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오케스트라 연주자 강사 워크숍 현장


 

“레~ 레레! 라~ 라라! 무이 비엥! (좋아요!) 오케이~ 무이 비엥~” 활기찬 그녀의 목소리가 아트홀에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한 부천 ‘꿈의 오케스트라’ 어린이 단원들이 맑은 목소리로 계이름을 따라 불렀다. 재미난 손놀림과 밝은 웃음을 지닌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 수전 시먼 씨의 유쾌한 음악 수업에 아이들은 어느새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기적’을 만든 장본인이 여기에

 

지난 8월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부천 복사골문화센터에서는 ‘엘 시스테마형 아동청소년오케스트라 워크숍 : 꿈의 오케스트라 연주자 강사 워크숍’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꿈의오케스트라네트워크 지원본부, 부천문화재단, 화성시문화재단 주관 하에 개최되었다. 전국 6개 지역 문화재단이 함께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음악강사, 참여자,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 교육강사와 어린이, 청소년 등이 함께한 이번 워크숍은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창립 주역인 바이올리니스트, 음악교사 수전 시먼 씨와 함께하는 경이로운 3일이었다.

 

수전 시먼 씨는 호세 안토니우 아브레우 박사와 함께 1975년 베네수엘라에 전국유스오케스트라시스템을 설립한 창립단원 중 한 명. 베네수엘라의 ‘기적’인 엘 시스테마를 이루어 낸 장본인이다. 엘 시스테마는 잘 알려진 대로 베네수엘라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펼쳐진 음악 교육.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은 높은 학업 성취율과 건전한 자아 형성을 할 수 있었으며 청소년 범죄율도 놀랄 만큼 떨어졌다. 엘 시스테마는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또 다른 형태의 청소년 음악교육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꿈의 오케스트라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한국형 엘 시스테마’ 음악교육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현장의 강사와 학생들을 위한 수전 시먼 씨의 ‘원조 엘 시스테마 교육’ 워크숍이 기획된 것이다.

 

더 신나게, 더 즐겁게 음악과 놀아 보자

 

수전 시먼 씨는 베네수엘라 몬탈반 지역의 뉴클레오(엘 시스테마 교육 조직)인 어린이아카데미센터의 센터장으로 15년 이상 재직하며 유아 및 어린이 음악 교육에 특별한 노하우를 쌓아 왔다. 이번 워크숍은 3일 간 그녀의 노하우와 엘 시스테마의 교육에너지를 전수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강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수법 강좌, 그리고 강사 및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범수업, 그리고 좌담과 토론 등으로 이루어진 교수법 클리닉 등 다채로운 형태로 엘 시스테마의 교육을 체감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교수법 강좌에서 강사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0세 유아부터 21세까지의 청소년을 커버하는 연령별•단계별 엘 시스테마 오케스트라 교육에 대해 설파한 수전 시먼 씨. 그녀는 “무조건 연주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있는 삶이 얼마나 즐거운지 먼저 알려 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음악 교육은 다른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는 바탕이 되고, 고유의 개성과 흥미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첫 번째 있는 것을 따라 한다면 그것은 모조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불과하다. 여러분만의 어린이 오케스트라 교육을 만들어 보라. 예술교육에는 여러 가지 모델이 있을 수 있다. 모든 시도가 다 의미 있다”며 강사들을 격려했다.

 

 

이어 수전 시먼 씨의 시범수업 현장이 펼쳐졌다. 실제 교육에 임하는 강사 및 관련 연구자들뿐 아니라 여러 언론매체에서도 깊은 흥미를 표하며 취재에 나섰던 현장이었다.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는 부천지역 ‘꿈의 오케스트라’ 어린이 단원들이 무대 위에 올라 수전 시먼 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한 미소와 함께 수업에 나선 수전 시먼 씨는 무용 시간을 연상시키는 신나는 몸짓으로 어린이들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계이름으로 연주곡을 크게 따라 부르고, 이에 따라 무릎치기, 손뼉치기 등의 몸짓도 함께했다. 계이름 노래는 올바른 리듬감과 함께 음악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므로, 연주를 시작하기 전 악보를 노래처럼 소리내어 따라 부르는 것도 좋은 교육 방법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바른 자세로 악기를 잡아야 좋은 연주는 물론 몸도 상하지 않는다고 일러 주며 스텝 0에서부터 5까지 ‘바른 악기 잡기’를 놀이처럼 구성해 어린이들의 자세를 교정했다. 어린이 옆에 1대 1로 자리잡은 음악교육 강사들은 때로는 교육자의 입장, 때로는 학생의 입장을 오가면서 수전 시먼의 교수법을 온 몸으로 받아들였다.

 

‘코리안 엘 시스테마’를 위하여

 

시범수업에 임한 강라겸 강사는 “대부분 악보 보는 법을 먼저 교육하는데, 수잔 시먼은 악보 보는 법 이전에 리듬을 익힌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리듬감 없이 악보 보는 법만 익히면 새로운 곡을 접할 때 다시 원점으로 가게된다는 점에서 리듬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리듬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 파트가 아닌 다른 파트의 연주(리듬)을 들을 수 있고,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며, 그런 과정을 통해 오케스트라 연주의 전체를 보는 눈과 귀를 가질 수 있고 단원 전체의 화합과 하모니가 중요하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수전 시먼 씨 역시 “한국 강사들의 열정과 관심이 무척 기뻤다”고 말하며 “엘 시스테마는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국만의 개성과 역량이 담긴 ‘코리안 엘 시스테마’는 여러분의 손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사들을 격려했다.

 

글.사진_박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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