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현장에 가다

3월 21일을 시작으로 전국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시작되었습니다. 각 지역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토요일을 만들어 가기 위한 첫 발걸음과도 같은데요. 이 가운데, 3월 28일 토요일 오전, 충청남도 공주시 금강 근처에 있는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뚝딱뚝딱! 숲 속 자연쉘터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나만의 쉘터를 만들게 됩니다.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어릴 적 숲 속 은밀한 곳에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놓고 정말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해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있나요? 소나무 가지를 주워 모아 지붕을 만들고, 바닥에는 마른 나뭇잎을 깔아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집인 것처럼 자랑스러워 하던 ‘나만의 공간’에 대한 추억 말입니다. 잔바람에도 날아가 버릴 듯한 움집에 불과한데도 틈만 나면 뒷산으로 달려갔던 애정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또 그 기억은 왜 이리도 오래 남는 것일까요?

 

충남문화재단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자연의소리사업단이 함께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뚝딱뚝딱! 숲 속 자연쉘터만들기 프로젝트’는 이런 생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어른보다 더 바쁜 일정으로 이런 여유조차 누리기 어려운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도 자랑할 만한 숲 속 무용담 하나 정도는 선물하고 싶어서요. 이 프로그램을 기획운영 하고 있는 김가빈 실장은 이 프로젝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본래 ‘쉘터’는 거친 자연환경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함이지만, 우리는 햇살과 비, 바람을 자연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바람을 이해하기 위해 풍경과 깃발을 이용하고 숲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의 반가움을 알기 위해 긴 시간 쉘터에서 머물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숲과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나면 이 곳에 나만의 쉘터가 생긴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고 그림을 그리고, 또 아이들끼리 힘을 모아 실제 쉘터를 만들게 되죠. 그 과정에서 내 생각과 자연의 실제 모습에 대한 격차도 이해하게 되고, 협업하는 법도 배우게 되고, 친구도 사귀게 됩니다. 무엇보다 굉장히 신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는 기회입니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진 오리엔테이션 후에 드디어 야외학습장으로 이동합니다. 어색해 하던 아이들 표정이 금세 환해집니다. 아이들은 아무런 프로그램 없어도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 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는 건 참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나누는 잠깐의 입단식에 이어 바로 대나무로 움집 골격세우기를 체험해 보았습니다. 움집을 만드는 원리를 체험해 보며 아이들은 금새 자신만의 쉘터를 상상하며 각자가 꿈꾸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여기에 모여 마음에 그린 나만의 쉘터를 만들어나가게 될텐데요, 한껏 상기된 아이들의 얼굴에 앞으로 찾아올 시간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여기 이쪽 끝은 둥그렇게 땅을 파서 움직이지 않게 묻고요. 반대 쪽은 끈으로 묶어서 세우면 될 것 같아요.”

 

“이 쉘터는 위험을 탐지하는 기능이 있어요. 그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고 있어서 자동으로 방어하는 거죠. 그리고, 핵폭탄도 막을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제법 합리적이고 그럴 듯한 건축이론을 내세우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상상의 세계로 바로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일단 말문이 터지자 아이들의 쉘터 설계는 끝이 나지 않습니다.

 

한쪽에 미리 지어둔 움집을 체험하는 것을 끝으로 오늘의 프로그램은 끝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한껏 들떠서 다음 토요일을 기대하게 되었고, 부모들은 오랜만에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숲과 만난 아이들, 거기에 평생 간직될 나만의 아지트인 쉘터 만들기. 그리고 쾌활한 친구들. 사실 이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많이 행복할 것입니다. 이런 체험활동을 통해 자연에 대한 이해가 성숙해 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간식을 먹으며 아이들은 벌써 모두가 친구가 되어서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날씨도 따뜻해져서 경사면의 흙이 스펀지처럼 부드러워졌습니다.

 

앞으로 ‘뚝딱뚝딱! 숲 속 자연쉘터만들기 프로젝트’는 8월 말까지 18회에 걸쳐 진행됩니다. 그렇게 1기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8월부터 11월까지는 2기가 진행되고요. 5월에는 한국자연미술가협회가 주최하는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외국의 자연미술 작가들과의 교류도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이 만남을 통해 자연미술의 정신인 호혜성과 평등성을 몸으로 체험하게 되겠지요. 언어 이외의 수단으로도 외국작가와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도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토요일이라는 시간을 TV 없이도, 게임을 하지 않고도 얼마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겠지요. 앞으로 조금씩 더 특별해질 아이들의 토요일을 응원합니다!

정민영

정민영 _ 글, 영상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이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 등과 함께하는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주 5일 수업제 실시에 따라 매주 토요일 아동•청소년 및 가족들이 문화예술 소양을 함양하고 또래•가족 간 소통할 수 있는 여가 문화를 조성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본 기사에 소개된 ‘뚝딱뚝딱! 숲 속 자연쉘터만들기 프로젝트’는 전국 17개 시•도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연계하여 지역 내 문화예술기관•단체를 통해 기획•운영되는 2015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지역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충첨남도 주최, 충남문화재단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자연의소리사업단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협력으로 진행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4월부터 본격 시작될 예정이며, 프로그램 정보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리플릿과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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