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맞벌이 부부가 일반화되는 등 양육환경 변화로 돌봄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비해 달라진 생활과 학습 부담 등이 커지는 초등학교 입학 시기 전후로 여성 경력 단절 현상이 심각하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유아 중심의 돌봄 정책에서 벗어나 초등 돌봄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초등학생 정규수업 이후 오후 시간은 사교육에 과잉 의존하는 경향이 있고, 출발점 시기의 사교육 격차는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과열된 사교육 수요를 해소하고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초등학교 방과후 활동 및 돌봄의 확대가 필요하다.
아침돌봄 추가, 저녁돌봄 연장으로 돌봄 공백 해소
올해 3월부터 시범운영하는 ‘늘봄학교’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하여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전후로 제공하는 양질의 교육·돌봄(Educare) 통합 서비스이다. ‘교육·돌봄’은 교과연계나 특기·적성 등의 교육인 방과후 프로그램과 휴식, 놀이, 간식 등이 포함된 돌봄이 합쳐진 개념이다. 늘봄학교는 예쁜 명칭이 새로 붙여진 정책이지만 현재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방과후학교 및 초등돌봄교실(방과후~19시)의 확대라고 볼 수 있다. 아침 7시에서 9시까지는 ‘아침돌봄’이, 방과후부터 17시까지는 ‘초1 에듀케어’ ‘오후돌봄’ ‘방과후 프로그램’ ‘틈새돌봄’이 운영되고 17시부터 20시까지는 ‘저녁돌봄’이 운영된다. 기존과의 차이점을 간단히 정리하면 시간상으로 ‘아침돌봄’이 추가되고 ‘저녁돌봄’이 20시까지 연장되었으며, 프로그램상으로는 ‘초1 에듀케어’가 신설되었다.
  • 늘봄학교의 하루
경기도교육청은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되어 상반기 80개의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였으며 하반기에는 시범운영교를 확대할 예정이다. 늘봄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활성화, 돌봄 운영의 다양화, 늘봄학교 운영체제 구축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 학교별로 특성과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현황과 여건에 맞게 세부 과제를 선택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늘봄학교의 대표 프로그램인 ‘초1 에듀케어’는 초등학교 신입생의 안정적인 학교생활 적응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비해 일찍 하교하게 되어 생기는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학생의 흥미를 반영한 공예 수업, 놀이 체육, 요리 교실, 창의과학 등 활동 중심 방과후 프로그램이 무상으로 지원된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80개의 늘봄학교에서는 학생 총 2,611명이 참여하였고 학생과 학부모의 91.5%가 초1 에듀케어 운영에 대해 만족하였다.
프로그램 다양화, 안전하고 안락한 돌봄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양적·질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A1, 코딩, 빅데이터, 드론 등 미래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프로그램 개설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 맞춤형·소규모 프로그램,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에게 태블릿 등 관련 기기와 교과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하는 디지털 학력향상 하나더 프로그램, 유관기관, 대학, 기업,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지역 연계 주말·방학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조기 등교 학생을 위한 ‘아침돌봄’은 1~6학년을 대상으로 학생 수요와 학교 여건에 따라 운영이 가능하며 간편식이 제공된다. 17시 이후의 저녁돌봄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석·간식과 놀이 중심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현재는 1~2학년 초등돌봄교실 입급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지만 추후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방과후 틈새 시간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틈새돌봄을 도서관, 유휴 교실, 방과후연계형돌봄교실 등을 활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에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댄스실, 조리실, 목공실, 메이커실, 체육 활동실 등의 방과후교실 구축비를 지원하고, 학급 교실에서 프로그램이 운영됨에 따라교원의 연구 공간이 부족해지는 만큼 교사연구실 환경조성비도 지원하고 있다. 돌봄 운영 시간 확대에 따른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필요시 출입문과 돌봄교실 간 모니터 인터폰과 비상벨, 센서등을 설치하였으며 노후한 돌봄교실 환경을 개선하여 아동 친화적 공간을 조성하여 안락한 돌봄이 제공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 방과 후 프로그램
  • 아침돌봄
양질의 교육·돌봄을 위한 해결과제
경기도교육청은 지역교육협력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늘봄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을 개발하였고 이를 실현할 7개의 시범교육지원청을 선정하였다. 학교의 늘봄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방과후·늘봄지원센터 역할을 강화하는 ‘센터강화모델’, 인근 과밀학교의 돌봄과 방과후의 초과 수요 해소를 위한 ‘거점센터모델’, 학교돌봄터 등 지자체 운영 돌봄 시설을 활용하는 ‘지자체협력모델’, 민간단체에 늘봄 프로그램 위탁하여 질을 제고하는 ‘민간위탁모델’, 원도심 학교 내 거점시설구축으로 신도시의 돌봄과 방과후의 초과 수요 해소하기 위한 ‘복합모델’이 있다. 도 단위와 지역 단위 늘봄협의체를 구축하여 협력성을 높이고 각 지역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원센터를 재구조화하여 책임성을 강화한다.
  •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
단순한 돌봄을 넘어 양질의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늘봄학교의 현장 안착에는 걸림돌이 있다. 늘봄학교는 초·중등 교육과정 총론에 근거하여 운영되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법적인 기반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부가 하반기에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칭)「늘봄학교지원특별법」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학부모는 학교 내에서 안전한 돌봄을 선호하지만, 학교는 학생의 안전에 대한 책임과 과도한 업무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늘봄학교 운영체제 구축으로 단위학교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교육청 방과후·늘봄지원센터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의 이관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학교 업무 경감이 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늘봄학교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질 제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디지털, 예체능, 교과 콘텐츠 등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가 높은 양질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 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학, 민간단체, 관계 부처, 지자체 등과 연계·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우수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꿈다락 문화예술학교’와 같은 사업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대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비대면 콘텐츠도 늘봄학교 프로그램 질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비대면 콘텐츠를 초1 에듀케어, 초등돌봄교실, 틈새돌봄과 같은 늘봄학교 프로그램에서 활용한다면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의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희진
이희진
경기도교육청 대외협력국 지역교육협력과에서 늘봄학교 담당하고 있는 장학사이다. 2001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2018년에 장학사로 전직하였으며 2021년부터 경기도교육청에서 방과후학교 업무를 하고 있다. 작년 늘봄학교 정책 시행 준비 단계부터 참여하여 현재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coollin2@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