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곳’에서 예술놀이터로 변신
국내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례
우리 사회에 많은 공간이 사회적, 역사적 맥락 속 여러 가지 이유로 문을 닫습니다. 방치된 유휴공간에 문화예술을 더해 새로운 삶을 불어넣는 ‘문화재생’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용도를 다하여 옛 것이 된 장소를 지역주민의 소통과 놀이의 장으로 재생시킨 국내 문화예술 공간을 소개합니다.
주민들의 사랑방이 된 양곡 창고
일제 강점기에 양곡수탈 중심지였던 완주의 양곡 창고. 2018년 3월,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재개관한 이 양곡 창고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와 미술장르를 선보이는 지역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모모미술관’, 체험형 영상관 ‘디지털체험관’, 공연과 영화 상영을 하는 ‘소극장씨어터애니’ 등의 공간은 지역주민이 문화예술을 조금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버리는 곳’에서 피어난 문화예술
폐수처리장, 쓰레기 매립장 같은 혐오시설이 지역주민의 휴식 공간이자 문화 공간으로 바뀐다면 어떨까요? 10여 년간 방치됐던 수원산업단지 폐수처리장은 근로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고색 뉴지엄으로 재탄생 하여, 창의예술교육과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건물 내에는 산업근로자들의 자녀를 위한 시립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죠.
하루 200여 톤의 쓰레기를 소각하던 부천 쓰레기소각장은 새로운 소각장이 생기면서 2010년 가동이 중단되었습니다. 현재는 ‘부천아트벙커B39’로 리모델링 되어 전시, 공연, 문화예술교육을 만나볼 수 있는 융복합문화시설로 거듭났습니다. 쓰레기 반입실, 소각로, 연소된 쓰레기재가 모이는 재 벙커 등 과거의 모습이 보존된 웅장하고 미래주의적인 건물! 국경과 지역, 분야와 영역을 넘는 ‘무경계’를 지향하는 부천아트벙커B39의 메시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의 아지트가 된 비밀기지
제주도에는 오랜 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벙커가 있습니다. 얼핏 보면 둘레길 아래 산자락이지만 흙과 나무로 덮어 위장한 인공 산 밑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벙커가 숨겨져 있지요. 2000년대 폐쇄된 후 20년 가까이 방치된 비밀 지하 군사 기지는 ‘빛의 벙커’란 이름으로 재탄생 하였습니다. 다가오는 9월, 세계적인 회화 거장들의 작품이 이곳 디지털아트 전시관에서 빛으로 깨어납니다.
석유파동에 대비책으로 지어진 석유비축기지는 40년 이상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해왔습니다. 그 후 위험 시설로 분류되었다가 폐쇄되었습니다. 석유비축기지는 2013년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문화비축기지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기름탱크는 투명 유리 벽체와 지붕을 구성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탱크에서 해체된 철판은 커뮤니티센터가 되었습니다. 5개의 탱크는 각각 공연장, 강의실 등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고, 4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한 전시 공간도 마련되었습니다.
목욕탕에서 즐기는 전시 한 편
군산 영화동에 위치한 이당미술관은 과거 ‘영화장’이란 이름의 대중목욕탕을 리모델링한 공간입니다. 40년 넘게 주민들이 즐겨 찾던 동네 목욕탕이자 내항을 오가는 외국 선원들이 쉬어 가는 여관은 현재 군산의 근현대사를 돌아볼 수 있는 동네미술관과, 게스트하우스, 동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이자 예술가들의 무대로 용도를 달리하여 활용되고 있습니다.
쓰임새를 다 하여 버려진 유휴공간에서 문화친화적 공간으로!
지역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이자 문화예술을 만날 수 있는 문화재생공간을 찾아 방문해보면 어떨까요?
사진없음
프로젝트 궁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