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와 그림 그리는 의사들의 모임, 한국의사서화회 박영옥 회장

 

Q. 한국의사서화회 소개 그리고 첫 전시회

 

저는 2009년까지 종합병원을 40년간 운영하다가 은퇴했습니다. 쉼 없이 달려온 길이었기에 이제나마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어느 순간 ‘서도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의사서화회를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곧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겼죠. 먼저 의사서화회 모집 공고를 의사 신문에 공지 했고 인터넷으로 지원을 받아 전국에서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예술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셨고 전국에서 참여한 분들이 28명이나 되었어요. 그렇게 한국의사서화회가 시작된 겁니다.

 

처음 전시회를 열었을 당시, 서예를 전공하거나 오랜 시간 학습한 것이 아니었고 수묵화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저 의료인 의사로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그리고 만들어낸 그림이 과연 어떻게 나올지 말이죠. 그런데 정말 우수한 작품들이 출품된 거죠. 서단에서조차 깜짝 놀랐으니까요. 당시에 한국미술관 바로 옆 전시실에서 서예협회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우리 의사서화회 작품을 보고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단체의 전시인지’를 문의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Q. 의사서화회의 창단계기와 과정

 

모임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어려운 일이야 매 순간, 언제든 있어 왔죠. 세상 모든 일에 있어 어떤 것이든 쉽게,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잖아요. 저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앞서 걱정하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요. 부딪히고 노력하다보면 좋은 결과는 찾아오기 마련이니까요. 그럼에도 가장 어렵게 생각되는 일을 이야기하자면,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장소가 어디든 있어야 할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회원들이 서울 경기뿐 아니라 지방 곳곳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모임을 자주 할 수 없다는 것이 어려웠지요.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모임을 갖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다행이죠.

 

물론 협회 전시 준비와 그 밖의 일들이 있을 때도 조금씩 어려움은 있답니다. 서로를 배려하며 시간을 맞추고 일을 진행하려 하지만 그래도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는 있겠죠? 하지만 모두 예술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다 보니 작품 활동이든 협회 활동이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저 또한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해야 할 업무들은 가급적이면 교통이 조금이라도 편리한 도심지역에 있는 제 스스로가 한발 더 움직여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고요.

 

Q 서화 활동이 가져온 변화

 

첫 아이가 13살이 되고 중학교 들어가니 정말 공부할 시간이 많아지더군요. 자신의 꿈을 위해 스스로와 싸움을 시작하게 된 아이와 함께 저 역시 퇴근 후면 그 옆에서 서예를 시작 했습니다. 자식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심신의 안정을 찾는 데에 가장 좋았어요. 그리고 87년에는 개인전도 열었죠. 아마도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내 스스로를 다스리며 소통하는, 작은 변화의 시작.
의사들은 의과대학 6년, 인턴, 레지던트를 공부하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읽고 의사가 되죠. 그 순간부터 인간 생명 존엄성과 양심을 갖고 인술(仁術)을 하게 됩니다. 동시에 생사를 넘나드는 많은 환자를 만나면서 때로는 안타깝고 힘든 순간도 경험합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이 이어지는 거죠.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의사들도 스트레스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서도’는 더욱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인성과 성품이 편안해 지고 좋은 의술을 자양할 수 있게 돕는다고 할까요?

 

또한 미세 수술인 현미경수술을 하기 전, 0.01mm도 안 되는 작은 붓털을 이용해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되면 수술 중 손끝 움직임과 집중력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그림도 잘 하고 수술도 잘 하게 되는 거죠.

 

물론 협회 전시 준비와 그 밖의 일들이 있을 때도 조금씩 어려움은 있답니다. 서로를 배려하며 시간을 맞추고 일을 진행하려 하지만 그래도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는 있겠죠? 하지만 모두 예술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다 보니 작품 활동이든 협회 활동이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저 또한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해야 할 업무들은 가급적이면 교통이 조금이라도 편리한 도심지역에 있는 제 스스로가 한발 더 움직여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고요.

 

 

Q: 앞으로 활동 계획

 

우리 협회는 이제 첫걸음을 내걸은 초기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무엇보다 초석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고요.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해 결속력을 다지고 회원 수도 더욱 늘려야겠죠. 차후에는 후배들인 의과대학 학생들의 참여도 독려하고 싶고요. 우리의 작은 활동을 통해 주변분들 뿐 아니라 더 많은 분들이 서예에 대한 관심을 갖고 배우게 된다면 더 좋겠죠.

 

한국의사서화회는 명칭 그대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그림과 글(서예)을 쓰는 모임이다. 2009년 7월부터 예술 활동을 하는 의사들이 하나 둘씩 모여 단체를 이루기 시작해 현재까지 정기 전시회를 2회 열었다. 그리고 이달 9일부터 15일 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세 번 째 전시를 하고 있다. 예술하는 의사들의 모임, 한국의사서화회 박영옥 회장을 만났다.

 

글_ 정진영 서울지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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