오케스트라 교육은 일대일 개인주의 엘리트 교육을 지양하고, 다인수 협동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과 음악과 예술의 사회적 필요성을 인지할 때, 꿈의 오케스트라의 점진적인 실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음악의, 예술의 감동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한 사람으로, 그리고 점차 여럿에게 퍼지듯이 한 교육자의 단단한 열정이 어느새 아이들의 마음 안에 스미고 있기 때문에, 꿈의 오케스트라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