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2일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터빈 제너레이션 프로젝트가 열렸다. 이 행사는 영국 테이트(Tate) 미술관 주최로 열리는 국제협력과 교류를 위한 프로젝트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생과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학생 30명으로 구성하여 진행했다. 테이트 미술관에서는 보조 큐레이터 로라 내쉬와 작가 에밀리 올처치가 함께했다.

 

글_ 김윤정 경기 통신원 사진_ 이지수

 

 

터빈 제너레이션은 과연 어떤 프로젝트인가?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보조 큐레이터 로라 내쉬가 터빈 제너레이션에 대해 설명했다. 영국 최대 국립 현대 미술관이며 뉴욕 현대미술관 MoMA보다 방문객이 많은 최고의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 갤러리의 프로젝트인 터빈 제너레이션은 온라인 교육을 기반으로 전 세계 학교와 갤러리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 사에서 후원하고 있으며, 처음 테이트 미술관 내 터빈 홀에서 시작한 것이 그 기원이 되었다. 터빈 제너레이션은 시작한 지 4년이 되었으며, 지난 10월 웹 사이트를 열어 한층 더 성장했다고 한다. 현재 터빈 제너레이션에는 총 43개국에서 360개의 학교, 17개의 미술관과 관련 기관, 50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터빈 제너레이션의 목적은 현대미술을 자세히 알리고 홍보하는 데 있다. 예술가 조셉 보이스의 아이디어로 누구나 창의력을 갖고 있으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대가도 없는 공평한 이념이 내재하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연 4명 예술가의 전시를 터빈 홀에서 여는데, 이때는 작가와 큐레이터가 서로 협력하고 기획한다고 한다. 한편, 터빈 제너레이션 웹 사이트는 회원가입을 하면 인터내셔널 파트너가 만들어지고 개인적 블로그가 주어진다. 여기에 자신의 작품을 올려 소통하는 것이다. 프로파일을 업로드하면 다른 나라의 여러 사람과 작품을 서로 볼 수 있다. 마치 소셜 미디어와 같은 구실을 하는 이 웹 사이트의 궁극적 목적은 예술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예술적 영감을 공유한다

 

로라 내쉬가 함께 일하고 있는 작가는 다섯 명. 로라는 작가들이 무엇보다 관객과의 피드백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그는 작가 에밀리 올처치를 소개했다. 에밀리 올처치는 유럽의 도시를 사진으로 찍어 수십 개의 레이어를 만들어 합친 뒤 포토샵으로 작업한다고 했다. 에밀리는 ’21세기에는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소통은 넓게 할 수 있으나 그 이면에 있는 진정한 자유는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라며 이런 사회적 제한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오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영감을 줄 만한 여러 작가의 예제를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아이웨이웨이라는 작가의 ‘해바라기 씨’는 대량생산에 대한 현실을 표현한 것으로 넓은 터빈 홀 바닥에 해바라기 씨를 뿌려 놓은 것이다. 또한, 2007년 작품인 카스텐 홀러의 조각은 실제로 관객이 탈 수 있는 슬라이드로 테이트 미술관의 메시지를 담았다. 테이트 미술관 안에서는 모두가 함께 웃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그것. 그리고 가장 유명한 작품인 알린 라세르다의 ‘뷰잉 머신’은 거울을 이용한 시각의 다양성을 표현했다. 그는 한국 작가의 작품도 예로 들었다. 줄을 이용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 함연주 씨의 ‘거미줄’과 정연두 씨의 이미지 합성 작품을 소개하며 흥미있는 작품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터빈 제너레이션 프로젝트 소개와 작품 감상에 이어 참가 학생들은 ‘시간과 장소’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로라 내쉬와 에밀리 올처치는 학생들이 예시된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이 자리에 준비된 재료를 가지고 미술관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업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필자는 학생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이런 질문을 던졌다. “창의적 생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에 학생들은 난처해하다가 답변을 들려주었다. 다르게 보기, 이상한 것, 순발력 등 다양한 답변이 있었는데, 필자는 그중에서 ‘순발력’이라고 정의한 학생의 의견에 동의했다. 긴박함 가운데 창의성이 가장 돋보이지 않나 싶은 것이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그룹을 이뤄 ‘시간과 장소’라는 주제에 따라 미술관 안팎에서 작업을 실행했다. 그리고 피드백 시간에는 시조를 읊으며 자신들의 작품을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작품 제목을 붙여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창의적으로 즉흥 시조를 지어 발표했다. 학생들의 반짝이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무언가 맞추기 위한 작품과 발표를 선보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창의적 사고’란 무엇인지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에밀리 올처치_자유를 갖는 것, 다른 방법으로 보는 것, 그리고 실수에 부딪히고, 밖으로 나가서 감성의 자유를 갖고 즐기는 것이 창의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에밀리 올처치_나의 작업은 21세기를 사는 현대 대중을 위한 리메이크입니다. 디지털 매체, 포토샵을 이용해 여러 조각의 사진을 잘라 만드는 작업은 나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제일 가치를 두는 점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내 프로젝트를 보고 역사에 대한 언급을 하죠. 또 어떤 사람은 그냥 색을 즐기기도 합니다. 나는 긴 시간을 요하는 내 작업의 과정을 즐기고, 그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큐레이터께서는 전시기획 준비를 할 때 어떻게 하시는지요?

로라 내쉬_나는 5명의 작가와 친밀하게 팀을 이뤄 그들의 행위가 작업으로 발전되도록 돕습니다. 또한, 창작을 위한 모든 과정을 돕지요. 교육, 월드 커뮤니티, 웹 사이트 회원 가입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하여 작가들이 영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제공합니다.

 

이번 방한 기간 대학생 워크숍 외에도 청소년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작가께서 느끼는 한국 대학생과 청소년의 다른 점을 말씀해 주십시오.

에밀리 올처치_오늘 프로젝트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로 의견을 교환하고 조심스럽고 깊은 이해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재료를 다룰 줄 알고 팀워크도 잘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견주어 청소년은 에너지와 힘이 넘치긴 하지만 아직 뭔가 미숙한 점도 있습니다. 예컨대 무조건 행동이 먼저 앞선다든지 하는 점이죠.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나이에 따른 것일 뿐이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