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1. 호찬의 방
새벽 4시. 핸드폰의 알람이 울린다.
“카톡 카톡” 호찬은 떠지지 않는 눈을 뜨며 핸드폰을 본다.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호찬아, 너 어제 1시까지 심야야자 했지? 몸 좀 생각하면서 해 ㅋㅋㅋ
호찬: 뭐야? 누구?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나 몰라? ㅋㅋ 하긴 넌 항상 반에서 혼자니까….
호찬: 뭐야.
S# 2. 버스 안
학교로 가는 등굣길.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영어 단어를 외운다.
핸드폰의 알람이 울린다. “카톡 카톡”호찬이 핸드폰을 본다.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뭐해? 내 생각해ㅋㅋㅋ?
호찬: (어이 없다는 표정)….
S# 3. 학교 앞
버스에서 내려 학교 가는 길을 걷는 호찬.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계속 뒤를 힐끔 힐끔 쳐다보며 길을 걷는다.
주위를 경계하는 호찬.
S# 4. 1학년 5반 교실 (2교시 윤리 시간)
태우: (조그마한 목소리로)아 겁나 배고파.
도훈: (체념한 듯)아 아직 2교시야 언제 끝나냐. 야, 끝나고 피시방 갈래?
태우: (비웃으며)어차피 또 질 거면서.
그 와중 호찬은 열심히 필기 중이다.
윤리 선생님: 진태우, 오도훈! 잡담했지 나와!
태우, 도훈: (입 모양만 내며)아씨….
S# 5. 1학년 5반 교실
4교시 끝나기 일분 전. 모두 한 쪽 다리를 책걸상 밖으로 빼놓고 있다.
점심 시간 종이 친다. 전속력으로 뛰는 아이들. 필기를 마무리 하고 있는 호찬.
뒤늦게 일어나 급식실로 뛰어나가는 호찬의 뒷모습. 텅 빈 교실의 모습이 보이다가
여전히 교실에 남아 고개를 숙이고 공부를 하는 남학생.
S# 6. 급식실
떠들썩한 급식실에서 친구 없이 혼자 급식을 먹고 있는 호찬.
와구 와구 말없이 먹는다.
S#7. 음악실
5교시 음악시간. 가창 수행 평가 시간이다.
음악 선생님: 14번 이호찬. (앞으로 나온 호찬을 보고 놀라며)어머, 호찬아! 바지가 뜯어졌어.
축구라도 한 거야? 하여간 남자들은 축구에 목숨을 건다니깐.
호찬: (조금 당황하며)어, 뭐지? 이상하네.
(목소리 가다듬으며)시작하겠습니다. 네순 도르마.
가창 수행평가 중에도 여전히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는 남학생의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S# 8. 야자실
열심히 모의고사를 푸는 호찬.
더 찢어진 호찬의 바지가 화면에 잡힌다.
S# 9. 집 가는 길
버스에서 내린 호찬. 집에 가는 길이다. 여전히 호찬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다.
갑자기 무슨 낌새를 눈치 챈 듯 재빨리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호찬.
현관문을 닫는다. 숨이 가쁘다. 집 밖에서는 누군가가 호찬의 집 창문을 바라본다.
(호찬의 집 창문 줌인)
S# 10. 집
문을 쾅 닫고 들어오는 호찬. 숨을 헐떡인다.
호찬: (숨을 헐떡이며, 식은땀을 흘린다)헉헉헉.
호찬 새엄마: 아니, 얘가 왜이래? 달려왔어? 어디 아파?
호찬: (숨을 고르며)아, 아니에요.
호찬 새엄마: 그래, 성적표 봤어. 근데 저번보다 좀 떨어졌던데.
호찬, 방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호찬 새엄마: 호찬아 잠깐만. 교복바지가 뜯어졌네.
호찬: 아, 네. 바지 좀 꿰매 주세요.
호찬 새엄마: 그래. 옷 갈아입고 줘. 근데 왜 그런 거야?
호찬: 잘 모르겠어요.
호찬 부, 거실로 나온다.
호찬 부: 호찬이 왔어? 성적표는?
호찬: (아버지에게 말없이 성적표를 건넨다.)
호찬 부: (호찬이에게 성적표를 가리키며)이게 뭐야? 왜 전교 등수가 7등이나 떨어져?
생명과학이 2등급? 이거 어떻게 된 거야? 공부를 하는 거야 마는 거야!
재수 삼수까지 인서울 못하면 호적 팔 줄 알아!
호찬, 방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 회상에 잠긴다.
S# 11. 과거 집 안 거실(호찬의 회상)
호찬 부: (소리 지르며)아니, 이 여편네가!
호찬 친모: (눈을 크게 뜨며 성질낸다)하, 그래 이혼해! 당신 원하는 대로 하라고! 내가 떠나줄게!
호찬 부: (성질내며)그래, 해! 도장 찍어! (숨 고른다)근데 저 멍청한 니 자식도 데려가지 그래?
너 닮아서 멍청하기만 하고 어디 한 번 집 나가서 잘 살아봐!
호찬 친모: (어이없다는 듯)호찬이는 니 자식 아니니?
호찬 부와 호찬 친모, 계속 싸운다.
싸우는 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호찬의 방으로 시선이 향한다.
어린 호찬, 방 문 뒤에서 듣고 울먹인다.
S# 12. 호찬의 방
호찬, 의자에 앉아 영어듣기 평가를 하고 있다. 새벽 2시를 가리키는 시계가 화면에 잡힌다.
뚝뚝. 갑자기 코피가 흐른다. 호찬이 휴지로 코를 막는다.
핸드폰에서 카톡 알람이 울린다. 호찬이 불안해하며 카톡을 본다.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코피 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네 ㅋㅋ 근데 전교 등수가 7등이나 떨어졌더라?
너 바보구나ㅋㅋ 매일 새벽 3시까지 공부하는데 그 모양이니. 넌 멍청해.
호찬: (소리 지르며)으악! 너 도대체 누군야!
니가 뭔데 계속 나에 대해 아는 체 하는 거야.
(핸드폰을 방바닥에 던진다)너 어디 있어! 당장 나와!
호찬 새엄마: (호찬의 방에 들어오며)어머! 얘, 호찬아 왜 그러니!
호찬: ….
호찬 새엄마: 무슨 일이야?
호찬: …. 헛것을 봤나 봐요.
호찬 새엄마: 휴, 그런 거니? 그래, 이제 공부 그만하고 자도록 해. 내일 학교도 가야지.
호찬: 네.
S# 13. 1학년 5반 교실
호찬이 쉽게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필기를 한다.
갑자기 종이 울린다. 재빨리 뛰어가는 아이들.
아이들이 다 가고 없는 텅 빈 교실 속 멍 때리고 있는 호찬.
고개를 숙이고 문제집을 푸는 남학생.
S# 14. 급식실
같은 반 친구A: (당황하며 놀라)어, 미안해 호찬아, 괜찮니?
(호찬의 옷을 같이 털어주며)정말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호찬: (매우 찡그리는 표정으로 국물을 털며)아씨.
(급식을 버리는 호찬. 그러다 다시 그 같은 반 친구A에게 다가간다. 눈을 크게 뜨며)
야 이 자식아, 너지, 너 맞지? 날 감시하고 스토킹한 게 너잖아.
카톡도 전부 다 너였어. 이렇게 우연인 듯 부딪히면 내가 모를 줄 알았지?
나를 바보로 알았지?
같은 반 친구의 머리를 잡고 무릎으로 내리찍는 호찬.
같은 반 친구, 코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주위 학생들은 웅성웅성 대고 체육 선생님이 와 말린다. 난장판이 된 급식실.
S# 15. 교무실
담임 선생님: 평소엔 얌전하게 공부만 하더니 왜 사람을 때렸니.
요즘 성적도 점점 떨어지는 거 같던데 뭐 나쁜 짓 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
호찬: … 아니에요.
담임 선생님: 일단 부모님에게 전화 드릴 거야. 반성문도 써 와.
호찬: 네. (호찬, 인사를 하고 교실로 돌아간다)
S# 16. 호찬의 집 거실
호찬 모 소파에 앉아있다.
‘띡띡띡 드르륵’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호찬 새엄마: 호찬아 왔니?
호찬: 네.
호찬 새엄마: 잠깐 이리와 볼래.
(호찬이가 다가오자)선생님에게 말씀을 들었어. 오늘 같은 반 친구를 때렸다며.
호찬: ….
호찬 새엄마: 요즘 무슨 일 있니?
호찬: 없어요.
호찬 새엄마: (걱정하며)호찬아, 아무 일 없는 거 아니잖아. 얘기 좀 해주면 안 되겠니?
호찬: …. 싫어요. (방안으로 들어간다)
호찬 새엄마: (한숨 쉬며)에휴.
호찬 모, 미심쩍은 표정 지으며 회상한다.
S#17. 초등학교 2-3반 교실
호찬 새엄마, 호찬의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과 상담 중이다.
교실 뒤편에서 어린 호찬이 책을 읽고 있다.
담임 선생님: 호찬이가 예전과는 다르게 말수가 적어졌고 좀 어두운 것 같아서요.
원래는 밝고 활발한 아이였는데.
호찬 새엄마: 네? 아, 저는 원래 좀 조용한 아이인줄 알았는데.
담임 선생님: 아니에요. 예전에는 정말 활발하고 친구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아이였어요.
혹시 호찬이가 요즘 학원에 다니나요? 호찬이 받아쓰기 점수가 눈에 띄게 올랐어요.
호찬 새엄마: 네. 학원에 보내고 있어요. 애 아빠가 성적에 관심이 많아서요.
담임 선생님: 너무 이른 나이부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라면서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심하면 정서적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저는 좀 걱정이네요.
호찬 새엄마: ….
S# 18. 집안 거실
호찬 새엄마 무언가를 결심한 표정.
S# 19. 다음날 호찬 방
호찬 새엄마, CCTV를 호찬 방에 설치한다.
S# 20. 집 안 거실
호찬 새엄마, 소파에 앉아있다. 시계를 본다. 밤 열 시 십분 정도.
소리는 시계 째깍째깍 소리와 침 넘기는 소리가 번갈아 들린다. 긴장감이 흐른다.
갑자기 현관 비밀번호 해제소리 들리고 호찬 집안으로 들어온다.
호찬: (힘없는 목소리로)왔어요.
호찬 새엄마: 그래.
호찬: 아버지는요.
호찬 새엄마: 출장. 내일 오신대.
호찬, 방안으로 들어간다. 호찬의 새엄마는 호찬의 방문을 바라본다.
S# 21. 다음날, 거실
호찬 모, 긴장한 듯 CCTV 재생버튼을 누른다.
CCTV화면에는 호찬이 핸드폰 보다가 핸드폰을 들고 허공에 대고 욕하고 소리 지르고 있다.
호찬: 너 어디야. 어디냐고! 숨어 있으면 못 찾을 거 같아?
너 경찰에 신고 할 거야. 어라, 거기구나?
호찬이 시계를 창문 쪽으로 던진다. 와장창.
호찬 새엄마, 보고 충격 받은 표정. 호찬의 새엄마는 호찬의 방으로 달려간다.
호찬의 창문은 커튼이 쳐져 있었다.
‘치이익-’ 커튼을 젖히고 보니 창문이 테이프로 뒤덮여 있다.
S#22. 1학년 5반 교실
쉬는 시간. 태우, 도훈 장난치며 놀고 있다.
태우, 도훈을 툭툭 치며 귓속말 한다.
태우: (호찬이를 가리키며)야, 쟤 좀 봐. 왜 지 바지를 지가 뜯고 있냐?
도훈: 몰랐냐? 쟤 학기 초 때부터 저랬어. 틱장애 같던데 나랑 짝이였잖아.
근데 신발이나 옷 보면 집에 돈 좀 있는 거 같은데?
태우: 돈 있으면 뭐해 또라인데. (인상 쓰며)하여튼 맘에 안 들어. 가까이 하지 말자.
도훈: 언제는 아는 척 했었냐 우리가?
S# 23. 집 안, 거실
다시 집 안. 호찬 새엄마는 손톱을 씹으며 CCTV반복 재생 중.
그때 호찬 부 들어온다.
호찬 부: 나 왔어.
호찬 새엄마: 얼굴이 하얗게 질려 호찬 부 바라본다.
호찬 부: (놀라며)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호찬 새엄마, CCTV 건넨다. 호찬 부 표정, 충격과 경악의 표정.
S# 24. 호찬의 방
호찬 부, 호찬의 방 안에 서 있다. 그때 호찬 들어온다.
호찬: (살짝 놀라며)오셨네요. 근데 왜 여기 계세요.
호찬 부: 얘기 좀 하자. 나와 봐라.
S# 25. 거실
호찬과 부모, 거실 소파에 앉는다. 호찬 부, CCTV를 호찬에게 보여준다.
호찬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호찬: 이, 이게 뭔데요?
호찬 부: 보면 모르겠냐 CCTV잖아.
호찬: 이게 뭐에요 도대체! 이젠 제가 공부를 하나 안 하나 CCTV를 설치해서 감시하는 거예요?
호찬 새엄마: 아니야. 그건 내가….
호찬 부: 닥쳐! 사내 새끼가 이게 뭐야! 정신이 나태하니깐 성적도 떨어지고 이상한 행동을 하지.
허, 내일 정신병원 갈 거니까 그렇게 알아!
호찬: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정신병원? 내가 버림 안 받으려고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아버지가 엄마처럼 지방대 간 사람들이랑은 상종도 하지 말라매요.
내가, 버림 안 받으려고, 좋은 대학 갈라고,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자기 분을 못 이긴다는 듯이)공부하는데 미친놈은 계속 장난질이고.
(살짝 웃으며)그래도 나한테 관심가져준 사람은 그 놈뿐이지.
호찬 부: 아니 이 자식이! 어디서 말대꾸야! 너도 니 엄마랑 똑같이 살려고 하지 말란 말이야!
호찬, 자기의 방에 뛰쳐 들어간다. 호찬 부모, 심란한 표정.
호찬 부: 지 친엄마랑 똑같아. 에휴, 내가 저런 걸 낳아가지곤.
호찬 새엄마: 애한테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당신도 그런 말투 좀 고쳐요.
S# 26. 호찬의 방
호찬이 방안에 들어와 거친 숨을 쉰다.
휴대폰에서 ‘카톡 카톡’하는 소리가 난다.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호찬아, 아버지께 그게 무슨 말투니? 정말 정떨어지게.
호찬: (화난 말투로)너 지금 어디야? 너 때문에 이렇게 내 생활이 다틀어졌어.
찾기만 해봐 죽여 버릴거야. 네가 죽던 내가 죽던.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어머 무서워라. ^^어디 한 번 찾아보던가.
호찬: 대체 왜! 왜 이러는 거야? 나한테 대체. 충분히 힘들어. 네가 괴롭히지 않아도.
제발 그만해. (살짝 웃으며)그래도 너는 세상에서 처음 가져본 친구다. 히히히히.
문이 벌컥 열리며 호찬 부가 들어온다.
호찬 부: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있나 봤더니. 또 핸드폰이야?
(호찬의 핸드폰을 뺏으며)이러니 성적이 떨어지지.
(거실로 나가며)여보, 당장 가서 핸드폰 정지 시켜요. 학원도 하나 더 알아보고.
호찬: 내 휴대폰. 안 돼요. 내 유일한 친구인데. 안 돼. 나한테서 뺏어갈 순 없어. 안 돼!
(호찬이가 울면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호찬 부모 호찬을 말리다가 말리지 못해
호찬의 난동을 보면서 멍하니 서 있는다.)
S# 27. 1학년 5반 교실
도훈: 밀지 말라고 개 자식아! 아나, 진태우! 넘어졌잖아! 아 책상 속 다 엎어졌어.
태우: 아니 남자 맞아? 왜 이리 다리 힘이 약해?
도훈: 너가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태우: 꺼져. 야 근데 저 자리 누구 자리냐, 진짜 다 엎어졌네.
도훈: 저기가 이호찬 자리일 걸?
태우: 아. 근데 걔 왜 자퇴 했대?
도훈: 몰라. 소문으로는 미쳤다던데?
태우: 그럴 줄 알았어. 내가 걔 좀 이상하다 했지?
도훈: 됐고 줍기나 해.
태우: 자리 주인도 없는데 뭐 하러 주워.
딩동 댕동. 점심 시간 종이 친다.
태우: 야, 밥이나 먹으러 가자.
도훈: 아, 그래도 주워야지.
태우: 그럼, 나 먼저 간다.
도훈: 아, 같이 가!
텅빈 교실 안에는 한 남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다.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재민아 밥 먹으러 안가? 빨리 가. 오늘 고기 반찬 나온다. ㅋㅋ
재민: 뭐지? 일주일 전부터 자꾸 모르는 사람한테 카톡이 오네.
[카톡 화면]
(알 수 없음): 나 누군지 모르겠어? 내가 친구가 되어 줄게. ^^
- 오예린 _ 글
- “저는 서울시 강동구에서 1남 2녀 중 차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지만 친해지면 180도 바뀌는 성격의 소유자이고, 목적 있는 좋은 창작물을 제작하여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 이강빈 _ 글
- “저는 1998년 3월 6일 12시45분에 몸무게 3.3kg으로 태어났고, 장차 미래의 유명 광고기획자가 되어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하는 것이 꿈입니다.”
오예린, 이강빈 학생 인터뷰
1. 시나리오 장르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해요.
오예린_ 시나 소설은 흔히 접할 수 있잖아요. 근데 시나리오는 접하기가 드물어요.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보단 특별하겠다 싶었어요. 종이보다는 광고나 영상으로 무언가를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뭔가 도전을 해보고 싶어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2. 두 친구가 함께 글을 썼는데, 어땠어요?
이강빈_ 솔직히 많은 분쟁이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잘 맞는 친구고, 저 혼자 썼으면 이 시나리오가 세상 빛을 못 봤을 것 같습니다.
오예린_ 솔직히 처음엔 걱정이 앞섰어요. 강빈이가 고집이 세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우리 작품에 대한 열정도 강했고, 덕분에 저도 안심하고 같이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중간중간에 짜증나는 일들도 몇 번 있었지만 강빈이가 워낙 매력적인 아이라서 다 용서가 됐던 것 같아요.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 후회 없이 창작을 즐긴, 좋은 경험이었어요.
3. 시나리오의 주인공인 ‘호찬’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졌어요?
이강빈_ 가족에게도 사랑을 못 받고, 친구도 없는 그런 불쌍한 존재인 호찬이를 통해 청소년 문제를 다뤄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이 시작이었어요.
오예린_ 요즘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나 가족간의 중압감, 따돌림을 겪는 상황을 호찬이에게 적용해서 호찬이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또 그 주변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표현하고자 했어요. 독자들간의 공감대 형성과 자극적인 내용을 가미해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4. ‘호찬’이와 ‘낯선 친구’의 관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이강빈_ ‘낯선 친구’는 호찬이에게 있어서 성적에 대한 중압감으로 인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찬이가 ‘낯선 친구’를 진짜 친구로 여겼던 것은 그만큼 외로웠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친구들 사이의 왕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상징하고 있어요.
오예린_ 호찬이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친구관계가 썩 좋진 않았어요. 부모님과의 사이도 좋지 않았고요. 그런 호찬이가 기댈 곳이라곤 카톡의 낯선 친구뿐이었어요. 물론 자신이 만든 허상에 불과했지만 얼마나 힘들고 지쳤으면 이상한 내용의 대화를 나누는 상대에게 ‘유일한 친구’라고 했겠어요. 바로 이 부분에서 호찬이와 낯선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과열된 학업주의와 사랑을 주고 받는 것이 익숙지 않은 안타까운 청소년들의 현실에 대해 고발하고 싶었어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재민이와 낯선 친구의 대화를 통해서 호찬이 같은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 또한 말하고 싶었어요. 다소 자극적이고 유치한 내용이라고 느끼셨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이러한 문제들에 대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이런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2014 학교문화예술교육 문학 창작 분야 시범사업 참가 고등학생 인터뷰
http://www.arte365.kr/?p=39174
2014 학교문화예술교육 문학창작분야 시범사업 수록작 (1) 「변기맨이 된 남자」
http://www.arte365.kr/?p=39189
2014 학교문화예술교육 문학창작분야 시범사업 수록작 (2) 가락국수
http://www.arte365.kr/?p=39284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좋아요
0코너별 기사보기
비밀번호 확인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