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는 기계(mechanics)공학과 전기(electronics)공학의 합성어이자, 1975년경 일본에서 만들어져 1980년을 전후로 정착된 조어입니다. 이 메카트로닉스는 자동화 생산시스템, 마이크로 머시닝, 지능형 로봇, 반도체/디스플레이, 지능형 설비, 인공지능,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메카트로닉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특히 최근 로봇 기술이 집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영화, 전시, 음악, 페스티벌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악기 연주와 디자인에 활용된 메카트로닉스


먼저 ‘마블 머신(Marble Machine)’이라는 작품을 소개합니다. 구슬 기계라는 뜻의 ‘마블 머신’은 구슬을 이용한 작동 방식에서 나온 말로, 기계에 예술적 상상력을 불어 넣고 인간이 그것을 조정하는 스타일의 아이디어입니다. 동영상 속 인물이 기계를 돌리자 은색 구슬들이 관을 타고 쏟아지고, 기계와 부딪히면서 다양한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영상을 보면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 기계 악기의 전모가 드러나는데요. 기타, 피아노, 실로폰, 심벌즈, 캐스터너츠, 오르골, 드럼 등이 결합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스웨덴의 일렉트로니카 밴드 빈테르가탄(Wintergatan)의 멤버인 마틴 몰린(Martin Mollin)이 만든 것으로 2,000여 개의 구슬과 3,000여 개의 나무 조각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공학과 음악, 나무 조각과 쇠 구슬,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만나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냈습니다.

디즈니사에선 움직이는 동물을 만들 수 있는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Computational Design of Mechanical Characters)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3D 프린터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메카트로닉스를 실험해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디즈니 콘텐츠에 여전히 열광하는 만큼 직접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손쉽게 예술적인 애니메이션을 창작할 수도 있습니다.

전시해설사·플루티스트로 태어난 로봇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피나코테카 미술관은 최근 인공지능을 이용한 전시해설사를 도입했습니다. 헬스케어부터 시작해 전시해설, 금융서비스, 영화제작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IBM이 개발한 왓슨(Watson)을 활용한 겁니다.
피나코테카 미술관에서는 대화형 앱 ‘보이스 오브 아트(The Voice of Art)’를 개발하여, 일률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오디오 가이드와는 달리,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그에 맞는 대답을 하는 형식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술이 교육에 이용된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Waseda Flutist Robot History

위 사진 속 로봇의 이름은 ‘WF 4RIV’로 지난 2008년 와세다 대학이 개발한 플루트를 연주하는 로봇입니다.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한 손가락과 인공입술 및 혀, 들숨과 날숨을 제어하는 아크릴 폐 등이 달려 있어서 컴퓨터로 받은 음악정보를 그대로 소리 낼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조금 더 인간에 가까워진 존재로서의 로봇을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와세다 대학은 ‘왜 뮤지컬 로봇을 연구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네 가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음악은 다른 매체와 같이 인간의 감정을 전달한다. 두 번째, 로봇은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인식 및 처리에 대한 이해가 용이하다. 세 번째, 감각적인 로봇은 인간들의 환경에 잘 녹아들 수 있다. 네 번째, 인간과 유사한 로봇의 형상은 인간의 감성을 흉내 낼 수 있다. 이 네 가지가 플루티스트 로봇의 개발에 대한 답입니다. 이런 이유로 플루티스트 로봇은 마치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으로도 통용되기도 합니다.

사람·예술·로봇의 조화 ‘로봇 파티’
지난 2015년 12월 아트센터 나비(Art Center nabi)에서 약 한달간 ‘로봇 파티(ROBOT PARTY)’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전시가 열렸습니다. 특히 전시회에서 눈길을 끈 건 인간과 감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로봇이었는데, 예술, 기술, 산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바라본 로봇들과 인간이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로봇부터 사람을 피해 도망 다니며 골탕 먹이는 의자 로봇 등 아트센터 나비가 자체 개발한 약 20여 점의 로봇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 속에서 탄생한 로봇들이 사람에게 어떤 감정을 유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을 제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아트센터 나비(Art Center nabi)는 지난 2003년부터 15년 간 기술, 예술, 산업 등 다양한 영역과의 협업을 통한 융복합 예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해 오고 있어 그 의미가 더 뜻깊습니다. 특히, 아트센터 나비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이 전시에서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공학자의 영역이지만 존재에 대해 탐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예술가의 몫이라고 언급된 바 있습니다.

사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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