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익숙한 속담인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라는 말은 최근 ‘기쁨을 나눴더니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눴더니 약점이 되더라.’라는 우스갯소리로 바뀌었다. 우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끊임없이 힘들고 외로워하지만 정작 누군가와 나의 것을 나누기에는 인색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사회 속에서 먼저 자신의 시간을 나누고, 손을 내민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용기에 화답하고자, 앞으로의 모임을 진행하기 전 먼저 그들의 나눔에 대한 박수와 감사를 전하고, 더 좋은 생각 나눔을 모의하기 위한 작은 만남이 시작되었다.
미술관에서 시작하기
무더운 더위가 절정에 달한 7월 22일 토요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에 ‘더 좋은 수업’을 위한 생각나눔 워크숍 오픈수업&네트워킹(이하 오픈수업)을 이끌어갈 중심예술강사(이하 중심강사)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오픈수업이 본격적으로 꾸려지기 전 중심강사들과 만나 이 사업의 목적과 방향을 공유하고, 각자 채워나갈 프로그램의 연결 지점과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마련된 오픈수업 사전모임을 위해서였다. 사전모임은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의 일상과 공간을 기록하는 아티스트 토드 셀비(Todd Selby)의 <즐거운 나의 집> 전시를 관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좋은 전시는 즐거운 경험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의 안식을 느끼게 해주는 쉼표 역할을 한다. 쉼 없이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미술관에 간다는 것 자체가 작고 즐거운 여행이기도 하다.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조형물 등으로 이뤄진 자유분방하고 유쾌한 토드 셀비(Todd Selby)의 작품들 속에서 자유로운 에너지와 예술적 영감을 만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강사들에게도 오픈수업뿐 아니라 저마다의 활동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짧지만 특별한 여행의 시간이 된 <즐거운 나의 집> 관람을 마쳤다.
대림미술관 전시를 관람하며 시작된 오픈수업 사전모임
이해하고 소통하며 함께 배워가는 것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겨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기소개와 인사를 나누고 오픈수업에 대한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그간의 성과와 의미 등을 돌아보는 시간을 이어갔다. 그리고 8월부터 진행될 오픈수업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오고 갔다. 강사들은 개별적으로 기획해온 수업 주제를 풀어놓으며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오픈수업과 네트워킹의 필요성을 입을 모아 강조하기도 했다. 강사들은 수업의 실패와 성공 사례를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강사로서의 정체성, 교육활동을 이어오며 느낀 다양한 고민을 나누며 함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기부여를 오픈수업이 가능케 할 것이라는 데에도 동의했다. 사전모임에 참여한 강사들의 다양한 생각과 오픈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박동민, 곽지영, 조선화, 김현경, 조혜정 예술강사
박동민(‘차아물래? 뜨아물래’ 중심강사): 부산 지역에서 10여 년 전부터 연극 분야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노인연극 강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문화예술교육이 태동할 즈음부터 다양한 대상들과 문화예술교육 수업을 진행해왔다. 오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수업과 대상에 대한 노하우를 나누고, 내 활동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와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도 얻고 수업도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예술강사를 시작한 분들, 나와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는 강사들을 만나보면 각자 처해있는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한다.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공감대를 찾아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그 자체만으로도 얻는 게 많다.
조선화(‘예술씨앗 비빔밥’ 중심강사): 오는 8월 혜화동의 공방카페에서 장애인 분야 예술강사들과의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나 역시 다양한 장애 유형과 연령대의 참여자들과 만나다보니 참여자들 각자 몰입할 주제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강사 1년차엔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그저 너무 재미있었다. 2~3년차에 접어들면서부터 참여자들이 내 수업을 통해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수업의 방법론과 과정에 대해 고민이 생겼다. 이런 고민을 통해 예술강사들과 교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곽지영(‘내 동료의 연구실은 어디인가’ 중심강사): 여행할 때마다 여행지에 살고 있는 친구들의 작업실을 종종 방문하곤 한다. 오늘, 대림미술관에서 <즐거운 나의 집> 전시를 보고 나니 그런 여행을 하고 온 것처럼 유쾌하고 즐거웠다. 2010년부터 공예 분야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때부터 주위의 예술강사들과 모임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내가 꾸리고 싶은 오픈수업 모임은 3년차 이상의 전 분야 예술강사들이 모여 1박 2일로 밤샘 토크를 하는 것이다. 연수와 워크숍에 참여할 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많은데 주어진 시간이 짧은 것이 늘 아쉬웠다. 밤샘 토크를 통해 고민별로 그룹을 나누고, 각자의 연구실(작업실)을 방문하는 두번째 모임도 계획할 예정이다. 참여 대상을 3년차 이상 강사들로 한정한 이유는 고민의 단계와 주요 관심사가 연차별로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대화의 집중과 몰입이 달라질 수 있기에 대상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조혜정(‘예술 꽃 활짝’ 중심강사): 올해 활동하는 장애인 음악 분야 강사는 전국에 딱 16명뿐이다. 그리고 내가 사는 광주 지역은 나 혼자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네트워킹에 대한 갈망, 수업을 진행하면 서 느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모임을 갖고자 한다. 특히나 장애인 음악은 장애모아(양육자와 아동)가 대상이기 때문에 다양한 대상의 연령과 학부모 및 시설 담당자와의 관계를 맺어나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16명의 강사들이 대전에서 모이려고 한다. 한자리에 모이는 것만으로도 좋은 출발이 될 것이다.
김현경(‘도란도란 살롱, 다시 꽃 피우다’ 중심강사): ‘도란도란 살롱, 다시 꽃 피우다’라는 모임을 기획했다. 오래 전부터 내가 살던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을 통해 경험과 가치를 나누는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작년 ‘도란도란 살롱’ 모임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지만 소명감으로 일하시는 강사들의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를 통해 나 또한 위로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좋은 예술강사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고 싶었다. 노인 대상 예술강사들과의 교류와 모임을 정성 담긴 밥 한끼 나누며 편안한 시간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변미섭(‘톡 마이웨이’ 중심강사): 예술강사로 활동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강사들에게는 수업에 대한 노하우와 열정을 갖는 일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교육철학과 자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술강사라면 저마다 활동하는 이유와 목표 등이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다른 예술강사들은 왜 계속 이곳으로 돌아오는 지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예술강사로의 자기 세계를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즐거운 만남, 의미 있는 성과
4년차에 접어든 오픈수업은 문화예술교육의 지평을 넓히고 든든한 토대가 될 새로운 자양분이 되어 가고 있다. 이는 열린 마음으로 그간의 실패와 성공을 공유하고, 새로운 배움을 향해 도전하는 중심강사들의 열의가 담긴 올해 오픈수업의 기획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동안 교육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의 활동을 지지하며, 앞으로의 지속적인 모임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적극적이고 굳은 의지를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날 우리가 본 토드 셀비(Todd Selby)의 복작복작한 작품들처럼 때론 시시하고, 별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들이 우리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누군가 용기를 내고, 누군가는 그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기꺼운 마음으로 나눔을 시작한 작은 모임이 나아가 앞으로의 모임에 오는 누군가에게 또 하나의 위로와 용기로 전해지고, 그 마음이 또 교육현장 구석구석에 유쾌한 따스함으로 전해지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새싹을 틔우기 위해 씨앗, 땅, 햇빛 그리고 공기가 서로 돕고 북돋우는 것처럼 새로운 오픈수업의 출발을 아낌없이 응원하며, 더 좋은 수업을 위해 부단히 고민 중인 전국의 예술강사들이 이를 통해 즐거운 만남과 의미 있는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기를 희망한다.
새싹을 틔우기 위해 씨앗, 땅, 햇빛 그리고 공기가 서로 돕고 북돋우는 것처럼 새로운 오픈수업의 출발을 아낌없이 응원하며, 더 좋은 수업을 위해 부단히 고민 중인 전국의 예술강사들이 이를 통해 즐거운 만남과 의미 있는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기를 희망한다.
참여자 모집 일정 안내
구분 | 모임명 | 일시/장소 | 참여대상 | 한줄 소개 | 신청 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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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차아물래? 뜨아물래? | 8월 9일(수) 오후 5시 부산 카페 블루커피 | 전 분야 예술강사 | 나를 위한 올바른 오픈 마인드!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노하우 나눔의 비법은?! | 2017년 7월 26일(수) ~ 8월 6일(일) |
2 | 예술씨앗 비빔밥 | 8월 12일(토) 오후 5시 / 서울 카페 자연물들이기 공방 | 장애인분야 예술강사 |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참여자가 모두 어우러질 수 있는 수업 만들기 | |
3 | 내 동료의 연구실은 어디인가? | 8월 19일(토) 오후 4시 / 서울 용산 레지던스 | 전 분야 예술강사(3년차 이상) | 강사님들의 작업실(연습실)을 서로 방문하여 수업이 만들어지는 과정 나누기 | 2017년 7월 31일(월) ~ 8월 13일(일) |
4 | 톡 마이 웨이(Talk My way) | 8월 23일(수) 오후 4시 / 서울역 프리미엄라운지 | 아동분야 예술강사 | 무엇이 당신을 이곳으로 데리고 온 건가요? 사회 예술강사로서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 | |
5 | 예술 꽃 활짝 | 8월 26일(토) 오후 3시 / 대전 카페 오꼬숑 | 장애인음악 분야 예술강사
*메일을 통한 별도 안내 및 신청 예정 |
장애인모아음악 예술강사님들만의 특별한 이야기 나눔, 한번 모여봅시다! | 2017년 8월 14일(월) ~ 8월 18일(금) |
6 | 도란도란 살롱, 다시 꽃 피우다 | 9월 2일(토) 오후 2시 / 일산 중심강사 자택 | 노인 분야 예술강사 | 노인분야 강사님들을 위한 살롱으로의 초대! 풀코스와 함께 즐기는 도란도란 이야기 꽃 | 2017년 8월 14일(월) ~ 8월 27일(일) |
※ 각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통합운영시스템 및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groups/266046550418955/)
※ 참여 인원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조기 마감 시 별도 안내)
(https://www.facebook.com/groups/266046550418955/)
※ 참여 인원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조기 마감 시 별도 안내)
* 2017년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오픈수업&네트워킹: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2014년부터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전문적 이론이나 지식 뿐 아니라 현장에 대한 예술강사 간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더 좋은 수업’을 위한 생각 나눔 워크숍 오픈수업&네트워킹>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8월 9일(수)부터 9월 2일(토)까지 서울, 경기, 대전, 부산에서 총 6차례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 조성희 작가
- 서양미술사를 공부했고, 간텍스트와 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에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담당했다. <디자인교육 새야>, <웹진 땡땡>, <아르떼 포럼> 등을 편집했으며 현재는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ssit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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