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계절이다. 올해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상 초유의 팬데믹 사태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고, 문화예술(교육) 분야 역시 큰 위기와 도전에 맞닥뜨렸다. 코로나19 뿐 아니라 올해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주목했던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 또한 다가오는 2021년을 준비하며 고민을 나눠야 할 주제와 과제는 무엇일까? 2020년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편집위원으로, 필자로, 인터뷰이로 [아르떼365]가 만났던 전문가들과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변화에 대응하며 최선을 다했던 한해를 되짚고 새해를 전망해보았다.
 
① 2020년 이슈와 평가  ② 2021년 도전 과제
연결되고 싶은 존재로서의 우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람들의 물리적 교집합이 점점 줄고 있다. 학교에서 최초로 정규 교과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가 반복되며 사람 간의 만남과 소통에 바탕을 둔 문화예술(교육) 활동은 중단되었고, 박물관·미술관 등 공공 문화시설 문화예술 공간도 문을 닫는 횟수가 잦아졌다. 공연이나 전시 관람은 대거 온라인으로 이동해 새로운 형태의 활동과 소통 방법을 모색했다. ‘온택트(Ontact)’는 이제 임시적 수단을 넘어 다양한 소통방식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럴수록 접촉과 연결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커졌다. 대면을 근간으로 현장성이 중심이 되는 문화예술계가 어떻게 이 위기를 불가능성에서 가능성으로 바꿀 수 있을지 더욱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가 코로나19 시대에 확인한 것은 연결되고 싶은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이었다. 아이들이 그리워한 것은 ‘커뮤니티’였다. 온라인 시대에도 불구하고 ‘커넥트(Connect)’에 대한 열망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크다는 점을 헤아려야 한다. 삶과 교육이 접속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시대, 현장과 ‘함께’하려는 중간지원조직(기초/광역문화재단)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협력의 문화와 감수성이 필요하고, 역할 분담이 더없이 중요하다.
고영직_문학평론가
사람들을 버티게 하는 것은 국가도 사회도 아닌 개인 간의 관계이다. 개인의 사회적 관계망이 촘촘하게 작동될수록 정서적·심리적 안정감은 높아진다. 바이러스로 인해 경직된 일상의 틈새 속에 사적 호기심을 증폭시켜 동네에 있는 개인과 개인의 접점을 넓히는 일상의 작은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대체재로서의 온택트가 아닌 그 자체를 주목하고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소통 방법을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접근 방법이 과제로 남겨졌다.
강현정_공공문화연구소 소장
지역 공동체와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만나며 주민과 소통해 왔던 우리가 직접 만나고 소통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힘들었고 활동이 정지된 느낌이었는데,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 방송 댓글을 통해 공연에 관해 이야기도 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대면 공연 못지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비대면 중심으로 흘러가더라도 지역 안에 문화예술공연과 교육에 대한 소규모 협업과 교육 활동을 활성화할 방안도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에서 10명 이하의 아이들과 함께한 ‘긴급 돌봄 아동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지속해서 진행되었고, 비대면으로 힘들어하던 아동·청소년에게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대규모 공연과 교육이 아닌 지역사회 안에서 소수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촘촘하게 지원되어야 한다.
김선혁_협동조합 문화예술단 꾸마달 이사장
온라인과 비대면 방식으로도 문화예술 생산과 향유가 가능한 분야에 비해 공연예술계의 타격이 컸다. 온라인 시대에 장르마다 다른 문화예술 조건이 확연히 드러나면서 앞으로 예술환경과 창작물의 형식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한편 온라인 방식이 수도권 외 지역 참여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 어떤 창작교육은 실제로 해보니 온라인으로도 가능했다는 점 등 예술 생산 및 향유 방식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성미_시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온라인 소통은 이제 ‘임시적’ 수단을 넘어 일종의 ‘환경’이 되었다. 더는 온라인 비대면 소통방식을 대면 소통의 ‘대체수단’으로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대면이 어려워 마지못해 선택하는 대체수단이란 관점을 넘어 다양한 소통방식 중 하나로 비대면 소통방식을 그대로 인정하되 상호 보완성을 어떤 식으로 가져갈지에 대해 더욱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보연_상지대학교 교수
청중과 함께 호흡하고 느끼는 소리의 파장, 연주자의 움직임을 공유하며 느끼는 전율이 공연예술의 미덕인데, 코로나가 강제한 비대면 온라인 공연은 이 묘미를 상당 부분 퇴화시켰다. ‘대면’이 근간인 공연계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비대면의 일상이 고립감을 강화하는 현실에서 예술의 할 일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조은아_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매체 또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는 방식에서 일부 성공적인 시도 사례도 있었겠지만 적지 않은 수의 이해당사자들은 불만족스러워했다. 변화는 새로운 격차를 만들기도 하고 기존의 격차를 좁히기도 한다. 누군가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 더욱 나아가고 누군가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제 작품의 아우라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전례 없이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해야 한다. 예술적 의제를 나누고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광장을 만드는 이들이 더욱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황주선_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본질에 충실한 전환, 정체성의 탐구
바야흐로 전환의 시대이다. 익숙했던 삶의 방식이 급속도로 달라지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에 의문을 품고 본질에 대한 사유와 미래 방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 등교가 중지되자 그동안 관성적으로 학교에 간 것은 아니었는지, 교육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찰이 오고 갔다. 문화예술(교육)이 온라인으로 전환함에 따라 공간과 몸을 통한 입체적인 감각 경험이 예술 경험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었다.
당장의 현실 속 어려움과 더불어 본질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다. 당연한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못한 상황에서 본질을 탐구하는 행위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가치의 전환’ ‘의미의 전환’ ‘방식의 전환’ 등 본질에 충실한 전환의 시대가 도래했다. 더불어 예술의 본질적 가치 외에도 예술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도구적 관점을 넘어선 모습이 인상 깊었다.
권순석_(사)한국문화의집협회 상임이사,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
지역에서 사람들과 접점을 만들어 내는 지역화로의 전환, 교육이 아닌 동행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의 전제 전환, 참여자 중심으로의 교육 방법 전환, 하나의 완결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닌 내가 사는 지역과 삶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으로의 전환, 사람들과 만나는 방식의 전환. 코로나19는 전환의 속도를 가속했고, 문화예술(교육)은 그동안 준비해온 전환을 이루어가고 있다.
현혜연_중부대학교 교수
강제적인 멈춤을 맞닥뜨려 혼란스럽지만, 기존의 방식을 전면적으로 제고할 기회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학교’라는 공간의 가치를 절실하게 체감했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할 수 없는 몸과 몸이 부딪히고 섞이면서 경험하는 배움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됐다. 뉴노멀의 문화예술교육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이동시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으며 물리적인 공간, 함께 배우는 감각과 경험의 중요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김윤진_안무가, 펠든크라이스 무브 대표
대면과 집합을 전제로 한 문화예술(교육) 활동은 멈춤과 재생, 대기를 반복하며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성찰과 정체성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질문들이 수면 위로 떠 오른 시간이 왔다. 가시적인 활동이 멈추는 시간 동안, 보이지 않았거나 눈치채지 못한 누군가의 노력, 무심함, 쌀쌀맞음, 상처, 자긍심, 느슨한 연대 등 흘려보낸 것들이 새롭게 읽히는 것은 반갑다.
제환정_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
놀이는 늘 ‘함께’라는 단어가 따라다녀 놀아주는(가르치는) 사람과 노는(배우는) 사람을 구분하여 생각했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논다는 것에 대해 놀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 사유를 하게 했다. 비대면 활동은 오히려 놀이의 근원에 더 접근할 수 있게 했고, 일상과 놀이의 연결을 가능하게 했다.
조재경_놀이노동자, 고무신학교
지구의 일부로서, 회복하는 힘
코로나19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질병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경고했던 기후위기와 생태위기가 낳은 결과이다. 많은 과학자는 지구 온도 상승이 감염병 확산에 더욱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기후위기는 이제 전 지구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생태계의 회복은 곧 인간의 회복력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끼리의 삶이 아니라 자연으로 대표되는 다른 존재들과 공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지속가능하며 더 나은 회복과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자연에 어떤 태도를 지니고 어떤 방법으로 변화를 이끌어야 할까.
코로나19가 지속되자 전 세계 여러 도시 한복판에서 야생 동물들이 목격되고 있다. 사람들의 이동 제한이 땅의 진동과 소음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지구 생태계에 바람직한 변화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신호는 삶에 대한 사유를 인간끼리의 삶이 아니라 생태계 존재 모두와 관계 맺는 삶, 이른바 ‘생태계 내적 존재로서의 삶’으로 바꾸도록 이끌었다.
정원철_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일상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야 나와 내 친구, 동네 이웃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고, 나를 둘러싼 바람과 구름과 태양과 달과 공기와 물이 핵심이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결국, 코로나19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우주의 일부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했고, 지구와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게 했다.
전고필_한국문화예술위원회 7기 위원, 향토사전문책방 이목구심서 대표
재난의 시대, 무너지지 않는 개인 일상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의 회복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문제는 중요하다. 기후위기를 비롯한 지금의 현실에 적극 대응하며 개인과 사회의 회복력을 향상시키는 문화예술 작업과 활동이 필요하다. 물론 예술가(단체)의 생존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문화예술교육/활동이 과연 ‘생존에서 생활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개인과 사회의 회복력을 향상시키는 시민력 형성에 기여했느냐 하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고영직_문학평론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추구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질의가 진행됐던 한 해였다.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리질리아트(ResliliArt)’ 용어와 개념이 주요한 화두로 제시되었고, 일종의 사회적 운동 차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된 예술계의 회복력에 주목하고 이를 지지하자는 의미로 강조한다. 하지만 예술이 가진 회복력, 그 힘을 통해 우리 사회가 버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내는 것이 항구적인 과제라 생각한다.
최보연_상지대학교 교수
평등하고 공정한 예술창작 환경
코로나19는 문화예술의 창작, 제작, 유통, 소비, 향유 등 문화예술 생태계 전반의 방식을 바꾸었다. 특히 문화예술 향유 방식과 형태, 공공성과 연결성, 다양성 등이 논의되었다. 또한 평등하고 공정한 예술창작 환경에 대한 이슈가 더욱 중요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 변화한 예술 환경 속에서 예술가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이 위기에 몰리자 이에 대응하는 예술지원 정책에 대한 요구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며, 예술과 예술가의 존재와 본질,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성찰도 더욱 깊어졌다.
문화예술계의 생존 이슈가 심각하다. 공연 중단, 극장 폐쇄, 수업 축소 등 예술가의 경제적인 불안정이 사회적 고립과 이어지고 있다.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 동료들의 소식이 전해지면 우울감이 느껴진다.
김윤진_안무가, 펠든크라이스 무브 대표
저작권 침해와 불공정 계약 등 불공정한 창작환경에 대한 이슈로 이동하고 있다. 미투는 성평등 정책, 안전하고 성평등한 예술환경, 성인지 관점의 콘텐츠 제작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프리랜서 예술인들이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처해 있음이 사회적으로 알려졌고 올해 12월 10일부터 예술인 고용보험 가입이 시작되었다. 한편, 예술인 긴급지원을 위하여 창작 결과물을 필수요건으로 하던 예술지원이 창작 과정에 대한 지원으로 변화된 점은 예술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성미_시인, 여성문화예술연합 대표
블랙리스트 이후 문화예술 지원정책의 변화를 열망했으나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다. 공모사업은 새로운 방법을 통해 결과를 창출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관성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현장에서 갈급한 것과는 다른 맥락으로 문화예술계 긴급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정책이 지방정부로 하달되기도 했다.
전고필_한국문화예술위원회 7기 위원, 향토사전문책방 이목구심서 대표

예술가들은 도대체 좌절하고 멈추질 않는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자꾸 뭔가를 시도하고 길을 찾아낸다. 누군가는 이런 도전이 눈물겹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이런 게 되는구나!’ 싶어 신이 난다고도 한다. 예술가란 그런 존재였다. 위기에서도 질문을 멈추지 않고, 창의적으로 실천하고 다시 질문하는 사람. 이것이 문화예술교육을 즐겁고 지속가능하게 하는 동력일 것이다.
현혜연_중부대학교 교수
전혀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기
코로나19의 확산과 급작스럽게 달라진 예술 환경, 그에 따른 활동의 제약과 위축에도 불구하고 2020년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9월 디지털 컨퍼런스로 전면 전환하여 개최된 제5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The 5th 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nference, ITAC5)는 ‘예술은 어떻게 세상의 눈을 바꾸어 가는가: 예술가와 예술교육가의 사회 속 실천과 도전(Boundaries into New Pathways: Enacting the power of arts and arts education)’을 주제로 총 44개국, 1,800여 명의 예술교육 실천가가 참여했다.
ITAC5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던 ‘언러닝(Unlearning)’은 문화예술교육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졌다. 그간 반(反) 학습의 개념은 배우는 이의 입장을 중심에 두고 일방적 가르침과 수동적 배움의 틀을 경계하는 의미로 많이 쓰였다. ITAC5를 계기로 가르치는 이의 언러닝이 더욱 중요한 개념인 것을 알게 됐다. 예술교육은 세상의 한계, 경계, 통념 등을 끊임없이 부수고 새로 구축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교육의 생명력은 새로 갈아엎은 맨땅에서부터 나온다.
정원철_추계예술대학교 교수
2020년은 개정 누리과정(3~5세 공통교육과정)의 전면 시행으로 놀이와 문화예술교육의 적극적인 만남이 이루어진 해이다. 개정 누리과정은 문화예술교육자들에게 놀이와 예술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야 하는지 집중적으로 고민하게 했다. ‘예술과 놀이가 어떻게 작용하여 유아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험하는 한 해였고, 내년에는 더 즐겁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재경_놀이노동자, 고무신학교
빠르게 진행된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환. 그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가장 친밀한 도구는 키트(KIT)가 된 것 같다. 하지만 획일적으로 구성된 키트를 통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얼마나 될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참여자가 일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닌 직접 채워나가는 등 구성 단계에서부터 다른 기획이 필요할 것이다.
방영경_미술작가, 분리분리 프로젝트
인공지능은 올해에도 중요한 이슈였다. 작년만 해도 인공지능을 막연한 경쟁자나 잠재적인 위험물로 보는 관점이 적지 않았으나 올해는 협력자나 조력자로 보는 관점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예술가가 테크놀로지를 수용하는 유형을 ‘도구’와 ‘매체’로 나눴다면(크리스티안 폴, 『디지털 아트』), 인공지능은 제3의 유형인 ‘에이전트’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창작자의 독창성이나 창의성 같은 역량을 의심하거나 공격하는 논쟁도 등장할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이 시대의 새로운 카메라 루시다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황주선_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문화도시 열풍과 맞물려 자신의 삶터 안에서의 문화에 대한 의미를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문화도시’라는 정책 언어로 불리며 무한 경쟁의 구도로 몰려가는 현상은 안타깝기도 했지만, 도시 담론으로서 문화를 이야기하며 문화와 예술의 본질에 대해 시민의 언어, 예술가의 언어로 전국적인 대화의 장이 열린 것이 의미 있었다.
권순석_(사)한국문화의집협회 상임이사,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
음악계의 경우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한 행사가 대거 기획되었으나 감염병의 위험으로 인해 취소와 연기를 거듭해야 했다. 자유 음악가로서 고용인에 얽매이지 않으며 스스로의 예술세계를 개척하고, 교향곡의 이정표를 제시하며 시민사회로 음악을 이끈 베토벤. 그의 음악이 코로나 시기에 던져줄 의미와 파장을 새롭게 탐색해야 하겠다.
조은아_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참여하신 분

프로젝트 궁리
정리 _ 프로젝트 궁리 성효선·남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