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는 7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시를 기획했다. 이 전시는 20세기 지난 100년간 아이들의 장난감과 아이들 용품 디자인을 한눈에 총망라한 기획전으로 어린이의 마음을 표현한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을 통해 동심과 모험, 환상과 꿈을 다양하게 표현한 전시이다.
놀이터, 옷, 가구, 책, 장난감 등 지난 100년간 아이들을 위한 디자인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었는데, 디자이너들이 만든 아이들 제품은 안전성과 편리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단순하고 컬러풀한 색감을 통해 상상력과 호기심을 마음껏 자극하고 있었다.
그 중에 인기를 가장 많이 끈 것은 그림자 놀이였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거나 영상물을 보는 것보다 역시 아이들은 직접 뛰면서 즐기는 그림자놀이를 더 좋아했다. 그림자놀이는 누군가 공간에 들어가서 움직이면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그림자가 생기고, 또 그 속에서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끼리 그림자가 부딪히면 새로운 그림들이 생겨나는 장치였다.
우연히 생겨나는 새와 꽃, 거미줄 등의 시각적인 모양도 신비로웠지만 아이들이 정작 좋아할 때는 소리가 날 때였다. 그림자가 새 모양으로 바뀌면 새소리가 나고, 머리카락 모양이 바뀌면서 재미있는 소리가 나고, 뛰거나 움직여서 어떤 동물 그림자가 만들어지면 그 동물 소리가 났다. 그동안 우리는 만화나 영화 같은 볼거리에 주력하면서 우리의 감각을 시각에만 한정시켜두지 않았는지, 무엇보다 청각의 예민함으로 소리와 그림자에 다채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가두어 두지 않았는지 되돌아 보게 한다.
전시를 통해 어린 시절 자신이 즐기던 추억의 놀이와 마주친 어른들은 그때의 추억을 기억하기도 했다. 성냥개비 퍼즐놀이, 색종이 접기, 나무블록으로 만든 집, 비누방울 놀이, 장난감은 단순했지만 머릿속은 환상으로 가득 찼고 세상이 장난감처럼 신비로웠던 어린이의 시선을 찾아가는 동안, 이미 전시장에는 어른과 아이의 구별이 사라지고 있었다.
대인이란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는, 천진하고 상상력 풍부한 어린아이를 깨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일 것이다.
ㅡ 뉴욕 해외통신원 이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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