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창의력 개발, 창의 교육 등 ‘창의(Creativity)’에 주목한다. 이에 부응하듯, 창의 교육에서의 ‘예술교육’은 그 효과와 정당성을 인정받았고, 특히 창의력 발달에 중요한 아동‧청소년기의 학교 안 예술교육의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이 제고되어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 켄 로빈슨(Ken Robinson)은 TED 강의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Schools kill creativity)*’에서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제도를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학교 교육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해외 정부 및 정부 산하기관 등의 주요 정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Schools kill creativity): 교육전문가 켄 로빈슨이 지난 2006년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제도에 대해 이야기한 강의다. 현재까지 약 400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TED강연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강연으로 꼽힌다.
국가 차원에서의 창의‧예술교육 정책
우선 대표적으로 몰타, 웨일즈, 미국의 사례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창의‧예술교육 정책 계획이 수립 및 채택된 경우를 살펴보자.
몰타 | 몰타 예술위원회 ‘창의 2020 전략 5개년 계획’
몰타 예술위원회는 ‘예술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몰타의 미래’를 비전으로 내세운 ‘창의 2020 전략 5개년 계획(Creative 2020 Strategy)’을 지난 2015년에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16년에서 2020년까지 총 5년간 문화예술 발전의 주요 단계를 5개의 목표, 9개의 전략, 70개의 실행방안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교육’ 부문에서는 예술교육의 진흥과 발전뿐만 아니라 학교 창의교육 프로그램(Kreattiv)**에 대한 자금(한화 약 5억 원)을 투자해 해당 프로그램의 효과를 측정하는 방안을 소개한다.
또한 모든 중‧고등학생이 양질의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1회 이상 결과발표의 기회를 갖도록 문화 참여 프로그램을 투자하는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정책과 지원, 유관기관의 역할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학교 창의 교육 프로그램(Kreattiv): 몰타 예술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창의예술가를 학교에 파견해 교사와 협업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예술가와 학생 및 교사가 서로 영감을 주고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하도록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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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예술위원회 ‘창의 2020 전략 5개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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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창의 교육 프로그램(Kreattiv)
웨일즈 | 웨일즈 정부·예술위원회의 ‘예술을 통한 창의학습’ 기본 계획
웨일즈 정부와 웨일즈 예술위원회는 창의성을 성공의 필수요건이자 평생학습의 기본으로 보고, 아동 및 청소년들의 학교 예술활동 참여를 통한 창의력 개발을 위해 지난 2015년에서 2020년까지의 ‘예술을 통한 창의 학습(Creative Learning through the Arts)’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은 크게 두 분야로 나뉘어 실행되는데, ‘창의 선도학교 계획(Lead Creative Schools Scheme)’이 포함된다. 2015년 3월 발표된 이 계획은 같은 해 10월 실제 학교에 적용되는 방식 및 협업자 간의 역할분담 등이 설명된 핸드북 형식으로도 발간됐다. 이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학습 방법을 고안하고, 혁신적이면서도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학습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른바 ‘창의 선도학교’는 2년간 창의 파트너(Creative Partner)와 협업을 하게 되는데, 지난 2015년부터 2016년에는 2015 터너상(Tunner Prize)***수상자와 2013 베네치아 비엔날레 수상자 등이 창의 파트너(Creative Partner)로 참여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계획은 웨일즈 내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되어 2016년 9월 기준 총 276개 학교가 해당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2015 터너상(Tunner Prize): 영국 현대 미술의 대표 기관인 테이트 브리튼이 1984년 제정한 상이다. 한 해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전시나 미술활동을 보여준 50세 미만의 영국 미술가(영국 내 외국 미술가 및 외국의 영국 국적 미술가)에게 수여되는 대표적인 현대미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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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즈 정부 ‘예술을 통한 창의 학습’ 기본계획
미국 | 미국 뉴욕시 교육청의 예술프로젝트 사무국, 예술교육교과 표준개정안, 모든학생 성공법
미국 뉴욕시 교육청(NYC Department of Education)에는 예술프로젝트 사무국(The Office of the Arts and Special Projects)이 있다. 뉴욕시 교육청에서는 시의 모든 학생들에게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학교 예술교육 과정의 기준안을 수립하기 위해서 지난 2004년 예술교육 청사진(Blueprint for Teaching and Learning in the Arts)을 처음 발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예술교육 기준에 대한 학교의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아츠 카운트(Arts Count)’라는 사업을 시행하고, 학교 내의 예술교육을 지표화하여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는 매해 뉴욕시 학교 예술교육의 성과와 그에 따른 발전 정도를 다룬 연차 보고서 ‘아츠 인 스쿨(Arts in School)’을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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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 인 스쿨 2015-16 연차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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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예술프로젝트 사무국
또한 미국에서는 21세기에 요구되는 학습역량에 발맞추어 예술교육교과 표준개정안(National Core Arts Standards)을 지난 2014년 7월에 발표했다. 이후, 각 주(State)마다 자치 단위 실정에 맞게 개정안을 도입하고 있는데, 2017년 현재 14개 주 정부가 표준개정안을 전면 혹은 부분적으로 적용했다. 이 외에 19개의 주에서도 이를 점차적으로 추가 도입하는 추세다. 기존에 있던 음악, 미술, 미용, 연극 4개 분야에 ‘미디어 아트’가 새로운 과목으로 추가되었으며 미취학 아동(Pre-Kindergarten)부터 12학년까지 학년별로 맞춤형 표준이 제시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개정안은 각 주별로 실정에 맞게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는데, 그 예로 ‘뉴햄프셔(New Hampshire)주’에서는 표준 개정안을 모델로 삼아, 예술의 4가지 과정을 중심으로 한 ‘예술역량(Arts Competency)’이라는 새로운 표준제도를 지난 2015년에 도입하기도 했다.
끝으로 지난 2015년 12월 신규로 제정된 ‘모든 학생 성공법(Every Student Succeeds Act, ESSA)’을 통해 미국 내 학교예술교육의 가이드라인이 기존 교육보다 유연해지는 등의 변화도 있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에 대한 전인교육(Well-rounded Education)으로서의 목표 달성과 평가체계 수립에 대해서도 주(State)와 지방 정부가 더 많은 재량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미국 주교육위원회(Education Commission of the States)와 미국 예술교육 파트너십(Arts Education Partnership)은 지난 2014년 8월 발간된 가이드북(ESSA: Quick guides on top issues)의 연장선으로 ‘예술을 위한 기회 맵핑 보고서(ESSA: Mapping opportunities for the arts)’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교육자, 학교 관계자, 지역 기관과 정책 연구자 등 예술 및 교육 분야 관계자들이 예술교육진흥을 목표로 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학생 성공법(ESSA)의 활용 방안에 대해 주제별로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과 정확한 측정기준을 마련하여 학생들 간 성취 간극(Achievement gap)을 줄이기 위해 지원금을 요청하는 방안 등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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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교육위원회 ‘예술을 위한 기회 맵핑 보고서’
정부 주도로 운영되는 학교 예술교육 사업
다음으로 싱가포르, 호주의 사례를 통해 정부 주도로 운영 중인 학교 예술교육 사업을 만나보자.
싱가포르 | 싱가포르 예술위원회의 예술교육 프로그램 사업
싱가포르 예술위원회에서는 학생들에게 질 높은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예술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예술위원회의 예술교육 프로그램(NAP-AEP: National Art Council – Art Education Program) 사업은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선발해 데이터화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구매하도록 하고 있는 사업으로 주목할 만하다. 해당 위원회는 공연과 워크숍을 포함한 800여 개의 프로그램과 이를 위한 240여 명의 전문 예술가 및 단체 풀(Pool)을 보유하고 있다. 학교는 프로그램 구매가격의 50%에서 70%까지 지원되는 연간 보조금으로 양질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부담 없이 구매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또한 학교와 예술가의 협업을 통해 학생의 수요에 꼭 맞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자 학교 예술가 설계(AISS: Artist-in-School Scheme)라는 사업을 만들기도 했다. 이 사업을 통해 예술가들이 학교로 파견되고 학생들을 위한 맞춤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적어도 두 학기 이상 장기간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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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AEP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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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SS 현장 사진
호주 | 호주 창의학습 협력 프로그램
호주 정부산하기관인 크리에이티브 빅토리아(Creative Victoria)는 ‘창의학습 협력 프로그램(Creative Learning Partnerships program)’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운영한다. 이 사업은 기존에 성공적으로 운영된 ‘가상기술 창의 전문가-학교 매칭사업(The Virtual Creative Professionals in Schools)’, ‘예술가 학교 파견사업(Artists in Schools)’, ‘교육 협력 레지던시 사업(Extended School Residencies)’를 합친 새로운 사업이다.
‘가상기술 창의 전문가-학교 매칭사업(The Virtual Creative Professionals in Schools)’은 문화 소외지역의 학생과 교사들에게 가상기술 및 창의 전문가들을 연결해 신기술을 활용한 양질의 창의적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호주 교육부 및 디지털학습 및 STEM 부서, 빅토리아 교육과정 평가기관의 협력 하에 시행됐으며 올해 두 번째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예술가 학교 파견사업(Artists in Schools)’은 예술가를 초‧중학교에 파견해 함께 창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끔 하는 사업이다. 이 두 개의 사업과 교사의 교육 프로그램 발전을 촉진하는 ‘교육 협력 레지던시 사업(Extended School Residencies)’을 대체해 새롭게 만든 ‘창의학습 협력 프로그램(Creative Learning Partnerships program)’은 창의력 증진이 전체 교과과정의 결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확실히 보여주고자 한다.
- 관련링크
- 창의학습 협력 프로그램
이처럼 해외 각국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창의력 증진과 예술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학교 예술교육과 관련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예술교육이 기존 아동·청소년 교육의 부족함을 문화예술교육 정책으로 채우며 진정한 창의력 시대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고서영_콘텐츠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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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글이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학교에서 일하다보면 아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예술교육이 갈급하다는 것을 매번 느끼는데 참 좋은 컨텐츠 입니다.
더 많은 예술교육 현장에서 도움드릴 수 있는 알찬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