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2일 대학로에 있는 ‘예술가의 집’에는 다문화 관련 기관 및 다문화 강사 등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심포지엄 주제는 ‘문화예술기반 다문화 교육인력 양성의 새로운 모색’. 어찌 보면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참가한 심포지엄 현장은 관심과 열의로 가득 찼다.

정책과 비전에 대한 현주소 점검

11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이주민이 무려 142만 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실제로 거리를 다니면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가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과거의 다문화 정책은 외국인과 이주민의 한국 사회 적응이 주요한 과제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다문화 정책은 다문화 이해와 문화적 공존, 문화다양성 등을 확대하기 위한 전 국민 대상의 문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08년부터~’11년까지 지난 4년간 ‘다문화 교육인력 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다문화 교육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모든 사업은 사람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신념 아래, 다문화 역량을 갖춘 창의적이고 사명감 있는 교육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삼고 4년간 193명의 다문화 강사를 양성하고 전국의 문화기반시설에 파견을 해왔다. 새롭게 펼쳐진 사업이라 현장의 이해가 다소 부족한 상황에서도 많은 다문화강사들이 긍지와 보람을 갖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4년간 추진해온 ‘다문화 교육인력 양성사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다문화 교육 인력의 발전방안에 대해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현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타 부처, 타 기관에서 양성된 다문화강사와 차별화하여 문화예술기반 다문화 교육인력만의 특성화를 고민 중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다문화교육

본격적인 심포지엄은 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인 차윤경 교수의 ‘한국 다문화교육의 실제’에 관한 발표로 시작되었다. 차윤경 교수는 세계사회의 문화적 기반의 변화에 따라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 자질로, 지적 유연성 및 창의성,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감수성 및 수용성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 다문화교육의 방향은 특정 인종집단이나 사회문화적 소수집단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를 ‘다문화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는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학 김선아 교수였으며 주제는 ‘다문화교육에서 문화예술의 가치와 역할’였다.
김 교수는 전공인 미술교육과 아울러, 다문화교육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두고 연구를 해오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하여 다문화교육과 문화예술교육이 상보적 관계에 위치하고 있음을 고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다문화 예술교육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발제 중에 제시된 여러 장의 사진들은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었으며, 다문화교육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교육인력의 활용과 발전 방안

이어진 두 번째 세션은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이완 사무국장의 ‘지역사회 다문화교육 활성화 방안이 이어졌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의 활동사례를 지역사회에서 다문화 교육의 안정적인 시행을 위해, 여타 기관 및 단체와의 네트워크 형성, 관계자의 인식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지역’은 일상적인 삶이 구현되는 곳으로서 이곳에서 다문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에서 이주민과 선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 및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아울러 관(官)에서는 다문화교육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다문화주의에 대한 연구, 사회 전반의 다문화교육에 대한 필요성 제고,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전망 공유, 다문화교육 교안 및 교구 개발·공유를 제언했다.
지역사회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과 어려움을 조목조목 짚은 발제로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효정 한국복지사이버대학 다문화사회학과 교수는 2011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추진된 ’2011년 다문화교육 인력양성 사업 평가연구’ 내용을 토대로 발표했다. 정부부처별 다문화교육 사업 분석을 통해 다문화교육 인력양성 사업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객관적 평가부족, 사업의 내용 및 예산의 중복성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다문화교육 인력양성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업현황 평가, 지속 가능한 정책, 교육인력 전문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처별 사업의 항목별 비교를 여러 그래프와 도식 등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다문화 강사들의 많은 관심과 집중을 받았다.

행사 마지막은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졌다. 김준식 (사)아시아프렌즈 이사장은 ‘다문화교육의 흐름과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김왕준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다문화교육에서 문화예술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토론문을 발표했다. 김승연 구로문화재단 문화사업 담당자는 ‘지역사회 다문화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견해를 제시했다. 가네코 유키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기 다문화강사는 교육활동을 통해서 느낌 점 및 사업의 개선점에 관한 의견을 강사로서 이야기했다.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여가정책과장은 문화부의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다문화교육정책 및 향후 과제에 관해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현장의 성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사업이 맞물려야 한다. 이주민 위주가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문화다양성 증진교육을 위해 문화부는 문화기반시설을 활용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4시간 동안 진행된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었다. 네 명의 발제자, 다섯 명의 토론자들의 이야기가 끝이 나고, 참여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 및 정부부처의 실질적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이 있었고, 다문화 강사들은 스스로의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 필요하다는 발언도 있었다.
다문화교육은 다민족 다문화 국가에서 일어나는 사회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흔히 다문화사회를 무지개에 비유한다. 한 가지 색깔이 아닌 일곱 색깔 무지개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처럼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다문화교육 인력들이 열어갈 무지갯빛 다문화사회를 꿈꿔본다.

글_ 인력양성팀 권정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