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상실 아트팹랩(Art Fab Lab·이하 아트팹랩)*은 국립현대미술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창의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국가사업인 ‘무한상상실’의 거점기관으로 미술관이 선정되면서 시작하게 된 신매체 기반의 ‘미술관 속 예술창작 공간’이다. 지난 2015년 11월 17일 개소한 아트팹랩은 예술과 기술의 융합으로 다양한 가치를 생산하는 현대적인 시민 창조공방으로서 한국형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의 역할을 모색하며 산업과 예술, 교육 공동체로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역할을 확장하고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에 마련되었다.
아트팹랩은 레이저 커터와 밀링머신, 3D프린터, 3D스캐너 등 디지털 제작 장비로 불리우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기 20여 대가 구비되어 있는 1작업실과 2D, 3D 모델링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2작업실로 구성돼 있다. 향후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아트팹랩을 소개한다.
*팹랩(Fab Lab): MIT 미디어 랩에서 시작된 팹랩(Fab Lab)은 ‘제작하다(Fabrication)’, ‘유쾌한(Fabulous)’의 접두사에 해당하는 ‘팹(Fab)’과 연구소를 뜻하는 ‘랩(Lab)’의 합성어이다. 3D 프린터 등 디지털 제작기기와 같은 실험, 생산 장비를 갖춰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제로 생산하는 공작소를 칭한다.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메이커들이 만들기에 필요한 도구를 갖춰놓은 장소, 도구가 갖춰진 커뮤니티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는 개인 제작에 유용한 CNC(컴퓨터 수치 제어) 기계를 중심으로 여러 제작기기를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는 테크숍이 그중 가장 대규모로 성장했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 리드미컬한 흐름과 비트의 역동성을 외벽에 담고자 비정형건축물 구현이 가능한 최신 설계 기법을 말한다.
남녀노소 불문 다양한 예술+기술 프로그램
아트팹랩에서는 어린이부터 일반인,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을 대상으로 예술과 과학 기술 분야를 연계한 융복합 교육·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아트팹랩>, 어린이와 가족 대상의 <어린이 창작발전소>, 청소년 대상의 <TEEN’S Fab Lab>, 일반인 대상의 <Fab Lab 투어>, <Fab Lab 셀프 워크숍>, <Fab Lab 이벤트>, 전문가 대상의 <Fab Lab 아트 워크숍>, <Fab Lab 네트워크>, <Fab Lab 연구> 등이 있다.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아트팹랩>, <어린이 창작발전소>는 현대미술과 디지털 제작기기를 연계해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창의적 사고를 신장하는데 목표를 둔 교육프로그램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TEEN’S Fab Lab>은 동시대 작가, 과학 기술, 제작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예술 기반의 융합 교육을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진로를 스스로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Fab Lab 아트 워크숍>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메이커 운동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아트 워크숍이다. 예술과 과학 기술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팀을 이루거나, 서로 멘토와 멘티가 되어 창작 워크숍을 진행하고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함으로써 문화 예술 기반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아트팹랩에서 진행하고 있는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 [주요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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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이 아트팹랩> 프로그램
: 3D 펜,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과 같은 신매체 디지털 기기를 기반으로 동시대 미술의 이해를 돕는 융복합 창의교육 프로그램
․ 대상 : 초등학생
․ 목표 : 현대미술의 다양한 표현방법과 장르의 다양성을 체감하고 감상-비평-창작의 연속적 활동을 통해 변화하는 매체(도구)의 체험과 다각적 사고의 기회를 제공
․ 내용
– 작가와 작품을 감상, 탐구
– 매체의 속성과 제작과정 이해
–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작품을 창작(3D펜 활용, 3D모델링 학습, 디지털 매체 활용방법 습득)
– 완성된 작품을 비교, 감상, 비평(예술적+공학적 사고의 융복합 과정) -
2) <Fab Lab 아트 워크숍> – ‘아티스트와 메이커를 위한 Fab Lab 워크숍’
: 예술가와 메이커, 기술자,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협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한 교육
․ 목표 : 예술가들에게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엔지니어들에게는 창의적 상상력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시간으로 대화와 협업을 통한 ‘소통과 공유’의 시간을 갖고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네트워크의 장으로 운영
․ 내용
– 현업 예술작가 그룹과 엔지니어 그룹을 모집하여 순수예술과 과학, IT·기술 공학 등의 전문가 강연
– 뉴미디어 아티스트와 과학자와의 대담
– 디지털 기기 아두이노 활용 워크숍 -
3) <아트팹랩 챌린지-키덜트 랜드> 프로젝트
: 멘토와 멘티가 협업하는 워크숍 형식의 공모 프로젝트. 총 13일간 워크숍 및 경연을 진행하고 최종 결과물은 아트팹랩에 구비된 디지털 제작 장비를 활용하여 작품으로 구현하여 전시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
․ 대상 : 문화예술 관련 전공 대학(원)생 또는 예술가, 융복합 창작활동에 관심 있는 일반인 및 엔지니어
․ 목표 : 각기 다른 배경의 참여자들이 서로 팀을 이루고 공동의 주제인 ‘키덜트{kids+adults) 문화’를 매개로 창·제작인들의 협업의 장을 마련하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만나고, 정리하고, 도전하고, 실험하는 과정 진행
․ 내용
– 다양한 아이디어 소재 구체화
– 멘토-멘티의 1, 2차 멘토링(기술지원, 제작방법 멘토링, 작품 정교화)
아트팹랩에서 추구하는 교육의 목표는 미술관 전시와 과학 기술이 융복합된 통합 콘텐츠를 통해 특화된 교육을 보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의 주도적, 개별적 창작 활동이 가능한 창작문화, 즉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 다양한 분야와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을 통한 문화예술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로운 형태의 미술관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 오픈소스 제조업 운동으로 미국 최대 IT 출판사 오라일리의 공동창업자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에 의해 생겨난 운동이다.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인 메이커(Maker)들이 온∙오프라인으로 DIY 프로젝트와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생기는 커뮤니티, 그리고 물리적인 작업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혁신이 이뤄지면서 생긴 개념이다.
융복합 교육 문화 프로그램의 현장
<TEEN’S Fab Lab: 미술관 속 작은 원심림>은 미술관 마당에서 진행 중인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7: 원심림≫ 작품과 연계하여 작가와 관련 기술 제작팀과 함께 작품의 기획의도 및 제작과정 원리와 구조, 제작방법 등을 탐구해보며, 작품 원심림을 기반으로 각자가 직접 소형 원심목을 제작해 보는 매체 기반의 예술 융복합 창작교육프로그램이다. 청소년 대상 여름방학 특별 교육프로그램으로 지난 8월 14일부터 15일 양일간 진행되었다.
<TEEN’S Fab Lab: 미술관 속 작은 원심림> 프로그램에서 청소년들은 작품 원심림의 제작과정과 원리, 구조를 이해하며 기술이 예술 작품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결합하는지를 접한다. 또 직접 전선을 피복하여 전기 회로를 연결하고 모터를 구동시켜 소형 원심목을 제작해 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신매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매체 기반 예술활동에 대해 경험하였다. 이 수업을 이수한 청소년들은 문제해결 능력과 주체적으로 교육에 임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교육프로그램의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 ‘새로운 내용을 접하고, 미술관에서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즐거웠다’, ‘미술관에 그림만 있는 줄 알았는데, 건축도 작품으로 전시되어 놀랐다’ 등의 반응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인식 변화의 계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트팹랩과 미술관 교육의 미래
아트팹랩은 우리나라 미술관 중에 유일하게 마련된 신매체 기반의 예술 창작 공간이다. 단순히 매체를 활용하여 제작을 지원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의 비전과 목표에 맞춰 미술관 고유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미술관만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예술적 사고의 발상과 표현의 확장, 사회와 산업, 과학 영역과의 접목 가능성, 기술적, 디자인적 접근’ 등의 논의의 장으로서 마련되었다.
이는 미술관 교육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융복합적 사고를 통한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미술관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앞으로 아트팹랩을 플랫폼으로 관람자가 제작자에서 예술가로 변화하며,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할 뿐만 아니라, 창작과 비평을 통한 확장적 사고를 전파하게 되고, 또한 변화하는 사회의 다양한 창의적 활동 속에서 놀이와 즐거움을 체험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정은주_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에듀케이터
- 사범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 대학원을 진학하여 박물관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박물관교육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교육연구원을 거쳐 대림미술관 에듀케이터로 근무, 2014년부터 현재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교육담당, 에듀케이터로 재직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교육 특화사업인 <무한상상실 아트팹랩>을 총괄 담당하여 신매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예술교육,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복합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미술관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문화프로그램들은 기획, 개발 운영하고 있다.
- Jooya0219@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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