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상상력'

최신기사

모델 확장을 넘어 꿈꾸는 힘을 키운다

「꿈의 예술단 가치체계 연구」와 ‘함께 예술하기’

악기, 무용, 연극과 같은 장르 예술교육은 흔히 ‘경험해 보면 좋은 것’ 정도로 여겨진다. 그래서 전공을 하지 않는 한 입시의 압박 앞에서 쉽게 뒤로 밀려나기도 한다. 그 가치가 눈에 보이는 실력 향상이나 취향 형성, 취미 개발 정도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꿈의 예술단은 이러한 통념을 흔든다. 무엇을 잘하게 만드는 교육이기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몸으로 익히게 하는 교육이 이뤄진다. 함께하는 예술 활동 안에서 자기 마음을 마주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과 감응하며 관계를 맺는 감각을 익히고, 삶과 세상을 새롭게 상상하는 힘을 기른다. 실패와 성취 사이를

변화하는 세상, 불안을 잠재울 방법

인간의 고유성과 변하지 않는 것들의 가치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작가는 이 작품이 “우리 가운데 살아남을 것은 사랑이다”라는 영국 시인 필립 라킨의 말에 응답하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한 개인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이 소설이 종국에는 인간의 품위에 대한 확언을 대신해 주기에 이른다. “별과 별자리 이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해석까지 기가 막히게 잘하는

기록하고 질문하는, 성찰과 성장의 과정

김선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 대표

“즐겁게 수다 떨 듯 기록하고 질문을 남겨야 해요. 그 질문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그다음 날 계속 생각하게 되고,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그 질문이 나에게 자산이 되거든요.” 김선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 대표는 수업이 끝난 뒤에도 ‘생각이 계속 자라는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또한 질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그 질문이 새로운 생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태도는 연극놀이를 처음 접했던 순간과도 닮아있다.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는 1998년 설립 이후 유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를 만나며, 연극과 교육이 만나는 지점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참여자뿐 아니라 예술교육가를 위한 연수와 워크숍을 지속해

얽힘과 설킴으로 관계를 만드는 예술 실천의 조각들

천근성 작가·피스오브피스 대표

피스오브피스(piece of peace), ‘평화의 조각’이란 뜻이다. 공동의 일을 위해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모이는, 천근성 작가가 꾸리는 예술 콜렉티브의 이름이다. <자투리 잡화점> <이웃집 홈리스> <서울아까워센타-유기사물구조대> <수원역전시장커피> 등 개인 천근성의 예술작업과 피스오브피스의 예술 활동은 모두 사회적이고 관계적인 특성이 돋보인다. 예술교육자 파블로 엘게라(Pablo Helguera)의 저서 『사회 참여 예술(socially engaged art)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예술가와 공동체가 협력하며 사회적 변화의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사회 참여 예술의 본질이라고 설명한다. 동시대 예술의 최전방으로서 그의 예술 실천이 사회 참여 예술의 전형으로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이다. 예술가 천근성과 필자와의 인연은 비교적 최근이다. 지금은

새로운 꿈을 꾸듯,
예술의 기운을 전합니다

2022년 예술가의 새해 소망

구지민 방영경 이승연 이영연 최제헌 [아르떼365]는 임인년(任寅年) 새해, 문화예술(교육)에 바라는 바와 예술적 소망을 이미지로 전달하는 ‘연하장’을 기획했다. 각자의 현장에서, 각자의 매체로 전달하는 시각 이미지는 긴 텍스트로 이뤄진 글과는 또 다른 감동과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아르떼365]에서 필자로, 인터뷰이로, 사례의 주인공으로 함께 했던 시각 예술가 5인이 건네는 새해 인사는 오픈소스로 독자가 직접 출력하여 연하장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 사과파이 | 구지민 2022년, 예술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기를. 지속가능한 삶을 탐구하는 실용적인 교육이 되기를. 길어지는 팬데믹 속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힘을

자기 이야기가 생겨나는 자리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자연에서 노는 아이』

노인복지센터에 다녀오신 할머니가 푸념했다. 오늘은 그저 주는 밥이나 먹고 쓸개 빠진 것처럼 우두커니 있다가 왔다고,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콩 고르기 했다던데요? 치매 예방 운동으로.” 내가 물었다. “콩 고르라 해서 골랐더니 기껏 고른 걸 다시 자루에 쓸어 담더라고.” 그건 일이 아니라 한다. 밭에 풀을 매도 자리가 나고, 옥수수를 심어도 심은 자리가 나는데, 콩 고르기는 아무 자취가 없으니 할머니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한 게 아니다. 아무것도 안 했으니 아무 이야기가 없을 테고. 뻐꾹새 | 이옥남 아래 밭에 콩을 심었다. 콩을 심는데 바로

공생공락을 위한 담대한 상상과 실천

작지만 큰 공존을 위한 성찰

칠레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Luis Sepu’lveda, 1949~2020)의 소설 『연애 소설 읽는 노인』(1989)을 다시 읽는다. 적도 부근 아마존 땅, 엘 이딜리오에 사는 노인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가 치과의사인 루비쿤도 로아차민이 건네주는 연애 소설을 자신의 오두막에서 고독을 즐기며 읽는다는 기본 플롯의 소설이다. 글을 쓸 줄은 모르지만, 읽을 줄 아는 노인이 연애 소설의 한 문장 한 문장을 저작(詛嚼)하듯 즐기며 읽는 모습이 재미있다. 예를 들어 노인은 “그런데 키스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뜨겁게’ 할 수 있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며, 두 남녀가 사랑으로 인해 고통을 겪지만

변화의 새로운 기준은 아이들로부터

아이가 주인공이 되는 놀이

기준이 바뀌는 시기이다 2018년 브뢰겔(Pieter Bruegel the Elder)의 그림을 보기 위해 유럽 몇 나라를 돌아다닌 적 있다. 스위스 작은 도시 빈터투어를 방문한 것은 브뢰겔의 눈 내리는 풍경이 있는 그림 한 점 때문이었다. 마을의 광장을 지날 때 무언가 꽝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다. 어른과 젊은이와 아이가 함께 어우러져 작은 나무공을 향해 커다란 쇠공을 던지고 있었다. 구슬치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두 편으로 나뉘어 13점을 먼저 낸 팀이 이기는 놀이다. 점수를 계산하는 방식은 컬링과 비슷했다. 이것은 ‘페탕크(petanque)’라 불리는 프랑스의 오래된 놀이로 유럽 전역에 퍼져있다.

미래의 예언 vs 현재의 질문

테크놀로지와 상상력

지난 5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Space-X)가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Crew Dragon)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함께 했지만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우주 계획의 첫발이 내디뎌진 것이다. 발사 장면 동영상과 사진 등을 보다가 크루 드래곤의 조종석을 보게 되었다. 우주선 조작부 대부분이 터치스크린으로 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레버를 당기거나 스위치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터치 조작으로 거대한 우주선이 움직인다. 20세기에 만들어진 SF 영화 (1968), (1979), (1990) 등에 등장하는 우주선의 조종석은 당시 비행기 조종석을 발전시킨 모양이었다. 20세기의 과학기술보다 훨씬 앞서 있는

상상력과 창의성은 목표가 아닌 방법론이자 태도이다

미래가 되는 상상

소위 4차 산업혁명. 그 실체에 대해서는 비판론과 회의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다소의 선정성과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거대한 변화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과거와의 차이가 있다면 이제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보조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정점에는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로봇,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등이 존재하는데 개별 테크놀로지의 발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 기술의 연결과 융합, 시스템화이다. 그래서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모든 것을 연결하여 모든 것을 자동화하는 새로운 문명의 단계’로 이야기하고 있다. <The

편재성과 창조성 사이에서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물질도 공간도 시간도 최근 20년 이래로는 태곳적부터 있어왔던 것이 아니다.” – 폴 발레리 「편재성의 정복」 중 기술 기계의 발전은 예술을 포함한 인간 사회의 전 영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 폴 발레리(Paul Valéry)의 소품 「편재성의 정복」(1928)*은 20세기 초 기술 문명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시기에 살던 한 지식인의 예감을 담고 있다. 인간은 기술 발전을 통해서 마침내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고 이로써 예술의 형식과 용도 또한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물, 가스, 전류가 멀리서부터 우리 집으로 와서 별 어려움 없이 우리의 필요를

학교 안 예술가 작업장의 실험

이호동 놀이예술가, 광주 야호문화센터 상주작가

20여 년 전 이호동 작가를 처음 만 난 이래, 그의 작업을 오래 지켜봐 왔다. 이호동 작가의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특별히 학교 작업장 경험과 그의 예술교육철학, 학교 문화예술교육에서 예술의 역할 등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작가와 만난 3월 말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한창이었다. 학교와 문화예술교육기관뿐 아니라 모든 일상이 멈춘 때에 광주 광산구 청소년문화의집 야호문화센터 예술작업장에서 이호동 작가를 만났다. 예술가로서, 예술 작업의 여정에 어린이에 대한 마음이 담긴 것을 보곤 한다. 이러한 관심 혹은 발견의 계기는 무엇인가? 내 작업이

학교와 예술은
왜,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2019 충북문화재단 ‘헬로우 아트랩-교강사랩’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공식화되면서 학교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급속도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학교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아쉬움은 늘 있었다. 모든 국민을 위한 보편적이고 균등한 문화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어린이집, 유치원을 비롯한 학교에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행하여지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크지만, 종합적인 관점에서의 교육 방향과 접근방식에 대한 논의와 방법론은 부재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에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적 한계와는 별개로 현장에서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크고 작은 실천과 움직임이 계속되었다.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 연구개발사업 ‘헬로우 아트랩’도 그중에 하나이다.

예술교육도시, 꿈꾸는 예술터로 도약하는 전주의 미래

전주 꿈꾸는 예술터 ‘팔복야호예술놀이터’를 개관하며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 이후 예술교육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여러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전주에서는 어떤 시도를 하였을까? 외부의 시각도 그렇지만 많은 전주 사람은 예향의 도시에 산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정작 전주는 예술교육을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정책이나 시스템에서가 아닌 지역만의 방식으로 학습된 것은 있을 수 있으나, 함께 고민하고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주어지는 정책의 틀은 없었다. 이것은 비단 전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실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광역단위의 문화예술교육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초자치단체는 소외되어 있거나, 정책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다.

분단된 현실의 평화부터 개인의 평화까지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

피스모모 문아영 대표와는 구면이다. 아니, 그냥 구면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다. 지난해 초 인스브루크대학 평화학 석사 과정 입학을 기다리면서 전부터 눈여겨보아 왔던 피스모모 평화대학 프로그램에서 자원활동가인 피스 액티비스타(Peace Activistar)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원활동을 하면서 문아영 대표의 강의를 접했고, 마지막 날 뒤풀이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얼마 후 나는 오스트리아로 떠났지만 언젠가는 피스모모와 다시 만나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인터뷰 요청을 받게 된 것이다. 단숨에 승낙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오랜만의 만남에 반가움을 표시한 후 자리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시 뵙게 되어 반갑다. 요즘 피스모모가

두 존재를 새롭게 만나게 하는 힘, 놀이

2019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 울프트랩 가족 워크숍 ‘땅으로! 바다로! 예술의 즐거움’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한 2019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에는 ‘영유아·어린이 문화예술교육’을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그중 미국 공연예술재단 울프트랩(Wolf Trap)이 진행하는 가족 워크숍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5월 21일(화) 워크숍 장소인 일산 EBS 사옥을 찾았다. 아침부터 분주함으로 가득한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민트색 삼면 가벽과 회색 매트 위에 큐빅 구조물들, 오늘 워크숍에 사용될 여러 가지 물건들이 놓인 탁자, 그 위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 조명과 사이로 움직이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낯선 공간에 설치된 카메라들, 아이들보다 많은 어른이 오가고 있는 중에도 엄마, 아빠, 할머니가 앉아있는 반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