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나는 고양이가 되기로 했다

83명의 십 대와 함께 보낸 10주간의 마법 같은 기록 강혜인 외 지음 | 이야기 공작소 | 2013.03.25     제목이 눈길을 끄는 책이다. 고양이가 되기로 한 동기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누가 이런 책을 썼을까?   지난해 10월과 12월 사이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경기도 16개 고등학교에 전문예술강사를 파견해 각각 문학에 관심 있는 학생 10여 명(총 83명)을 모아 문학수업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물들을 모아서 라는 한 권의 책을 냈다.   이번 교육의 출발점인 ‘나를 이해하고 글로 표현하기’는 성인들에게도 어려운 과제다. 남이 제시한 기준으로 평가 받는 일에만

특별한 문학 수업 「나는 고양이가 되기로 했다」와 함께한 사람들_2012 학교 문화 예술 교육 문학 분야 시범 사업 참여자 인터뷰

문학시간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나요? 우리 문학사를 대표하는 문학작품들을 공부했던 시간들이 떠오를 것 같은데요. 문학작품으로 빼곡한 교과서 대신 텅빈 종이가 매주 주어지는 문학시간은 상상해보셨나요? 문학작품을 직접 내손으로 써보는 창작시간, 이 특별한 문학수업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 지원사업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경기지역 16개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학생들이 수업시간을 통해 직접 작가가 되어 써내려간 작품들이 『나는 고양이가 되기로 했다』라는 제목을 달고 멋진 책으로 출판되었는데요. 예술강사 선생님들과 함께한 새로운 형태의 문학수업을 만나 학생들이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학교 선생님들도 놀라게 한

예술대량생산의 시대_강수미 미술평론가⑧

구(舊) 동독 출신 독일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보리스 그로이스(Boris Groys)는 20세기가 ‘예술대량소비(artistic mass consumption)’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예술대량생산(artistic mass production)’의 시대라고 주장한다. 무슨 뜻일까? 예술의 순수성과 존엄성을 믿는 사람에게는 예술을 마치 물건처럼 생산과 소비로 정의하는 그로이스의 의견이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또 대중 또는 대량을 뜻하는 영어 단어 ‘매스(mass)’를 ‘예술(artistic)’과 연결시킨 점도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세기에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감상자 또는 관객으로서 그림이나 조각, 음악이나 연극을 언제 어디서나 보고 들으며 예술문화를 즐기는 상황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21세기 초반 우리의 문화를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나도 작가’ 김성규 시인 인터뷰

시인에게 직접 듣는 시 창작 수업. 바로 지난 3월 23일 연희문화창작촌에서 ‘나도 작가’ 프로그램이 열렸는데요. 이날은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예술교육진원센터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 상반기 프로그램(3월~6월, 하반기는 8월~12월 진행)의 네 번째 시간으로 마련되었습니다.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시집를 발표하신 김성규 시인은 평소에도 아이들과 스승 대 제자로써 자주 만나오셨다고 하는데요. 이날 아이들과 함께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어떠했는지 김성규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1. 요전에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문학 프로그램에 함께해오셨다고 들었는데요, 오늘 저희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는 어떤 게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이전에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_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012년 152개의 프로그램들과 함께 해왔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2013년에는 자그마치 600여개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데요. 그중 절반 정도는 16개 시․도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운영이 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광역센터를 통해 운영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충남(세종시 통합운영), 대전,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대구, 울산, 부산, 제주 총 16개 센터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거나, 각 지역 내 문화기관이나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2013년에는 총 300 여개의 프로그램이 열린다고 합니다.   많은 프로그램들 가운데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서울, 어디까지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세 권의 책

그래픽 디자인은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다. 즉,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간에 추상적 이미지를 정확히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구체화하기 위한 하나의 솔루션인 것이다. 잘 알다시피 모든 솔루션에는 일종의 동작원리랄까 법칙이 존재한다.   이 작동 원리를 찾고자 한다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정확하고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갖춰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역사철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관점을 뒷받침 해줄 배경지식 정도는 필요하다. 실제로 뛰어난 디자이너는 한결같이 확고하게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있지 않은가?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선을 긋다 _구승회 건축가②

건축 설계가 시작된다. 무언가를 짓고 싶어 하는 건축주가 있고, 그/그녀가 들고 온 땅이 있다. 건축주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 듣고 대지의 위치를 확인하고 계약을 한다. 처음 할 일은 땅의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다. 사실 “땅의 모양”이란 말은 조금 이상하다. 땅이란 끝없이 이어져 지구를 덮고 있는 존재이니 그 울퉁불퉁함의 정도, 기울기 등을 말할 수는 있겠지만 ‘당신의 땅은 네모입니다. 또는 세모입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는 땅의 모양을 말하면서 ‘20미터 곱하기 50미터 정도 되는 군요.’ 또는 ‘이 땅은 매우 길고 좁은 모양이라서

나란 놈, 너란 녀석 _열일곱 살 친구 관계를 생각하다

어른에게도 필요한 인간관계 지침서 김국태, 김기용, 김진숙, 이수석 외 지음 | 팜파스 | 2013.01.10     친구는 특별한 존재이다. 청소년기의 친구는 더욱 특별한 관계인데, 친구를 통해 나와 다른 세계와 접하고 친구 관계가 곧 내 미래의 인간관계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와의 갈등은 무엇보다 더 괴롭다.   열일곱 살의 나는 친구와 어떤 관계에 있어야 할까? 청소년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이 친구들과 잘 지내는 법에 대한 조언을 하고 나섰다. 청소년 교육 현장에서 나온 조언이다 보니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허구와 사실 사이: (2) 불멸의 연인 _이미배 서양음악학자②

베토벤에 관련된 영화로 가장 유명한 영화가 〈불멸의 연인〉이다. 제목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아마데우스〉 보다는 내용이 ‘전기’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보게 된다. 사실, 우리는 전기적인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 유명한 베토벤이 사랑했던 여인은 대체 누구일까?’. 영화는 그냥 보통 사람이 품을 수 있는 너무나 단순한 호기심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다. 이 영화는 베토벤이 남겼던 세 개의 편지에 적혀있는 ‘Unsterbliche Geliebte’(불멸의 연인에게)라는 말에서 비롯된다. 쉰들러(Anton Schindler)라는 베토벤의 전기 작가가 기록을 바탕으로 베토벤의 삶에 등장했던 여인들을 추적해가면서,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이라 표현했던

시민 모두에게 다가가는 문화예술교육

흔히들 ‘교육’ 하면 학교와 아이들을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은 어린이와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가갑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아동, 노인, 장애인 복지기관 예술강사 지원, 청소년 방과 후 문화예술교육, 군·교정시설 문화예술교육, 생활문화공동체 등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꾸준히 지역사회로 나아갔는데요.   학교가 아닌 사회 곳곳에서, 학생이 아닌 ‘시민’을 향한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요?   폐쇄된 공간과 속에서 위축되어있던 소년원학교 아이들은 난타를 배우며 폭력의 도구로만 생각했던 막대기를 타인과 소통하는 다리로 바라보게 되었고, 이제 그들에게 소년원학교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앞으로의 꿈을 향한 출발점이

나는 왜 감동하는가 _클래식계의 괴물 조윤범의 감동 사냥법

감동 ‘받다’가 아닌 감동 ‘하다’ 조윤범 지음 | 문학동네 | 2013.02.14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 조윤범의 대중적 인기는 예당아트TV의 이란 강연에서 시작되었다. 고전부터 근현대까지 클래식 음악에 뚜렷한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작곡가와 그의 작품을 함께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던 강연은 쉽고 명확했다. 클래식 강연으로는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린 후 이 내용은 책으로 출간되었고 동명의 전국 순회공연도 현재 진행 중이다.   그의 강연은 특유의 재치와 한국적 정서를 감안한 점에서 전달력이 뛰어났고 대중적인 친밀도가 높았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왜

2013년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 공모 안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2013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참여할 운영단체를 모집합니다. 문화예술 활동을 매개로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고, 지역주민의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고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적 격차를 해소하고자 지원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단체 기관 시설 및 주민조직 관계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공모접수 기간은 3월 20일(수)부터 3월 29일(금) 18시까지이며, 관련 사업설명회는 3월 19일(화) 14시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개최합니다. 사업설명회 신청은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공모요강 및 사업계획서 작성방법은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ㅡ 관련문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회교육팀 (02-6209-5978, 5938)

장자의 함지咸池와 서태지의 힙합 _신정근 동양철학자⑥

노나라 교외에 바다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노나라의 제후는 이 일을 길조로 생각해서 다소 흥분했다. 그는 새를 신성한 종묘로 모셔서 술을 바치고 음악을 연주하고 온갖 고기를 내놓는 등 극진한 대접을 했다. 하지만 새가 눈의 초점을 잃더니 술도 고기도 입에 대지 않고 사흘 만에 죽어버렸다.   노나라 제후는 새에게 최상의 대접을 한다고 했지만 최악의 결과가 일어난 것이다. 그는 바다새를 사람의 방식이 아니라 새의 생태로 대접했더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터이다. 이런 일은 우리 주위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어떤 사람이 우울하던 차에 명상 음악을

아동,청소년을 위한 오케스트라 교육
엘시스테마 El Sistema

엘시스테마, 다들 한번 쯤 들어보셨죠? 우리나라에서도 “꿈의 오케스트라(El Sistema Korea)”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상쾌한 봄바람이 느껴지는 3월, 생생한 현장 방문을 통해 꿈의 오케스트라가 이뤄낼 기적의 과정과 그 결과를 살펴보기 전에 우선! 오늘은 꿈의 오케스트라와 그 사업의 모토인 엘시스테마(El Sistema)가 도대체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Video엘 시스테마 El Sistema [vimeo clip_id=”60730542″ width=”644″ height=”362″]   1975년, 총과 마약이 넘쳐나던 베네수엘라에서 기적처럼 시작된 엘 시스테마는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é Antonio Abreu) 박사에 의해 설립된 음악교육운동입니다. 열 명 남짓의 아이들과 함께

피로를 인정해야 할 필요 「피로사회」

Yes, we can! 긍정의 사고가 부르는 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 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 2012.03.05     우선 이 작은 책은 읽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들어가자.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고 지극히 함축적인 기술방식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어쨌든 시간을 들여 꼼꼼히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런 가정을 해 보자.   작은 영업팀을 이끌고 있는 A팀장은 올해 150%로 목표를 초과달성 했다. 보너스와 함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A팀장은 기쁘지가 않다. 내년도 사업계획 때문이다. 이제 그의 목표는 올해 최선을

청춘의 자화상, 성장의 불꽃 _강수미 미술평론가⑦

독일의 현대미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는 비단 모국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이어지는 현대미술의 역사에서 회화의 진보 및 확장을 이끌어낸 장본인이자 살아있는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미술 시장에서 이전에 그와 비슷한 수준을 찾기 힘들 만큼 엄청나게 상업적으로 성공했으며, 그 자본제적 가치의 상승이 여하한 경우에도 멈추지 않으리라 예상되는 초대형 작가다. 그의 미술은 대규모 국제 비엔날레부터 명망 높은 미술관의 개인전까지, 130년 역사를 가진 쾰른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부터 작은 상업 화랑의 벽에 이르기까지 도처에 다종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해서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