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지역사회와 문화, 그리고 이웃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커뮤니티, 해외에서는 어떻게 펼쳐지고 있을까요? 브라질에서는 사람들이 문화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를 각 지역마다 만들자는 목표에서 출발한 정책사업 ‘컬쳐포인트’가 있는데요, 2003년 브라질 문화부가 시작해 지난 10년간 남미의 주변국에도 적지 않은 문화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각 지역 주민들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을 넘어서 범죄예방 프로그램까지 그 영역이 점차 넓어지는 컬쳐포인트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우리에게도 꽤 익숙해진 ‘엘 시스테마’의 일례와 같이, 남미의 여러 나라가 문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사회적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 중 브라질은 ‘컬쳐포인트(Points of Culture)’ 프로그램으로 지난 10여 년간 주변국에 적지 않은 문화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 문화부가 2003년 시행한 ‘컬쳐포인트’는 각 지역의 주민들이 자신과 이웃들의 삶, 더 나아가 커뮤니티 내에서 더 깊은 유대관계를 갖도록 다양한 규모의 수천 개 문화예술 프로젝트 및 지역커뮤니티들이 함께 뜻을 모은 정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룰라 대통령 시절 5년간 문화부 장관을 맡았던 유명한 음악가인 질베르토 길(Gilberto Gil)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였다. 무엇보다 예술가가 문화부장관이 되었다는 것, 그런 그가 제시한 전국단위 대규모 사업이라는 것 때문에 초반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컬쳐포인트는 사람들이 문화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를 각 지역마다 만들어야겠다는 단순한 목표에서 출발했다. 브라질 문화부는 2008년 총 100여개 프로젝트, 2009년 총 300여개의 컬쳐포인트 참여 기관․단체를 선정하여 그 규모를 점차 확장하였다. 현재는 브라질 전국에 걸쳐 3,500여개의 컬쳐포인트가 운영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 당 3년간 18만 헤알(약 8,3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컬처포인트의 목적은 아래 세 가지이다.
– 문화육성
– 다양한 주도적 시민문화의 활성화
– 서로 다른 사회계층간의 문화적 교류 증진

 

세부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컬쳐포인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젊은 문화예술인에게 장학금 제공하는 ‘살아있는 문화요원(Living Culture Agent)’, 컬쳐포인트 단체에 멀티미디어 스튜디오 및 영상매체 제작 설비를 제공하는 ‘디지털문화’, 지역사회의 텔레비전, 라디오, 블로그, 잡지 및 보도 자료를 통해 단체소개 및 홍보활동을 지원하는 ‘미디어 프리’, 컬쳐포인트 소속단체 간의 정보 및 경험 공유 활성화를 위해 행사 및 연례회의를 지원하는 ‘TEIA 컬쳐포인트’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우수 컬쳐포인트 시상 및 우수 교사지원 프로그램, 남미권 외의 국가와의 교류프로그램 등 다양한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있다.

 

 

컬쳐포인트의 수혜대상은 주로 저소득 인구 밀집지역 및 공공서비스 접근성 취약 지역, 사회적 취약계층 및 학생, 다문화가정 및 예술가, 문화적 생산자 밀집지역, 그리고 역사․문화․환경 보존이 필요한 지역 등이다.

 

 

브라질 정부는 컬쳐포인트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접근 경로를 한층 다양화 하고 확장함으로써 지역주민과 단체가 스스로 문화적 요소를 활용하여 지역 환경에 맞는 문화적, 예술적 활동 및 창작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이 사업의 지난 10여 년간의 성과는 주변국인 아르헨티나, 페루, 우루과이 등으로 퍼져나갔고, 이들 역시 현재 동명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페루의 컬쳐포인트

 

페루의 컬쳐포인트는 브라질의 컬쳐포인트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 2011년 2월 페루 문화부 문화예술지원부(Directorate of Arts and Cultural Access)는 문화관련 단체들과 협력하여 기존 문화예술교육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자율적, 주체적 활동을 통한 시민의 문화활동 참여활성화 및 문화수용력 증진을 위해 공공 네트워크의 개념으로 ‘컬쳐포인트(Points of Culture)’를 시작하였다.

 

페루 컬쳐포인트 참여 비영리기관 및 단체에는 아래와 같은 혜택이 제공된다.
 
– (정부인증) 문화부 발행 ‘페루 문화네트워크소속 기관 인증서’ 발행
– (기관홍보) 문화부를 통한 단체 주요소식 및 홍보 기사 보도, 문화예술교육 사업 및 연구관련 출판
– (재정 및 시설지원) 워크숍, 행사,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정부의 재정 및 기반시설 지원
– (역량강화) 문화예술교육 관련 연수 및 시청각 자원관리 및 정보통신기술 연수 제공
– (기관 간 협력기회 제공) 문화부 중재하의 지속적 경험공유 기회 및 공간 제공
 
현재 페루 전역에는 총 67개의 컬쳐포인트가 운영되고 있다. 페루 문화부는 매년 컬쳐포인트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해 활동이 기대되는 우수 컬쳐포인트 기관․단체를 선정하여 집중 지원한다. 2013년도에는 총 44개 기관․단체가 지원, 최종 12개 기관․단체가 선정되어, 각각 10,000솔(약 430만원)을 추가 지원하였다.

 
 

 

페루 컬쳐포인트 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지역사회의 범죄경험이 있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는 ‘더 많은 문화, 더 많은 안전(Más cultura es más seguridad)’ 프로그램이 있다. 문화단체들이 길거리 비행청소년들에게 문화적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삶을 보다 넓게 볼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또래집단과의 공감대 형성 및 공동체의식을 키우고, 보다 긍정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으로 범죄에서 멀어지도록 도와주고 있다.

 

주변국까지 가세해 남미 문화예술정책에 있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낼 정도로 그 규모 및 대상이 훨씬 방대해진 브라질 컬쳐포인트는 그 세부적인 프로그램과 앞으로의 행보를 주의 깊게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리 ㅣ 국제교류팀 박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