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공간 거리가 비일상적인 행위인 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거리예술 페스타가 부산 서면 1번가 일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으로 시민과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한 마당으로 열렸다.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 공연의 모델을 제시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부산 민예총)가 기획한 ‘2011 거리 예술 페스타-어쩌다 마주친’은 민예총 사무차장을 역임했던 배은희 씨와 문전성시 프로젝트 일을 통해 인연이 된 임희진 기획자와 함께 또 다른 시선과 소통에 대한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어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연으로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Q. 부산의 거리 예술축제를 기획하게 되신 동기를 듣고 싶습니다.

배은희2004년부터 부산 민예총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거리의 보행권을 보장하고 거리문화를 활성화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되어 거리공연 행사를 진행해 오다가 거리문화 축제로 변화되었는데, 초기에는 단지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해 오던 공연을 그대로 가지고 나오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관객들의 공감이나 집중도가 떨어지고 특성적인 면에서도 아쉬움이 항상 남는 문제로 고민해 왔습니다. 그래서 색다른 도전을 해 보고자, 지역의 새롭고 젊은 기획자 및 공연예술가들과 함께 재미있고 실험적으로 풀어나가게 된 것입니다.

임희진특히 공연이 이루어진 서면 1번가는 예전에 집회를 많이 하던 거리로 알려져 왔었는데요, 그러한 거리에 문화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새로운 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거리 공연문화의 정착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배은희그러한 장소적 선택과 더불어 프로젝트적인 형식으로 2009년 그리고 2010년 각각의 주제와 이야기 그리고 기획 등을 같은 장소에서 다양성을 제공함으로 시민들에게 문을 열고 다가가려고 노력하고자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관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안에 대한 고민에서 일회성 있는 축제 즉 페스타로 풍성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자 했습니다.

Q. 지역에서 축제를 진행함에 있어서 어려움 또는 아쉬움은 없었나요?

임희진아직 문화예술 공연이나 축제에 대한 행정적 매뉴얼이나 제도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기 위해선 거리축제에 대한 인식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이 거리로 나옴으로써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만나서 공유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은희행정적인 면에서나 협조를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산에서도 젊은 공연 기획가들과 예술가들이 점차 이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산의 지리적 특성 중 하나가 사람을 위한 길보다 차량을 위한 길들이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머물 수 있고 쉴 수 있는 문화적 요소와 만날 수 있는 빈약함을 의미로 부여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협소성으로 안타까운 일도 많았지만, 거기에서 거리문화 축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무대를 세우지 않고 하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주변의 공간을 있는 그대로 무대로 활용하자” 그런 말씀이신가요?

배은희그렇죠. 특정한 장소에 무대를 세워 공연한다기 보다는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관계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전환하고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는 공간적 구성이라든지 다양한 방법의 공연 형 기획이 시도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주어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산이 가진 지역적 특성 공간을 활용하자는 생각으로 대안을 찾게 되었던 것입니다. 보여주기 위한 공연 보다는 즐기기 위한 공연 형 프로젝트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임희진공연을 기획할 때마다 자주 접하는 것이 하드웨어에만 취중하고 소프트웨어적인 요소에는 취약함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거리문화축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화예술을 거리에 끌어오고 시민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기획자와 공연예술가 및 참여자 모두가 우연히 만나서 즐겁게 즐기는 장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거리예술의 성격 자체가 질서에 순응한다기보단 질서를 깨는 행위를 통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가장 좋은 장소가 된 것이었습니다. 특히 2011년은 여러 공간을 이동하며 이루어지는 콘셉트로 시간대별 이벤트를 분산하여 공연과 마임과 같은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도록 하였습니다. 오히려 복잡한 공간에서 재미와 다양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Q. 축제 기간 동안 예상 밖의 얻은 점과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어떤 것인가요?

임희진갑작스러운 취소 사태로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도 있었는데, 여러 기관을 돌아다니면서 알아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시간과 공간이 바뀌게 되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정해서 이루어지는 공연형태가 아니었기에 오히려 좋은 요소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게릴라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실험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장르가 같이 어울러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 축제였습니다.

배은희서면은 과거에는 부산의 중심부였지만, 최근 가장 특색 없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었기에 문화예술 공연을 통한 거리를 살리자 라는 의미에서 축제를 벌일 수 있는 장소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진행이 되었는데요. 사람들이 집중하여 모임으로써 무대가 만들어지는 공간성을 만들어 만날 수 있다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일상적인 행위들로 만남이 이루어진다는 것에 고민하고 의미를 넣어 지정된 특정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고 자유로운 무대가 연출될 수 있었습니다. 불필요한 장소가 공연을 통해 필요성의 장소로 무대가 되어가는 모습을 이 축제를 통해서 발견함으로써 거리예술을 통해 하나의 장소를 가능성 있는 공간에서 문화적 공간으로 만들어 간다라는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Q. 축제 기획에서의 주안점을 둔 것이 있다면요?

배은희작은 거리공연들로 이루어진 축제라는 점에서 일상의 공간에서 비일상적인 행위를 ‘계획 없이, 우연히’ 만난다는 점에 의미를 두었습니다. 출연 팀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계속했던 것이 사람들이 계속 참여할 수 있는 요소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자 함이었습니다. 앉아있는 바라만 보는 일반 시민에게 다가가서 축사해달라는 퍼포먼스나 그런 것을 통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가 즐거워하고 자원 봉사자들도 가장 재미있었던 이벤트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술 퍼포먼스를 하는데 글자를 쓰며 시민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방식의 요소들을 통해 함께함으로써 공연 자체가 완성된다는 이러한 방향으로 기획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임희진가장 호응도가 좋았던 시민의 연령대는 젊은 분들보다 어르신 분들이 적극적이고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모습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하기했는데, 모두가 함께 스텝이, 공연자가 되기도 하는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기획하고자 하였는데, 오히려 관객 즉, 사람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된 것 같았습니다.

 

Q. 축제 진행 후, 기획자로서 느끼신 점은 어떤 것들이 있으셨나요?

임희진부산에서도 특색 있는 문화예술공연 장르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많이 듣고 느꼈습니다. 특히 요즘 거리공연을 매개로 한 공연 팀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부산의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과거 부산은 장르의 한정성을 갖고 있는데 다양한 장르와의 통합을 통해 거리예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산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배은희맞습니다. 다른 장르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이번 거리예술 페스타를 통해 인식하였으며 특히, 지역에서 다양한 장르와의 만남과 기획을 통한 사람 즉, 관객들과의 호흡의 방법적인 면에 대해서도 조금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리예술의 철학적 관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거리예술도 분명 존재해 왔고 그러한 역사성을 다시 되짚는 것도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마당극과 시장장터에서 이루어진 극들을 통해 그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 올 수 있는 가치를 되짚어보고 현대 사회와 사람들의 감성에 맞는 것들을 접목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도 들었습니다.

Q. 올해 기획하고 있는 축제가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요?

배은희거리예술 페스티벌은 부산 민예총 차원에서 주력하는 사업으로 확장되어 올해도 진행이 될 것입니다. 작년보다 성과와 관심의 폭이 넓어지며 지원도 조금 나아졌고요. 기존의 형태와는 다른 시도적인 프로그램들이라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 같아서 기쁩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더 다양성을 부과하고자 공모형식으로 많은 문화예술인이 참여하도록 하여 이 공연을 통해 또 다른 새로움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공모 자체에서 마치는 것이 아닌 만남을 통해 소통하고 서로 공유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내어 공연자와 예술가 그리고 기획자 모두가 함께함으로써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값진 일이 아닐까 생각하고 그러한 방향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선생님들에게 ‘축제’란? 그리고 어떤 의미인가요?

임희진축제란, 일상생활에서 잊고 지내고 있던 그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적 모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배은희축제는 각기 다른 곳에 있는 것들이 모여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별의 예술인들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 축제라는 공간은 여러 예술인들이 모일 수 있는 자유스러운 공간으로, 각각의 방향성에 따라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며 이를 통해 하나의 실험적인 놀이의 장이 바로 축제의 참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_ 예정원 부산지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