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별건가요. 보드라운 말들이 따스한 손길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이 시인 거죠. 일상의 단어를 모아도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어요. 예술은 재미있게 노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진주 알 같은 것이죠.

 

2014년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맞아 ‘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와 ‘말’을 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얼마나 하고 살아갈까요? 쑥스러워서 혹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며 ‘진심의 말’을 잊고 사는 요즘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늘 뱉는 낱말로 마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말語’은 일상의 흔적이 베인 말들로 놀이하듯 자유자재로 단어를 섞다 보면 새로운 것이 탄생하리라는 믿음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탄생의 시작과 끝, 모두 여러분에게 맡겼습니다. 다행히도 참여자들은 우리와 같은 생각이었나 봅니다. 평범한 재료로 일품요리를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그 덕분에 우리는 성공적으로 말들의 창작놀이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 전하지 못했던 말들을 마음에서 꺼내 요리조리 잇는 행위는 미술작품이, 음악이 탄생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말
우리가 사랑하는 말

우리가 사랑하는 말
우리가 사랑하는 말

 

일상의 소통행위가 예술의 창작과정으로 전환되는 그 특별한 순간의 경험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게 된 거죠. 방법은 이러했습니다. 서로에게 힘을 주는 말, 전하지 못한 사랑과 격려의 말을 SNS 댓글로 남깁니다. 그 중에서 고른 낱말카드를 이리저리 모으고 맞춰서 나만의 시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출품작 중에서 함께 나누면 좋은 시들을 엮어 <당신의 말을 기억하게 되는 날>이라는 한 권의 시집을 만들었습니다.

 

달밤의 하늘을 천천히 등지고
인생의 바람소리 외면해도 괜찮아
묵묵하게 연주하는 당신 존재함에
대신하는 온전한 햇살은 힘차게 분다
– sang jun park

 

꽃 바람소리 줄게
꽉잡아요
오늘 하루
함께 살자
– 김재홍

 

묵묵하게 연주하는 심호흡을 듣고싶어
세상에서 머무르는 조그만 바람
귓속에서 채워지는 여유를
– Eilseop shin

 

꽃봉오리 같은 낱말을 설깃설깃 이었더니 말語들의 정원이 되었습니다.
주변에 흩어져 있을 땐 평범했지만, 당신을 생각하며 모았더니 가슴 뜨거워지는 연애편지가 되었지요. 거기, 당신 곁에 앉아 보세요. 오늘은 나의 말을 기억하는 최초의 날이자 최고의 날이 될 거예요.

 

 

우리가 사랑하는 말
우리가 사랑하는 말
우리가 사랑하는 말


우리가 사랑하는 말語 온라인 시 모음집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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