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뇌의 시대에 밝혀지는 음악의 비밀
_음악학자 이미경①

서구의 정신사는 데카르트 이래로 신체와 정신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전통에 따르면 신체에 속하는 뇌는 물질작용에 불과하며 정신은 그와는 독립된 심적 실체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핀으로 환자의 손을 찌르면 그 신호가 뇌에 도달하는데 20밀리 초가 걸린다. 그러나 환자가 그걸 느끼고 보고하는 데까지는 0.5초(500밀리 초)가 걸린다. 이것은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솜씨를 요구하고, 계획적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상당 부분이 너무 빨리 일어나서 우리가 의식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당신이 무언가를 의식하기 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벌어진

인천 남동 인더스파크 합창단「라루체」ㅡ산업단지 문화예술커뮤니티 지원 사업 들여다보기

  지난 목요일, 인천 남동 인터스파크를 다녀왔습니다. 산업단지는 대낮에도 거리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공장 밀집지역이고 업무시간이니 당연하겠죠. 하물며 퇴근시간을 지난 거리는 적막하기까지 해서 이곳 어디선가 문화예술 커뮤니티의 싹이 트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었습니다. 한적한 거리 풍경에 점점 초조해지고 있을 무렵, 약속된 시간이 가까워오자 참여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참여자들이 자리를 메우고, 강사님이 강단에 서자 본격적인 합창 대형을 이루었습니다. 이제 강사님은 ‘지휘자’, 참여자들은 ‘합창단원’이 됩니다.   이제 사업을 시작한지 5개월, 남동인더스파크 합창단 ‘라루체’의 경우 2011년에 이어 2년차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지휘자 교체와

다독가들이 알려주는 ‘책 읽는 레시피’

요컨대 나는 우리를 마구 물어뜯고 쿡쿡 찔러대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약 읽고 있는 책이 머리통을 내리치는 주먹처럼 우리를 흔들어 깨우지 않는다면 왜 책 읽는 수고를 하냔 말야?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 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여야 해” – P165, 프란츠 카프카     1. 현실적인 독서법   작가이자 문화평론가 박민영의 『책 읽는 책』은 책벌레가 전하는 ‘책 제대로 골라 제대로 읽는 지혜’에 대한 나름의 직관을 엮어 낸 책이다. 책을 가까이 하고자 하지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고전에서 ‘생각의 건축술’을 만나다
_인문고전비평가 유헌식①

요컨대 나는 우리를 마구 물어뜯고 쿡쿡 찔러대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약 읽고 있는 책이 머리통을 내리치는 주먹처럼 우리를 흔들어 깨우지 않는다면 왜 책 읽는 수고를 하냔 말야?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 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여야 해” – P165, 프란츠 카프카   1. 현실적인 독서법   작가이자 문화평론가 박민영의 『책 읽는 책』은 책벌레가 전하는 ‘책 제대로 골라 제대로 읽는 지혜’에 대한 나름의 직관을 엮어 낸 책이다. 책을 가까이 하고자 하지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학교에서 만나는 문화예술교육
– 교원대상 역량키움

“학교에서 만나는 문화예술교육” 교원대상 역량키움   지난 10월 8일~12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1층 복합공간에서는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만나는 문화예술교육’ 역량키움 1차 연수가 진행되었다.   교원 직무연수 학점 연계가 가능한 이번 교원 연수는 문화예술교육 인식개선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준비되었으며, 총 4회차로 구성되어 있다.   1차 연수는 ‘문화예술을 통해 창의적으로 학교 축제 기획하기’라는 주제로, 2차부터 4차까지는 ‘문화예술체험을 통한 창의적 학교 수업만들기1~3기’로 나뉘어 만화애니메이션, 무용, 음악, 연극, 영화 등 분야별 문화예술교육 콘텐츠워크숍을 통해 학교에서 교사들이 활용가능한 콘텐츠를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글쓰기의 기본은
플롯의 이해에서 시작된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 로널드 B. 토비아스 저 – 김석만 역 – 풀빛 – 2007.07.25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 뻔하고 지루한 책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런 책은 하나같이 기본을 다루는 매뉴얼과 같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글을 쓰거나 비평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이 바로 그런 책이다.   플롯은 (진부하지만) 대단합니다. “플롯이 뭐야? 난 그런 거 안 써.” 하시는 분들의 글조차, 이 책에 설명된 핵심 플롯은 꼭 들어갑니다. 당신이 ‘플롯’에

낭만주의와 숭고의 그림
_미술평론가 강수미③

괴테가 1774년 출간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이성보다 감성을 중시하고, 사회 통념이나 외적 논리보다 자신의 내면에 더 귀 기울이는 청년이다. 그런 그가 자연의 품에서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시골 마을을 찾는데, 거기서 베르테르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여인 로테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소설이 전개되는 내내 로테를 향한 정열과 번민, 희열과 고뇌, 자책감과 희망 사이를 왕복운동하며, 쾌락의 이미지와 규범의 현실 사이를 떠돌다 결국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마치 그의 몸이 고향을 떠나 이곳저곳을 방랑했듯이 영혼 또한 방랑했던 것이다. 또 어느 날 귀족들의

인문학을 통한
문화예술교육의 재발견, 인문키움

  문화예술교육 아카데미에 대해 알아보는 그 세 번째 만남! 오늘은 인문학적 시각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인문키움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예술강사, 교육기획자, 기관 ∙ 단체 실무자 등 문화예술교육 ‘현장 실천가‘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마 많은 현장 실천가분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며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겠지요. 그 하루하루가 쌓여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가버리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르고 ‘왜 문화예술교육을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인문키움’은 인문학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교육강사님들과의

묵자는 과연 음악을 부정했을까?
_동양철학자 신정근②

춘추시대의 제자백가는 하나같이 개성 있는 인물들이다. 그 중에서 주장과 행동이 두드러지게 돋보여서 제자백가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은 인물이 있다. 다름 아니라 묵자(墨子)이다. 그는 성을 두고 벌이는 전투에서 공격과 수비용 무기를 만들기도 하고 약소국이 침략을 받으면 용병으로 전쟁에 개입하기도 했다. 그는 전쟁, 제작, 학술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절대 복종과 신용을 생명같이 여기는 철의 규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는 말로 묵수(墨守)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묵자 집단이 무슨 일을 하겠다고 한번 약속을 하게 되면 목숨을 걸지언정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화예술교육, 새로운 꿈을 품다.

  KT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함께 기획하고 지역아동센터협의회와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파트너십을 이뤄 진행하고 있는 ‘I-Dream’입니다. ‘I-Dream’은 음악, 미술, 연극, 영상, 무용의 5개 장르 예술강사가 장르의 벽을 허문 통합 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일반 문화예술교육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I-Dream’의 교육 현장,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 영상으로 만나볼까요?   Video문화예술교육, 새로운 꿈을 품다. [youtube_sc url=http://youtu.be/CM_HAFk9VgM class=”media_video”]   미술시간에는 배경으로 쓰일 그림을 채색하고, 연극시간에는 자신의 노래 파트와 자리를 점검합니다. 미술시간에 연극 선생님이 색칠을 돕고, 연극시간에 미술 선생님이 아이들을 다독입니다. 아이들은 과목의 벽이 허물어진 이 수업에 어쩐지 더

어린이 국악놀이 App 출시

  [어린이 국악놀이 App]이 출시되었다. (T-store / 9월 19일 출시)   이 App은 학교 예술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유미 국악강사와 예술단체 화타가 함께 기획하고 개발한 App로, 새로운 감각의 국악악기의 콘텐츠(안드로이드) 서비스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 App은 그림책 같은 이미지로 거문고, 단소, 해금 연주기법을 제공하여, 스스로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동요와 민요를 직접 연주하도록 개발되어 국악과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으며, 화면을 터치할 때 들리는 국악기 소리는 화타 단원들이 직접 연주하여 실제 연주하는 것과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서양

묵직한 지식보다 발랄한 느낌으로
『미학 오디세이』다시보기

딱딱한 현실에서 가벼워 지는 방법, ‘낯설게 하기’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고민합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그림이 갖는 의미는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마그리트는 사물을 통한 ‘낯설게 하기’ 기법을 활용합니다. 대상이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 놓여있다든지, 혹은 예측할 수 없는 행위를 하고 있는 등의 표현으로 그 사물을 낯설어 보이게 합니다. 그것은 사물에 더욱 주목할 수 있는 효과를 내고,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하게 여기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순간, 우리는

표현, 신체, 예술_ 철학자 이정우③

인간의 삶에서 ‘표현(expression)’이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우리는 여러 맥락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면서 살아간다. 표현하지 않는 삶이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데 이 ‘표현’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표현하는 것은 어떤 존재이고 표현되는 것은 어떤 존재일까? 표현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근본적인 이유, 존재론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표현과 예술의 관계는 무엇일까?   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성격은 생성(becoming)에 있다. 세계는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생성하고 있다.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상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생성이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산업단지 문화예술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 사업」을 소개합니다.

      산업단지, 많이 들어보셨죠? 가볍게 설명하자면, 산업의 성장을 위해 효율성과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고려하여 개발된 공업단지를 의미합니다. 서울에는 ‘구로공단’이라 불리던 ‘구로디지털단지’가 대표적이고, 안산, 인천 등 수도권 근교와 구미, 천안, 창원 등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산업단지. 통계에 의하면 현재 전국 970여 개의 크고 작은 산업단지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의 수가 삼백만 명에 이르고, 전통적인 제조업부터 시작해 IT 부문까지 그 업종도 매우 다양합니다.       최근 산업단지의 화두는 QWL(Quality of Working Life, 노동생활의 질)이라고 하는데요. 산업단지의 회색 연기와 팍팍한

당신에게, 러브레터

예술,
잘모르겠다는 고백 『당신에게, 러브레터』

  솔직함으로 시작되는 사소한 감정들이 예술이 되기까지   예술을 제대로 느끼려면 솔직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짜고짜 처음부터 잘 모르겠다고 고백해버린 작가는, 한참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다 보니 좀 알게 되더라고 말한다. 안심이다.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의 ‘시작’도 나와 다를 게 없구나.   관계를 갖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작품과 나를 연결하는 감성의 키워드를 정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보니 정답은 아니지만, 보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나름의 설명이 가능해졌다. 내가 느낀 것을 작가도 느꼈을 것이라 대담하게 확신해 버리는 귀납법으로 가득 차 있다. 묘한 설득력이다.   해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