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2021년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창조경제의 해(International Year of Creative Econom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2021)’로 지정했다. 이처럼 2021년은 ‘지속가능성’과 ‘창의성’이라는 키워드가 주요 이슈 및 방향성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문화예술 및 교육계 또한 지속가능성과 창의성에 중점을 두고 거시적인 변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1년을 도약의 해로 삼고자 하는 교육계의 어젠다와 행사, 보고서를 소개한다.
창의성의 해, 2021년 교육계의 어젠다
미국 포브스지(Forbes)는 사설에서 2021년 교육 분야 어젠다를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했다. OECD에서 주관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PISA의 창의성에 초점을 맞춘 변화와 뉴노멀 시대 창의성 교육의 필요성을 근거로, 앞으로 교육계에서 창의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PISA의 평가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벤저민 레이커(Benjamin Laker), 로저 섕크(Roger Schank) 등 교육계 전문가들은 PISA의 평가가 경쟁을 유발하고, 열정과 창의성을 죽이는 방식이라고 비판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PISA의 평가 방법, 즉 기존의 성과 중심적 지표에서 벗어나 ▲교육 설계와 제공(input)을 통한 창의성, ▲과정을 통한 창의성, ▲결과를 통한 창의성 등 창의성을 키우는 방식을 살펴볼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첫 번째로 ‘교육 설계와 제공을 통한 창의성’에서는 아이들의 창의적인 경험과 참여를 발달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 두 번째 ‘과정을 통한 창의성’에서는 학생들에게 창작 활동을 인상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결과를 통한 창의성’은 역량 강화를 통해 학생들의 성취감 있는 미래를 지지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피드백을 수용한 PISA는 ‘PISA 2021 창의적 사고 평가(PISA 2021 Assessment of Creative Thinking)’를 개시했으며, 2년 후 결과물을 출간할 계획임을 밝혔다. 평가 결과물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창의적 학습자 육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학계 및 국제기구의 움직임에 따라, 교육계에서도 창의성을 활용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육계가 직면한 원격 수업, 교과 과정 붕괴, 교육 인력의 번아웃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성을 활용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해졌다. 전 세계의 학교가 창의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방식 중 하나로 ‘상호 연결’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국제적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 중 하나로 ‘세계교육회담(World Education Summit)’이 개최될 예정이다.
2021 세계교육회담 : 연결되기, 영감받기, 참여하기
2021 세계교육회담(World Education Summit)은 교육계 전반의 변화에 발맞춰 ‘연결되기(Be connected), 영감받기(be inspired), 참여하기(be there)’를 대주제로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총 4일간 개최된다. 이번 회담은 영국의 대학 및 학교 교육 연구소인 오시리스 교육(Osiris Educational)이 주관하며, 세계 각국의 약 200여 명의 연사와 10,000여 명의 영향력 있는 교육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회담은 2021년 중 가장 큰 규모의 교육 컨퍼런스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교육 분야의 논점들을 다룬다. 2021년 주요 세션과 주제는 다음과 같다.
[2021 세계교육회담 : 연결되기, 영감받기, 참여하기]
2021년 세계교육회담 주요 세션 및 주제
키워드 내용
디지털
(Digital)
디지털 학습이 전례 없이 중요한 상황에서, ‘기술’과 ‘교육학’의 차이를 잇는 것이 필요하다. AI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을 수용하여 교육과 학습의 질을 높이고, 사람과 학습을 연결하고자 한다.
가치
(Values)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한계를 격파하고, 다양성을 수용‧인정하는 접근법에 대해 알아본다. 글로벌하고 포용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행동과 사고방식의 변화에 대해 인지하고, 도전한다.
영향
(Impact)
학생, 교사, 지도자에 대한 영향력이 입증된 전략, 접근법, 연구에 대하여 다룬다.
문화
(Culture)
세계의 다양한 문화 포용, 자문화의 번영을 위한 노력 두 가지 관점에서 문화를 다루고, 이와 관련한 집단적 효능감(Collective Efficacy)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교과과정과 평가방식
(Curriculum and Assessment)
지금까지 고전적으로 논의된 ‘학습에 대한, 혹은 학습을 위한 평가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논하고, ’새로운 세계에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관점 아래 교육학과 연계된 교과과정 및 평가방식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진행한다.
접근성과 준비성
(Access and Readiness)
정신적 건강‧웰빙부터 특수교육(SEND learning strategies)에 이르기까지, 생활과 학습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 권한을 모든 학생에게 개방함으로써 이들이 학습, 학교 및 세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인재개발
(Talent Development)
학교가 최고의 선생님과 리더를 알아보고, 끌어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또한 세계적인 교육 인재를 개발하고, 교사, 학교, 교육 시스템을 위한 창의적 인재육성 접근법을 다룬다.
점검 및 전환
(Inspection and Turnaround)
학생 성적에 대한 교사의 책임(Accountability)이 교육 의제를 좌우할 수는 없지만, 통용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지점 중 하나이다. 어떻게 진정한 의미에서 학교가 돋보일 수 있는지 등을 전 세계 지도자, 학교의 경험을 통해 다룬다.
실행 및 평가
(Implementation and Evaluation)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 효과적으로 평가하고 파악하여 학교 개선 및 확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관련된 세계적 전문가들의 전략과 모델을 공유한다.
인지
(Cognition)
지식과 기억, 사고 습관, 메타 인지, 학습설계를 위한 구조 등 학습에 대한 연구를 다룬다.
이 외에도 국제공모를 통한 별도의 다양한 세션이 마련되어 있다. ‘스포트라이트 비추기(Spotlight on)’에서는 대학교 및 학교 관계자의 우수 사례, 성취,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가 짧은 영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멋진 학교들(Cool Schools)’에서는 특색 있는 교육 방식을 실천하는 학교 사례를 공유한다.
유네스코에서 예측하는 교육의 미래
유네스코는 지난 11월, 위기의 시대 속 교육의 미래를 다룬 「세상과 하나 되는 학습: 미래의 생존을 위한 교육」(Learning to become with the world: education for future survival) 보고서에서 2050년 교육에 대한 일곱 가지 예측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이 가진 상호의존성 ▲인류를 세상과 분리하여 지속가능한 미래를 얻으려는 시도의 무의미함 ▲인류의 위치와 자립성을 새로 정립하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 세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예측을 제시했다.
[2050년의 교육에 대한 7가지 예측]
2050년의 교육에 대한 7가지 예측
키워드 내용
인본주의
(Humanism)
2050년까지 우리는 교육과 인본주의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재평가하고 재구성한다. 이전 교육의 인본주의적 사명 중 가장 좋은 측면(정의 구현)을 유지하면서도, 인간 중심적이고 배제적인 사회적 틀을 넘어 확장할 것이다.
생태계
(Ecosystem)
2050년까지 우리는 인간이 단순히 사회적 존재가 아니라 생태계에 깃든 생태적 존재임을 완전히 인식할 것이다. 우리는 ‘자연 과학’과 ‘사회 과학’의 경계를 해체해왔으며, 모든 커리큘럼과 교육에 생태 의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인간에 대한 관점
(Stopping Human Exceptionalism)
2050년까지 우리는 더 이상 교육을 인간 예외주의를 확산하는 도구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힘(agency)이란 관계적이며, 공동으로 분배되고, 인간 그 이상의 것이라고 가르친다.
인간 이상의 관계
(More-than-human Relations)
2050년까지 우리는 교육의 인간 발달 중심 체제를 폐기할 것이다. 개인주의를 옹호하는 대신, 집단 성향과 우호적이고 회복적인 인간, 그 이상의 관계를 기른다.
세상 속의 관계
(Learning to become with the world)
2050년까지 우리는 인간이 세상 속에서 살고 배운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교육학은 더 이상 ‘바깥세상’을 배움의 대상으로 객체화하지 않는다. 세상과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는 학습은 상황 속에서 실천되는 것이며, 인간 그 이상의 교육학적 협력이 된다.
세계 정치
(Cosmopolitical remit)
2050년까지 교육에 세계정책적인 역할이 새롭게 부여될 것이다. 이때 교육은 인본주의, 인도주의, 인권 관점에서의 보편주의적, 인간중심주의적 주장을 넘어선다.
협력적 회복
(Collective recuperation)
2050년까지 미래의 생존을 위한 교육 목표는 협력적으로 지구를 회복시키는 윤리를 우선하도록 인간을 이끌 것이다.
2020년의 세계 교육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큰 변화를 겪었다면, 2021년에는 창의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창의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PISA의 교육 평가 방식, 인류와 지구의 관계 속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유네스코의 미래 교육 방향 예측을 참고하여 문화예술교육분야 또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시작할 때다.
사진없음
국제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