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넷째 주, 일주일 동안 전국 곳곳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말을 걸어온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 시장상인부터 아마추어 예술가까지 함께한 다채로운 프로그램 뒤에는 더 가까이, 쉽고 재미있게 문화예술교육을 시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고민한 많은 기획자들이 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문화예술교육을 고민하고, 또 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호흡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시장에 흐르는 인문과 예술 ‘황학동별곡, 100인 이야기’_신당창작아케이드 총괄 매니저 김진호

Q1. ‘황학동별곡_100인 이야기’ 상인들의 이야기를 천장에 설치하였는데요, 어떻게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나요?

중앙시장은 상인들에게 매일 출퇴근하는 길이자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신당창작아케이드나 예술가가 중앙시장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활성화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중앙시장의 주인공인 ‘상인들’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100인의 상인 이야기는 간접적인 매체를 통한 단순한 소통이 아닌, 중앙시장 천정에 설치하여 상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하고 단골이나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그것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단순히 전통시장의 미화나 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의 프로젝트가 아닌, 진정한 시장의 주인인 상인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냄으로써 안으로부터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공공프로젝트를 기획했던 것입니다.

 

 
 

Q2.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시장 안에 위치해 있는데요, 상인들과 작가들의 소통은 어떠한가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좋은 점과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2009년 개관 초기에는 상인들과의 관계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상인들은 예술가들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자신들의 생업을 이어가는 시장을 낯선 이들과 공유하는 것이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해 두해를 지나면서 서로의 삶을 지켜보게 되고, 크고 작은 교류와 소통이 일어나면서 현재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번 ‘황학동별곡, 100인 이야기’에서도 상인 100명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한분씩 만나보니, 수줍어하고 쑥스러워 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순박함과 소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3. 현장에서 사람들의 반응들은 어땠는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참여자가 있다면요?

100점의 작품을 설치한 다음 날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호떡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설치된 곳을 지나가니 마치 천국처럼 느껴졌다”고 하면서, 호떡을 사러온 손님들에게 설치 작품을 설명하며 직접 가서 보고오라는 얘기를 건넸다는 말을 듣고 무척이나 흐뭇했습니다.

 

Q4. 이번 주간 행사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나요?

‘황학동별곡, 100인 이야기’를 통해 신당창작아케이드는 무엇보다 시장 상인들과의 뜨거운 만남을 가질 수 있어 너무나 기뻤고, 그들에게 예술 혹은 문화를 통해 서로간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확실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5.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가 내년에는 어떻게 진행되었으면 하나요?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시장에서 상인들과의 예술교육이 이뤄지고 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지역 축제를 열었으면 합니다. 예술교육이 어떤 전문적인 교육 장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그 결과를 지역 사람들이 함께 나누고 볼 수 있는 축제를 연다면 올해의 사업보다는 훨씬 더 큰 ‘보통 사람들의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워크숍 박람회_들어볼까? 르떼의 흥미진진한 이야기_사회적 기업 노리단 김승현 디렉터(카카)

Q1.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워크숍 박람회>입니다. 참여자들에게 무엇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지요?

이번 행사의 주제가 ‘일상에게 말을 거는 예술’이다 보니 주변에서 쉽게 접근하고 발견할 수 있는 소재와 내용에 중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자발적 참여’를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생각했기에, 즐거운 경험을 통해 자꾸 참여하고 싶은 호기심과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길놀이를 하거나 곳곳에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해, 이러한 시공간에서 참여자들의 경험자체가 예술적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Q2. 현장에서 사람들의 반응들은 어땠는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참여자가 있다면요?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았습니다. 몇몇 프로그램은 수용하지 못할 정도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르떼 인형 그리기’와 광화문 광장에서 ‘탐부밤부’에 참여한 흑인 어린이 두 명입니다. 본능적인 리듬 감이 탁월해서 보기에도 귀엽고 좋았습니다.

 

Q3. 사람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나 기획자들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사람들에게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공평하게 제공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체험은 개인에게 내재된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보다 건강한 인격을 형성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타인과의 교감과 소통을 통해 내면을 성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계자들 역시 일방적인 전달위주의 교육이 아닌 쌍방향의 관계를 통한 경험의 장을 많이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회와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점진적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 고정관념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밴드의 리어카, 광화문을 굴리다_인디레이블 키친 디렉터 장상준(짱가)

Q1. ‘밴드의 리어카, 광화문을 굴리다’에는 20여 팀의 아마추어 밴드가 음원·음반 제작 및 공연까지 해냈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기획에 참여했는지 궁금해요. 참여 밴드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이번 기획에 참여할 밴드를 다양하게 모집했습니다. 저도 현재 밴드 활동을 하고 있기에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갖고 있는 목표나 꿈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가장 큰 사건은 자신의 앨범을 갖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디렉터로서 참여한 팀들에게 큰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합니다.

 

참여한 밴드들은 이번 녹음작업을 통해 현재의 작업물에 일단 만족하고, 목표를 하나씩 실천해야 자신의 기록물을 남길 수 있다는 걸 느끼셨을 거라 생각해요. 내 마음에 꼭 드는, 100% 만족하는 연주는 충분한 내공이 쌓인 후에 혹은 죽기 전에나 가능할 것 같아요. 아쉬움도 많으시겠지만 앨범이 제작되어 손에 받아보게 되는 느낌 그대로를 잘 간직하셨으면 좋겠어요.

 

Q2.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좋았던 점과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아마추어 팀들이 처음 녹음실에 들어가서 설레고 들뜬 마음이 옆에서 지켜보는 제게도 느껴졌어요. 또 비주류 밴드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보람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다만 20여 팀의 일정이 빠듯하게 있어서, 한번 녹음을 하고 나서는 재녹음이 실제로 불가능한 상태였어요. 최대한의 연주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드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Q3. 광화문 길거리 공연 현장에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많은 관객들이 앨범을 구매하기도 하고, 한번 앉은 분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공연을 지켜봐주는 모습을 보면서 왜 참여 밴드들이 아마추어 음악가고, 비주류 음악이라 칭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밴드들이 광화문 광장을 돌며 버스킹(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를 하는 행위)하고 앨범을 판매하여 들인 수익금을 보고 저 역시 놀라기도 했고요. 앨범이 안 팔리거나 본인들만의 연주회가 되면 어쩌나 우려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Q4. 이번 주간 행사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나요?

이번 프로젝트의 발상 자체가 연주자나 관객 할 것 없이,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큰 선물이 되는 경험이었어요.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꿈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주는 기획을 많이 연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일주일, 여러분은 문화예술교육과 조금 친해지셨나요? 그 현장을 함께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일주일간의 기록을 담은 영상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내년 5월 넷째 주에 다시 찾아올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