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지역문화전문가 양성과정 국내연수 현장


 

지난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총 5일 동안 강화도 그레이스힐 연수원에서는 ‘지역문화전문가 양성과정’ 국내연수가 진행되었다. 지역문화 행정가, 지역문화 활동가, (준)공공기관 종사자 등 70여 명이 참가한 연수 현장을 전한다.

 

두근두근 첫 만남

 

덜컹덜컹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가 좌우로 흔들린다. 굽이굽이 작은 오솔길을 지나 연수원에 도착했다. 강화도의 상쾌한 공기처럼 친절히 반겨주는 직원 분들의 미소를 한아름 안고 대강당에 들어섰다. 강당을 가득 채운 지역문화활동가,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가 이번 연수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첫날 첫 강의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라도삼 강사의 ‘지역문화의 힘, 지역문화 활성화는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강의였다. 라 강사는 서울시와 해외의 사례를 소개하며 “여유와 여백이 있는 공간연출 안에 행위가 이루어져야 문화예술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문화개발을 위한 전략을 이야기하며 ‘재미’가 있는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다음 시간은 ‘지역문화자원의 인문학적 접근, 그리고 발굴’에 대해 문화평론가 안이영노 강사의 강의가 이어졌다. 홍대 앞 놀이터 축제, 봉평 메밀꽃출제 등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축제 사례를 들며 지역문화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재생에 대해 말하였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문학적 관점으로써 지역의 문화를 바라보며 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라는 것이 안이 강사의 이야기였다.

 

두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저절로 고개를 끄덕인 순간이 많았다. 연수에 참가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던 다른 활동가들의 생각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저녁에 있었던 네트워킹 시간에는 자기소개를 통해 지역 문화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의 얼굴에도 설렘과 보람이 가득했다.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연수 첫 날은 이렇게 저물어 갔다.

 

 

지역문화의 힘을 깨닫다!

 

셋째 날, 참가자들은 실행프로세스기반 교육으로써 각기 다른 주제의 분반을 선택하여 참여하였다. 그 중 하나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활용한 창의적 지역문화공간 설계 연구’는 커뮤니티디자인연구소 류제홍 강사가 진행하였다. 국내외의 다채로운 문화공간을 살펴보면서 공간이 사람의 문화와 생활을 규정한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공간 안에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가 자리잡고, 지역주민이 공간과 문화를 주체적으로 디자인해 나가는 사례를 통해 공간이 새로운 지역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강의인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지역문화자원 활용을 통해 지속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가 가능한가’는 지역활성화센터 정남식 강사가 담당했다. 이 강의에서는 실제 내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 방안까지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주거 지역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것을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협업하여 새로운 방안으로 대처하고, 환경을 개선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막연하기만 했는데, 실질적인 고민을 통해 강의 내용을 직접 체감하고 현실을 바라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넷째 날엔 지역문화활동 현장을 직접 견학하는 기회를 가졌다. 인천광역시 중구 배다리역사문화마을과 아트플랫폼이 바로 그곳이었다. 답사 전 인천 배다리지역의 변천사를 알기 위해 약 1시간 가량의 영상물을 먼저 관람하였다. 미리 정보를 가진 후 지역탐방에 나서니 골목길 하나까지 예사로이 보이지 않았다. 평범한 동네의 모습 구비구비 지역 주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며 지역문화의 보존과 활성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인천아트플랫폼은 낡은 창고를 활용하여 지역예술인들이 다양한 문화를 선보이고,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지역문화와 함께 개항장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었다. 용도폐기된 오래된 공간이 지역문화활동의 터전으로 다시 번창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인상적이었다. 광주에 살고 있는 내가 인천 곳곳의 지역문화현장을 경험함으로써 주민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뿌듯한 보람이 느껴졌다.

 

현장 견학 후 연수원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팀별 과제 완수를 위해 연수원 곳곳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지역주민을 하나로 이어주는 지속가능한 지역문화활동을 위해 우리 모두 피곤도 잊은 채 논의를 펼쳤다. 연수 일정 마지막 밤, 토론과 과제를 함께하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갔다.

새롭게 충전된 열정으로 파이팅!

 

연수 마지막 날, 모든 참가자들이 최종 과제발표를 위해 모였다. 알찬 강의와 답사, 토론을 통해 닷새라는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과제발표 현장은 그 숨가쁜 연수의 결과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보람의 마당이었다. 강의를 듣고 현장을 나가기에도 버거운 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최선을 다해 과제를 준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참가자 모두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활동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들은 전문적 소양 뿐 아니라 따뜻한 미소와 푸근한 정을 함께 지닌 믿음직한 일꾼들이었다.

 

누구나 ‘지역문화’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 나를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은 각자 마음 속에 지역문화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갖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마다의 마음 속에 보물처럼 자리잡은 이 생각이 각자의 지역에 뿌리내려 멋진 결실을 맺기를 소망한다.

 

글∙사진_ 권정효 광주지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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