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디까지 가봤니?_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012년 152개의 프로그램들과 함께 해왔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2013년에는 자그마치 600여개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데요. 그중 절반 정도는 16개 시․도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운영이 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광역센터를 통해 운영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충남(세종시 통합운영), 대전,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대구, 울산, 부산, 제주 총 16개 센터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거나, 각 지역 내 문화기관이나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2013년에는 총 300 여개의 프로그램이 열린다고 합니다.

 

많은 프로그램들 가운데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현장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 프로그램은 상반기에는 3월부터 6월까지, 하반기에는 8월부터 12월까지 남산예술센터, 연희문학창작촌, 서교예술실험센터, 성북예술창작센터, 홍은예술창작센터 등 서울시창작공간과 함께 진행됩니다. 각 창작 공간마다 약 3주씩 프로그램을 진행해 총 15주간 학생들이 연극, 무용, 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예술장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는데요.

 

지난 3월 23일, 아르떼365가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 4주차 프로그램 ‘나도 작가’가 진행되고있는 연희문학창작촌을 찾았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요. 한창 변화와 성장의 시기를 겪고 있을 아이들,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왔을까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 오기전에 아이들은 어떤 토요일을 보냈을까요?

 

이성건 : 과외, 과외, 과외…. 영어, 수학, 논술, 토론 등등 매일 가는 과외가 4~5개는 돼요. 평일에도 다니고 오늘도 토요문화학교가 끝난 후에 가는데, 방학 때엔 더 심했어요. 토요문화학교에 오기 전 주말은 그냥 과외뿐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최해인 : 저는 학원이나 과외를 안 다니고 집에서 혼자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편인데, 주말에도 공부를 하긴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가수를 찾아보면서 쉬기도 해요.

 

이유진 : 주말이나 토요일의 노는 시간엔 주로 게임을 했어요. 마인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 같은 그냥 또래들이 많이 하는 게임? 최근에 스타크래프트 확장팩이 나왔는데 너무 비싸서 못 사고 있어요.

 

문석현 : 저는 좀 더 고차원적인 게임! 스카이림이나 GTA 같은 게임을 하죠. 학교 친구들이랑 게임을 같이하는 모임까지 만들었다니까요? 예전에는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부모님께 핸드폰을 압수당하기까지 했어요. 요즘엔 많이 자제하고 있긴 한데,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엔 어떻게 해야 할지 저도 고민예요.

 

이유영 : 토요문화학교에 오기 전엔 주말에 엄마아빠랑 동생들이랑 캠핑을 자주 다녔어요, 주로 휴양림으로요! 동생이 둘이 있는데 저희 세 자매 모두 자연 속에서 노는 걸 좋아해요.

 

유채연 : 친구들이랑 신촌이나 강남에 놀러가요. 그냥 옷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고양이 카페나 노래방 같은 데서 놀죠. 생각해보면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보내시는 주말이랑 딱히 다르지 않을 걸요?

 

영어와 논술 과외를 받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거나, 가족들과 캠핑을 가거나, 제각각 다른 토요일을 보내온 아이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여 조금 더 특별한 토요일을 시작했습니다.

 

“인피니트? 인피니트 성규? 아니야, 아이돌 성규 말고! 진짜 시인이시래!”

이날은 특별히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등장하여 화제가 되었던 시집 <너는 잘못 날아왔다>의 저자 김성규 시인을 직접 모시고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김성규 시인의 소개가 이루어지자 아이들은 동명이인의 아이돌 그룹 멤버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열성 팬인 듯한 한 아이는 시인님께 성함의 한자까지 여쭤보며 아이돌 멤버와 똑같다고 좋아했지요. 그러나 현직 시인이시라는 말씀을 듣고 아이들은 어느새 진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들과 많은 수업을 함께해 보신 터라 노련미가 돋보인 김성규 시인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김성규 시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폭소 만발이었는데요. 시인으로서의 천진함을 간직하고 계셔서인지 제 눈에 아이들과 시인님은 마치 한 무리의 친구들처럼 보였답니다.

 

프로그램은 목소리가 좋으신 한 작가 분께서 김성규 시인님의 시를 직접 낭독해 주시는 걸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시는 어머님을 물고기에 비유한 가슴 애잔한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시인님이 직접 아이들에게 이 물고기로부터 무엇이 연상되었냐고 묻자 아주 의외의 대답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시 들어보니 느낌이 어때?”
“섬뜩해요”, “서글퍼요…”, “…배고파요!”

 

이어서 김성규 시인님은 아이들이 2주차 수업 때 작성한 그룹별 시를 직접 읽고 평해주셨는데요, 기존에 출판된 문학 작품의 제목을 이용하여 쓰여진 이 시들에는 문학적인 표현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시인님께서는 아이들에게 그러한 문학적 표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물어보셨고, 역시 아주 재미난 답변들이 등장했더랬지요.

 

“빛의 도시는 어떤 도시인 것 같니?
음, 선글라스를 써야 다닐 수 있는 도시?”
 

 

이렇듯 서로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친구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수업은 김성규 시인님과 아이들 모두에게 아주 특별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직 중학교 1,2학년이라 ‘시’라면 무조건 짧아야 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또 아이들이다보니 좋은 표현이 많았어요. 오늘 상은 주지 못하였지만 ‘아버지의 눈물’이라는 시가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어요. ‘아버지는 현실의 괴물과 싸우다 온 거다’라는 발상이 재밌었죠. – 김성규 시인

 

여기 있는 애들 대부분 그냥 엄마가 보내서 왔을 텐데… 저는 뭐 게임하는 게 더 좋긴 하지만 이제 적당히 해야죠. 여기서 배우는 것도 많은 것 같구요. – 문석현

 

저도 사실 가족들이랑 캠핑 다니던 게 훨씬 즐겁기는 하지만, 저희가 이 나이에 어디서 실제 작가님을 만나보겠어요? 오늘 진짜 시인 선생님을 만나서 얘기도 듣고 질문도 해보고 책에 사인도 받아서 너무너무 좋아요. 이런 건 평소엔 있을 수 없는, 토요문화학교에 와야만 겪어볼 수 있는 경험인 것 같아요! – 이유영

 

어휴 저는 과외에서 벗어나서 토요문화학교에 온 게 다행이에요. – 이성건

 

톡톡 튀는 아이들과 함께 한 하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김성규 시인께도 아이들에게도 토요일은 서로 각기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이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날이라는 점만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제 2013년 상반기 남은 토요일 동안 아이들, 각자의 취미는 다르겠지만 이곳 토요문화학교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날인 토요일인 만큼 아이들도 토요문화학교를 자신의 취미처럼 좋아하게 되겠지요? 저에게 토요문화학교를 취재하는 날인 토요일이란 어른이 되어서도 주말을 비롯한 여가시간을 재밌고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노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아르떼 365 독자 여러분께 토요일이란 무슨 일을 하는 날인가요?

 

관련 자료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나도 작가’ 김성규 시인 인터뷰
ㅡ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http://www.e-sac.or.kr

 

 

 

글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리포터_홍수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10학번. 미래의 근원이 되는 문화예술, 흐림없는 눈으로 쫓고 찾겠습니다.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는 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직접 기획하여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서울센터가 말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어떤 곳인지 들어볼까요?

 

Q1.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직접 운영하는 꿈다락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서울만의 지역적 특성들은 어떻게 반영이
되었을지 궁금해요.

A. ‘201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in Seoul’ 에서는 “서울, 어디까지 가봤니?” 라는 주제처럼 서울의 다양한 문화예술공간(서울시창작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 기획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서울시창작공간은 각 공간별로 특화된 예술장르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총 11곳 중 8곳이 토요문화학교에 참여하였어요. 이 공간들은 입주 예술가의 창작활동이 실제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단순 예술체험에서 벗어나 예술가를 만나고, 대화하고, 창작활동을 해보는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죠.

 

Q2. 아이들이 보통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오는 것 같나요?

A. 보통 아이들이 아닌 부모님께서 신청해주시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잘 알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프로그램이 일단 시작되면 아이들은 어느새 토요문화학교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요. 참여하는 아이들마다
기대하는 것은 천차만별이겠지만, 공통되는 것은 아이들이 자신을 그대로 ‘인정’ 받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Q3.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아이들에게 어떤 곳이었으면 하나요?

A. 처음 토요문화학교가 시작할 때는 마음을 좀처럼 열지 못하고 쭈뼛쭈뼛하던 한 중학생 남자아이가, 문학 수업이 있던
어느 날 선생님의 팔을 조심스레 잡으면서 ‘선생님, 이거 제가 쓴 작품이에요’라고 말하는데, 어찌나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였는지 몰라요. 그 아이는 큰 용기를 내어 자신을 드러내 보인 거잖아요.
예술적인 활동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해보고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다른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 학교에서처럼 아이들이 평가되어지고 서열화 되는 곳이 아닌, 아이들이 가진 제각각의 소질과 색깔이 그대로 인정되어지는 시간. 아이들에게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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