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초·중등 예술교육 활성화 기본 방안’(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 2010)의 하나로, ‘예술·체육중점학교’(미술, 음악, 체육, 공연‧영상 분야)를 제안했으며, 2011학년도부터 운영되고 있다. 예술・체육중점학교는 공교육의 중심이 학생들이 지닌 다양성과 적성‧특기를 존중하는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는 흐름과 함께 특수목적고나 특성화고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예술‧체육 전문 교육을 일반 학교까지 확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일반 중등학교에서도 예술․체육을 전공하거나 적성을 계발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심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술·체육중점학교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점검과 연구가 요구된다. (2011.08. 체육중점학교 대한체육회로 업무이관)
이에 다양한 사회적인 요구와 연계하여 일반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심화된 예술교육을 통해 사교육비 절감, 미래 사회 대비로서 창의․인성교육에 기초한 융합 인재 육성과 예술중점학교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 학교에서 시행되는 예술교육,
사교육비 절감 기대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일반고 외에 공업계, 상업계, 특수목적고, 국제고 등 적성에 맞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예술도 분야에 따라 나눠져 있어*일반계고(서울미술고, 브니엘예술고 등), 평생교육시설(한국예술고 등), 전문계고(한진고등학교 등)전공이 제한적이지 않다. 그러나 아직도 일반 학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단순히 예술에 흥미가 있거나 혹은 진로 탐색의 하나로 예술을 심화하고자 할 때 일반 학교에서 예술교육을 받기가 어려웠다.
예술중점학교는 기존의 학교 형태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학년당 1~2학급 규모로 예술중점과정을 설치하여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특성화된 교육을 시행하는 자율학교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창의·인성교육의 확산과 단위 학교의 자율 역량에 기반을 두어 창의적 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창의경영학교’의 한 형태이다. 중점학교에 따라 중학교는 전체 교육과정의 24%, 고등학교는 총 교과 180단위 중 64~113단위까지 관련 교과의 과목 이수가 가능하기 때문에(교육과학기술부 보도자료, 2010.5.21), 10단위로 운영되는 일반계 예술교과(음악/미술)보다는 많고, 80단위 이상으로 이루어지는 예술고등학교와 비교해도 절대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예술중점학교가 매력적인 것은 예술과 관련한 사교육비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규 교육과정 운영의 내실화, 방과후학교 활성화, 학생 학습 지원 및 성과 관리, 학교장 리더십 및 교원 능력 개발, 학부모·지역사회 협력 체제 구축 등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 교육과정이 아닌 특화된 교육과정하에서 보다 중점적으로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교육과정의 양적 시수의 확보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의 질적 구성과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언제든지 사교육 시장은 활성화를 띄게 된다. 국외 사례 분석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2개 이상 예술 영역의 통합적․융합적 운영, 학생들의 수준과 요구에 적합한 맞춤형 학습 체제 구축, 선택 과목의 다양성, 지역 사회와의 유기적인 협력 체제 구축, 학교의 교육성과 공유, 자율적인 학교 운영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창의․인성교육에 기초한 인재 육성
교육과학기술부(2009)는 교육과정 개정과 더불어 개정의 배경을 논하였다. 첫 번째,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로서 미래의 교육은 학생들의 잠재력과 바람직한 가치관을 찾고 키워주는 교육이 중심을 이루는데 이 핵심은 ‘창의성’과 인성’이 존재한다. 두 번째, 국가 발전 전략의 변화로서, 미래의 성장 동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창조적 인적 자본’이 주도한다. 세 번째는 교육 여건의 변화로서 2009 개정 교육과정, 입학사정관제 등에 따라 교과 위주, 점수 위주의 교육에서 창의성과 인성을 충실히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기초하여 미래 교육의 개념과 가치 재정립으로서, 또한 미래 교육의 본질이자 궁극적인 목표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동시에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하는 ‘창의․인성교육’을 제시하였다.
정형화된 지식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지식의 생성까지 확장하고 있는 창의·인성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에는 전통적 교육과정과 대안적 교육과정을 병합한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이하 융합인재교육)₁, 즉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예술을 접목한 융합교육을 실시하여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의 융합 학문적 교육과정까지 포함한다.
예술중점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선택 분야에 따라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는데, 교육과학기술부 및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에서 제시한 (지정/추천) 과목과 더불어 학교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필요한 과목의 개설 및 운영의 자율성을 담당 교사에게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 때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창의·인성교육에 부합하면서도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지식 창출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융합을 통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예술중점학교의 정착을 위한 제언
우리나라의 학교는 지속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다양화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경쟁력을 갖춘 학교로 살아남기 위함이다. 이 가운데 예술중점학교가 있다. 과학중점학교와 달리 예술중점학교는 국가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과 정부 차원의 홍보가 필수적이며, 해당 학교장이나 중점교사의 희생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예술중점학교의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운영과 발전을 위해서는 학생선발제도와 전반적인 운영 체계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과 멘토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기존에 이루어진 예술중점학교 교육과정 관련 연구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편제를 따르되, 교과 교육과정 개발 이전에 종결되었기 때문에 각론을 반영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된 교과 교육과정에 기초하여 보다 구체화된 예술중점학교 교육과정 관련 연구가 요구된다.
더불어, 예술중점학교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개별 단위 학교의 특성에 따라 독자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면 교육과정 재구성과 운영 및 활용 교재 관련 연구도 필요하다.
예술중점학교는 창의성이 기반한 예술교육의 구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과 운영상 절대적으로 부족한 예술교육의 시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예술 계열 특수목적고와 대학 입시에 대비한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기능 습득을 넘어선 총체적 문화예술 교육의 방향을 제시해 본래의 의미를 회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취지에 맞는 예술중점학교의 운영을 위해서 정책적, 장기적 지원과 관심이 요구된다.
글_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코너별 기사보기
비밀번호 확인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